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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삼성전자 위해 전문가 인터뷰까지 조작했다[민언련의 언론 모니터] '반도체 근로자 역학조사' 보수언론 왜곡 실태
  • 민주언론시민연합 팩트체커
  • 승인 2019.05.29 09:53
  • 댓글 3

2007년 3월 삼성 기흥공장 반도체 라인에서 일하던 황유미 씨는 23세라는 젊은 나이에 급성 백혈병에 걸려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후 황유미 씨 말고도 반도체 공정에서 일하다 비슷하게 백혈병을 비롯한 각종 암에 걸린 피해자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이것이 ‘삼성 백혈병 사태’입니다. 이후 황유미 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의 산업재해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시민단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하 반올림)를 중심으로 반도체 제조공정과 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려는 노력들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이들의 노력은 작년 2018년 11월 23일 삼성 측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내는 등의 결실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2일(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하 산보연)은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 역학조사 결과 발표> 보도자료와 브리핑을 통해서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 6개사 전·현직 근로자 약 20만 명을 대상으로 암 발생 및 사망 위험 비율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보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 이번 조사는 2008년 역학조사와 달리 일반국민뿐 아니라 전체 근로자 대비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의 암 발생 및 사망 위험비율을 비교했습니다.

반올림의 긍정적 평가와 우려

반올림은 5월 22일 논평 <반도체 암 역학조사, 노동자 건강권을 위해 더 나아갑시다>를 통해 “10년에 걸친 역학조사에서 ‘반도체 작업 환경이 혈액암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에 만감이 교차”하며, “11년 넘도록 피해자들이 말해왔던 사실을 확인한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반올림은 “더 큰 위험에 노출되었을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포함되지 못한 점과, 작업환경과 화학물질에 대한 자료의 한계로 암의 원인을 좁혀가지 못한” 연구의 한계도 있다고 짚었습니다.

한편, 반올림은 논평에서 “성급한 결론을 우려”하며 연구 결과가 왜곡, 악용되지 않고 반도체 노동자 건강권을 보호하는데 올바르게 이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런 논평이 무색하게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언론보도는 은폐 또는 왜곡되었습니다.

경제지‧동아일보‧종편 ‘침묵’

5월 22일, 산보연 연구결과를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서 다룬 곳은 KBS, SBS, YTN입니다. 종편의 저녁종합뉴스는 관련보도가 없었습니다. 5월 23, 지면에 게재한 종합일간지는 경향신문, 국민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경제면), 한국일보, 한겨레입니다. 동아일보는 온라인 판으로 범위를 넓혀도 뉴시스 기사를 전제한 기사 1건이 있었습니다. 경제지들도 온라인 판에서는 기사를 냈지만 지면에는 싣지 않았습니다.

경제지와 동아일보, 삼성 측 보도자료 나왔을 때는 어땠나?

과거 2011년 반도체 피해자들이 몇몇 산재 인정을 받기 시작할 때 쯤, 동아일보를 비롯한 경제지들은 반도체 공정과 백혈병은 상관이 없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했습니다. 게다가 이 연구결과는 삼성 측이 미국 컨설팅업체 ‘인바이런’에 의뢰해 받아낸 것이었습니다.

당시 동아일보는 <“삼성전자 반도체라인 백혈병과 무관”>(2011/7/15, 정재윤 기자)를 비중 있게 지면에 보도했습니다.

△ 2011년, 삼성의 의뢰를 받은 미국 컨설팅업체 ‘인바이런’이 조사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던 동아일보(2011/7/15)

당시 서울경제 <“반도체 사업장 환경 백혈병 발병과 무관”>(2011/7/15, 김상용 기자)에서는 “폴 하퍼 인바이런사 소장은 "조사대상 생산라인을 정밀조사한 결과 백혈병이나 림프종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어떤 과학적 인과관계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한국경제 <삼성전자 퇴직 후 암 발병해도 치료비 지원">(2011/7/15, 김수언 기자)도 “삼성전자 의뢰를 받아 반도체사업장을 조사, 연구한 미국 안전보건컨설팅기업인 인바이런은 "과거 기흥사업장 3라인에서의 위험물질 노출 정도를 추정한 결과 근로자들이 (근무환경 때문에) 백혈병 림프종 등이 발병할 수 있다는 어떤 과학적 인과 관계도 나오지 않았다"고 발표했다.”고 전했었습니다.

경제지와 동아일보의 침묵은 그때와 비교하면 상당히 다른 반응이며, 민망한 지경입니다.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SBS YTN뿐

KBS는 유일하게 관련 보도를 3~4번째로 두 꼭지를 배치했고, 보도 내용도 가장 성실했습니다. KBS <“반도체 근로자 혈액암 사망 위험 최고 3.7”>(5/22, 정연우 기자)는 앵커멘트에서부터 연구의 의미를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앵커는 “반도체 공장의 유해성 논란에 마침표가 찍혔습니다. 보건당국이 반도체 공장 노동자 20만 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백혈병 등 혈액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점이 공식 확인됐습니다. 주로 20대 초반 젊은 여성들이 병을 얻었고, 혈액암 사망위험은 일반 근로자보다 최고 3.7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추적조사 착수 10년 만에 반도체 공장의 위험성이 공식 인정된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KBS 두 번째 보도 <“긴 세월 고통, 이제 한 발자국 내딛어”>(5/22, 변진석 기자)에서는 “그러나 반도체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는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피부흑색종, 뼈관절암 같은 희귀암 7개는 정확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라면서 조사의 한계점을 지적했습니다.

SBS는 22번째로 뉴스 후반부에 배치했고 한 꼭지였지만, <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 정부 차원 첫 연관성 인정>(5/22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은 비교적 충실했습니다. 앵커가 “과거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일하던 사람이 백혈병으로 숨지면서 그 연관성에 대한 논란이 몇 년째 이어져 왔었는데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그 연관성을 인정했습니다. 10년 동안 조사한 결과 반도체 작업이 백혈병과 혈액암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라고 짚었습니다.

YTN <반도체 노동자 혈액암 발생-사망 위험 높다>(5/22 김승재 기자)는 연구 결과는 전했지만, 결과의 의미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측면에서는 KBS와 SBS에 비해서는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YTN도 관련 보도를 저녁 종합뉴스에 내놓지 않은 MBC, JTBC, TV조선, 채널A, MBN에 비해 성의 있는 편입니다.

조선, 중앙 이외의 일간지 보도는 큰 문제 없어

조선, 중앙을 제외한 나머지 지면보도가 있는 신문사들의 기사와 방송사의 보도들은 대체로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번 역학조사가 2007년 삼성 반도체 사태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또, 추가로 반올림의 입장을 소개하거나 앞으로의 산업재해 정책 제언, 이번 역학조사에서 부족한 점 등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조선, 중앙은 달랐습니다. 조선일보 <정부 반도체 여성 근로자, 백혈병 1.6배 위험”>(5/23, 주희연 기자), 중앙일보 <경제브리핑/반도체 근로자 백혈병 위험 일반 근로자의 1.55배>(5/23)는 YTN과 같이 산보연의 연구결과를 전해줄 뿐, 이 연구의 배경과 의미를 짚어주지 않았습니다. 반올림이나 산재피해 노동자들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은 물론입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삼성’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보도태도는 매일경제 <반도체 여성 근로자 백혈병 사망위험 최대 2.3...작업환경 영향 추정>(5/23, 김설하 기자), 서울경제 <반도체 여성 근로자, 혈액암 사망 위험 최대 3.7배 높아>(5/22, 박준호 기자), 한국경제 <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위험 일반 노동자보다 1.55배 높아>(5/22, 한경닷컴 뉴스룸)등 경제지의 온라인 기사 에서도 나타납니다. 모두 ‘삼성 반도체의 백혈병 발병 사태’와의 연관성을 선명하게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중앙일보의 조사결과 신빙성 낮추기

한편, 중앙일보는 이번 역학조사결과를 소개하면서 “백혈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일반 국민의 1.71배, 전체 노동자의 2.3배였다.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림프종도 반도체 근로자는 일반 국민보다 1.71배, 전체 노동자의 1.92배 발병 비율이 높았다. 사망위험은 일반 국민의 2.52배, 전체 노동자의 3.68배였다. 공단은 “반도체 근로자가 일반 국민보다 상대적으로 암 검진을 받을 기회가 많아 위암 등이 발견된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썼습니다.

그러나, 산보연 보도자료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 역학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반도체 근로자가 일반 국민보다 상대적으로 암 검진을 받을 기회가 많아 위암 등이 발견된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고 한 부분은 혈액암에 관한 설명이 아니라 위암‧유방암‧신장암 등 다른 부위의 암 발병과 관련 설명입니다. 중앙일보는 전혀 관련이 없는 두 대목을 붙여 놓아 마치 이번 조사결과의 핵심인 혈액암과 반도체 공정과의 연관성이 더 검토가 필요하다는 인상을 준 것입니다.

조선일보의 연구결과 흠집내기 ① 본질 은폐하고 부정적 제목 뽑기

조선일보는 조사결과의 의미를 깎아내리기 위해 조금 더 공을 들였습니다.

우선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제목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조선일보는 큰 제목이 <정부 “반도체 여성 근로자, 백혈병 1.6배 위험”>였습니다. 소제목은 <반도체 전·현직 직원 20만명, 17년 추적조사 결과 발표> <전문가 “가족력 등 변수 빠져”>로 뽑았고요. 기사 내용 중 중간제목도 <◇17년 동안 반도체 종사자 19만명 중 혈액암 발병 141명>, <◇2011년 이후 입사자 발병은 5명>이었습니다.

한겨레와 비교해보겠습니다. 한겨레는 <정부 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사망위험 2.8공식 확인>(5/22 전종휘 기자)이 큰 제목이었고, 소제목은 <‘삼성반도체 사태’ 12년만에>, <안전보건공단 ‘역학조사’ 발표>, <전․현직 20만1057명 10년 추적>, <“백혈병 걸릴 확률은 1.6배 높아”>, <‘반올림 주장’ 마침내 사실로 드러나>, <반도체 노동자 산재승인 쉬워질듯>입니다.

△ 조선일보(위)와 한겨레(아래)의 5월 22일 산보연 연구결과 관련 보도 제목 비교

한겨레의 제목만 보면 <공식 확인>, <‘삼성반도체’ 사태 12년 만에>, <‘반올림’ 주장 마침내 사실로 드러나 반도체 노동자 산재승인 쉬워질듯> 라는 표현을 사용해 이번 연구 결과의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반면 조선일보는 <전문가 “가족력 등 변수 빠져”>, <◇17년 동안 반도체 종사자 19만명 중 혈액암 발병 141명>, <◇2011년 이후 입사자 발병은 5명> 등의 표현을 사용해서 ▵가족력 등 변수 빠졌다는 전문가 의견을 부각해 연구에 흠집을 잡고자 했으며 ▵삼성을 드러내지 않았고 ▵혈액암 발병 비율이 아닌 인원수로 표현해 문제의 심각성을 희석시키고 있습니다.

△ 조선일보(위)와 한겨레(아래)의 5월 22일 산보연 연구결과 관련 보도 제목 비교

조선일보의 연구결과 흠집내기 ② 명백한 수치 오류

조선일보 보도는 타사와는 다른 오류가 엿보입니다.

우선 조선일보는 “17년 동안 반도체 종사자 19만명 중 혈액암 발병 141명”이라는 소제목 아래 “산업안전연구원은 반도체 근로자 19만 7641명을 대상으로 1998~2015년 사이 17년간 병력을 조사했다. 백혈병이 발병한 근로자는 총 67명, 악성림프종은 총 74명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반도체 근로자 19만 7641명 중 혈액암 발병 141명, 백혈병이 발병한 근로자는 총 67명, 악성림프종은 총 74명이었다”라는 표현은 오류입니다. 이 연구의 분석대상집단(코호트) 19만 7641명 중에 비반도체 근로자가 3만 701명이고, 반도체 근로자는 16만 6940명이었습니다.

바로잡자면, 반도체와 비반도체 근로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면 “19만 7641명 중에 백혈병 발병자는 76명, 악성림프종(비호지킨림프종) 발병자는 94명이고, 혈액암 발병자 총수는 170명”입니다. 조선일보처럼 반도체 근로자로 제한하려면 “반도체 근로자 코호트 16만 6940명중 백혈병 발병자는 67명, 악성림프종 발병자는 75명으로 총 142명”이 정확합니다. 조선일보는 발병자 수가 적어보이게 하기 위해서 “몇 명 중, 몇 명이 발병했다”는 내용에서 앞 부분은 줄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서 “반도체 근로자 16만 6940명중 백혈병 발병자는 67명, 악성림프종 발병자는 75명, 혈액암 총 142명”이라고 써야할 내용을 반도체+비반도체로 부풀려 “19만명 중”으로 부풀리고, 그 와중에 혈액암 발병자는 1명 계산을 덜해 141명으로 쓴 것이죠.

더구나 이런 내용은 산보연이 내놓은 요약문에 전혀 없는 수치였습니다. 산보연은 요약문을 통해서 “반도체 여성 노동자들의 혈액암 위험이 너무 높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조선일보는 이런 요약문은 외면한 채, 굳이 원문 <보고서/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 건강실태 역학조사>(5/22)를 뒤져 엉뚱한 수치를 찾아내서 위험이 낮아 보이게 기사를 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선일보의 연구결과 흠집 내기 ③ 통계적 유의성을 무시하는 태도

조선일보는 이번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이번 조사는 반도체 공장 작업환경과 백혈병의 의학적 인과관계를 밝힌 것은 아니라고 연구원 측은 밝혔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낸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역학조사부 보도자료>(5/22)를 보면 조선일보 보도는 사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보도자료에는 “역학조사 결과, 반도체 여성 근로자는 다음과 같이 일반국민 및 전체 근로자에 비해 혈액암(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의 발생 및 사망 위험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산보연이 백혈병과 비호지킨림프종의 발생 통계를 제시하면서 통계적 유의성이 없다고 밝힌 것은 “백혈병의 경우 발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1.19배”뿐입니다. 실제 반도체 여성 백혈병 발병 위험 1.19배의 경우 95퍼센트 신뢰구간이 0.82-1.68로 1보다 적은 부분을 포함하고 있어 ‘통계적 유의성이 없다’고 기술하는 것이 틀린 표현이 아닙니다.

그러나 산보연은 이 밖의 “백혈병의 경우 발생 위험은 전체 근로자 대비 1.55배, 사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1.71배, 전체 근로자 대비 2.3배”이며, “비호지킨림프종의 경우 발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1.71배, 전체 근로자 대비 1.92배인 것으로 나타났고, 사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2.52배, 전체 근로자 대비 3.68배”라는 수치들은 모두 통계적 유의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일보의 연구결과 흠집 내기 ④ 사라진 명준표 교수의 인터뷰

가장 충격적인 것은 조선일보의 지면보도와 인터넷 판 보도가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조선일보의 지면보도를 보면 “가족력 등 다양한 암 발생 요인이 조사에서 배제된 상황에서 반도체 근로자가 일반 근로자보다 혈액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조사결과의 신빙성에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취재원으로 명준표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 교수를 인용하여 “가족력 등 1대1면담을 통해 알 수 있는 직접 정보들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 정도로만 참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런 인터뷰를 토대로 중간 제목까지도 <전문가 “가족력 등 변수 빠져”>로 붙였습니다.

조선일보는 왜 지면보도에 있던 서울성모병원 명준표 교수의 인터뷰를 삭제했을까요? 알고 보니 명준표 교수의 인터뷰는 명백히 왜곡된 것이었습니다. 명준표 교수는 조선일보 기자의 문의에 대해 “가족력 관련한 내용은 일반인구집단도 문제 아니겠느냐, 보고서 안본상태에서는 확실한 답변 드리기 어렵다. 과거 연구결과보다 더 조사를 많이 해서 이번에는 유의성뿐만 아니라 효과의 크기도 크게 나온 것일 뿐 아니라 발표기관에 대한 신뢰도 높으니 수용하는 게 맞다”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이처럼 명준표 교수의 발언 취지와 상관없는 엉뚱한 기사를 게재한 것입니다.

이에 명준표 교수가 조선일보 측에 항의하자 조선일보는 온라인판 기사 <정부 반도체 여성 근로자, 백혈병 1.6배 위험”>(5/23, 주희연 기자)에서 명준표 교수의 인용문을 빼버렸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가족력을 들어 조사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대목은 남아 있고, 중간제목에서 전문가를 인용했다는 부분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무엇보다 명준표 교수의 인터뷰에 대한 어떤 해명도 공식 사과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명준표 교수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왼쪽 위는 조선일보 5월 23일자 <반도체 여성 근로자, 백혈병 1.6배 위험> 온라인 기사제목. 왼쪽 아래는 전문가 멘트가 빠진 온라인 기사, 오른쪽은 서울성모병원 명준표 교수의 멘트가 들어가 있는 조선일보 지면 기사.

명 교수 인터뷰는 리얼미터 여론조사 조작의혹의 경우와 거의 똑같아

조선일보는 최근 심각한 인터뷰 장난을 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오늘 <리얼미터 대표가 조선·중앙일보와 소송 나선 이유>(5/21, 금준경 기자)에 따르면, 조선일보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인용한 세 전문가 중 두 명이 기사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 중,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아예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한 명인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 교수는 조선일보의 왜곡에 항의하는 뜻에서 경향신문에 <미디어 세상/기자와 전화하는 법>(5/20,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 교수)이라는 칼럼까지 썼습니다. 언제까지 전문가들이 기자, 특히 조선일보 기자를 피해 다니거나 ‘왜곡을 피하기 위한 인터뷰 메뉴얼’을 숙지하고 다녀야 하는 걸까요?

안전하게 노동할 권리가 하찮은가

반도체에 근무했던 젊은 노동자들이 병들고 죽어갔습니다. 그럼에도 근로복지공단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산재로 인정하지 않았고, 삼성 등 기업은 작업환경과의 연관성을 완강히 부인해왔습니다. 피해자들은 과도한 입증부담 완화, 신속한 산재인정, 원인 규명과 예방대책을 요구하며 오랜 세월 힘겹게 투쟁했습니다. 삼성반도체의 백혈병 최초 희생자 황유미 씨 사망 이후, 산재 인정까지 7년 2개월이 걸렸습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정부 기관이 최초로 반도체노동자 10년간 추적 역학조사 결과 혈액암 발생 및 사망 위험 높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입니다.

△ 한겨레 보도(5/23)에 삽입된 그래프

한겨레 보도처럼 특히 “여성 오퍼레이터가 백혈병으로 숨질 위험성은 다른 노동자의 2.81배”나 됩니다. “혈액암의 한 종류인 비호지킨림프종의 경우엔 반도체 공장에서 오퍼레이터로 일하는 여성 노동자의 발생 위험비가 2.19배에 이르렀고, 반도체 회사 전체 여성 노동자가 이 병으로 사망할 위험성은 3.68배”나 됩니다. 이런 수치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며 무서운 현실을 반영합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가 국가기관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부각하고, 이제 어떻게 노동자의 생명을 지켜나가야할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입니다. 그럼에도 연구결과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왜곡하고, 아예 보도하지 않는 언론의 태도는 옹졸하기 짝이 없습니다. 특히 조선일보의 왜곡보도는 즉각 정정하고 사과해야 마땅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5월 22일~5월 24일 경향신문, 국민일보, 서울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서울경제, 한국경제(별지 경제섹션, 온라인 보도까지 포함),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 /<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ccdm1984@hanmail.net  최근글보기
민언련은 1984년 해직언론인들이 주축이 되어 창립한 단체다. 1992년 선거보도감시연대회의를 결성해 지금까지 꾸준하게 선거보도 모니터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언론감시기구로 언론의 왜곡, 불공정, 편파 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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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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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금? 2019-06-28 03:34:40

    아니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는 데이터 조작으로 기관 정지 먹었다는데 다른데 조작했다고 욕하면 뭐가 될까????   삭제

    • 소나무 2019-06-04 14:29:31

      조작일보....   삭제

      • 좋아요 2019-05-31 05:10:12

        보수언론중 중앙일보 사주가 삼성오너 삼촌이고 가족인데 뼈 때리진 않겠지. 교묘하게 진실을 흐리거나 보도는 하는데 진실은 슬쩍 감추고 축소시키는 패턴...
        반도체 종사자들 왜 우주복같은걸 입고 들어가는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반도체를 만드는데 화학약품이 얼마나 쓰이고, 얼만큼의 독성물질들을 쓰는지부터 알아야하지 않을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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