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 명예를 날린 '숙취운전'...전날 얼마나 마시면 문제되나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9.05.3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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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소속의 박한이 선수가 음주운전 적발에 대한 도의적 책임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최근 종종 일어나는 유명인들의 음주운전 사고인가 했는데 박 선수의 음주운전 상황이 알려지며 기사 댓글 등에 ‘안타깝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JTBC 방송화면 갈무리

박 선수는 2001년 삼성라이온즈에 입단한 이후 19년간 한 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통산 2127경기에서 2174안타로 0.294의 타율과 146홈런, 906타점, 1211득점을 기록하며, 삼성라이온즈의 7차례 통합 우승에 함께했다. 은퇴선수의 명예로운 상징 가운데 하나인 ‘영구결번’ 대상 후보일 정도로 삼성라이온즈 팬들의 인정을 받아온 선수이기도 하다.

박 선수는 지난 27일 아침 자녀의 등교를 위해 차량을 운전했고, 등교시킨 후 귀가하다 접촉사고가 났다. 경찰이 규정에 따라 음주측정을 실시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65%로 면허정지 수준으로 측정됐다. 하루 전인 26일 낮 경기를 마친 후 지인들과 늦은 저녁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했는데, 아침에 술이 완전히 깨지 않은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것이 원인이었다.

도로교통법 44조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금지’ 조항에 따르면,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5퍼센트 이상인 경우’이다. 전날에 마셨고 수면을 취했지만 술이 덜 깨 혈중알코올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이다. 흔히 일컫는 ‘숙취운전’에 해당하는 사례다.

숙취운전자 정상보다 차선이탈 4배, 신호위반 2배 

술을 마신 다음 날까지도 깨지 아니하는 취기를 뜻하는 숙취(宿醉)는 자신의 대사 능력 이상으로 술을 마셨을 때 나타난다. 원인은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라는 독성물질로 술에 들어 있는 성분이 아니고 체내에서 알코올 분해 과정에 생겨난다. 알코올보다 독성이 최대 30배까지 더 강하다.

스웨덴 생화학자 위드마크(Widmark)가 만든 ‘위드마크 공식’에 따르면 몸무게 70kg인 남성이 소주 1병을 분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대 9.93 시간에서 최소 2.65 시간이다. 또한 영국손해보험회사 RSA와 영국 브루넬대학교 연구진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숙취 운전자는 맑은 정신의 운전자보다 평균 시속 16km 더 빨리 달리고 차선 이탈이 4배, 교통신호 위반이 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숙취운전에 대한 경각심은 낮은 편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출근 시간대인 오전 6~10시 사이에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는 5만9407명으로, 이 가운데 ‘숙취운전’이 약 4%를 차지했다. 하루 평균 41명 정도가 ‘숙취운전’으로 단속되고 있다. 박한이 선수 이전에도 종종 유명인이 숙취운전으로 단속된 사례가 있었다. 배우 안재욱은 지난 2월 술 마신 지 6시간 이상이 지났지만 혈중 알코올 농도 0.096%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고, 가수 호란도 2016년 9월 숙취운전으로 접촉사고를 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KBS 아나운서였던 노현정도 2003년 12월 출근길 음주단속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59%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다음 달 25일부터 음주운전 단속기준이 혈중알코올 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되고, 면허취소 혈중알코올 농도 역시 0.1%에서 0.08%로 더 엄격해진다. 전날 과음을 했거나, 음주 후 푹 쉬지 못했다면 아예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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