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가계통신비 비중 높아 경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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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가계통신비 비중 높아 경감해야"
  • 이고은 팩트체커
  • 승인 2017.07.0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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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통계 기준 바뀌어 해석 제각각
"우리나라 가계통신비 비중이 대단히 높은 게 사실이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7월 4일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중인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국회방송 캡처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우리나라 가계통신비 비중이 대단히 높은 게 사실”이라며 “통신비 경감 목표를 기필코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통신비 기본료 폐지 등을 포함한 가계통신비 8대 공약을 내걸 정도로 통신비 경감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뉴스톱>이 국제 기준을 토대로 한국 가계통신비 비중에 대해 팩트체크했다.

한국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주로 쓰이는 자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통계 수치다. OECD는 2년마다 가입국 가계통신비 자료를 발표한다. 그런데 가장 최근 발표된 2013년 자료와 2015년 자료의 기준이 서로 다를 뿐만 아니라, 통계치에 대한 해석도 아전인수격으로 반대로 이뤄지고 있어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2013년에 발표된 OECD Communications Outlook 2013’ 자료는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각국의 가계통신비 비중 자료를 발표했다. 가처분소득이란 개인이 획득한 소득 가운데 실제 자유롭게 소비 또는 저축함으로써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통신비 인하 공약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월 평균 이동통신비는 115.5달러로 조사 26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유선전화와 인터넷, 이동통신비 등을 모두 더한 월 평균 가계통신비는 148.39달러로 3위였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통신비 비중은 4.3%로 OECD 34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가계통신비가 한국 가계에 주는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때문에 통신비 인하를 주장하는 측이 이 자료를 근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한국의 높은 이동통신 단말기 보급률이나 이용 수준까지 고려하면 이 자료의 순위에 대한 해석은 달라질 수도 있다. 또 소득 기준으로 본다면 소득이 낮은 국가에서는 같은 비용인데도 높은 비중으로 계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부담 정도는 설명할 수 있더라도 통신비용의 경제적 타당성까지 설명하기에는 충분치 않은 근거라 할 수 있다.

한편 2015년 OECD 자료는 ‘구매력평가지수(PPP)’로 기준을 바꿔 각국 이동통신 요금 수준을 발표했다. PPP란 한 나라의 통화 구매력과 다른 나라의 통화 구매력이 같은 수준을 유지하도록 국내물가와 외국물가의 변동을 환율에 반영시킨 것이다. ‘OECD Digital Economy 2015’는 2014년 통계를 이용해 각 요금제를 5개 구간으로 나눠 구매력평가지수를 적용해 비교했다. 5개 구간은 ▲전화 30통+데이터 100MB ▲100통+500MB ▲300통+1G ▲900통+2G ▲100통+2G다.

이 자료에 따르면 (테이블 2.89~2.93 참조) 한국의 이동통신요금은 5개 구간에서 OECD 34개국 가운데 저렴한 순으로 8~19위에 위치했다. 2013년의 자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이 자료는 주로 통신비 인하를 반대하는 이동통신 업계가 인용한다. 

이 방식은 같은 구매력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통신비가 국제 평균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국가별, 통신사별로 요금제 형식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단말기 가격을 뺀 채 이동서비스 요금만 비교해서 한국의 통신비 부담이 높지 않다는 근거로는 완전하지 않다. 국가별 물가 수준을 고려해 서비스 요금을 비교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통신 서비스의 이용량이나 속도까지 고려했을 때 실제 가치와 이용자의 체감도를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

결론적으로, 아직 국가간 통신비 수준을 정확히 비교할 수 있는 합의된 기준이 없다. 이동통신 서비스가 국민 생활의 필수재이자 공공서비스 성격이 강하지만 사업자들은 기업이며 이윤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위의 두 자료는 통신비 인하에 대한 찬반 근거로 각기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각국의 통신 인프라 구축 상황이나 공공 통신 서비스의 수준 등까지 고려해서 비교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통신비 인하 주장이 나올 때마다 이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통신비 인하 정책의 근거를 찾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의 통신비 원가 공개, 정밀하게 설계된 국제 통신비 관련 통계 자료 구축 등이 필요해 보인다.

뉴스톱의 판단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대한민국 가계통신비 비중 높다”는 말은 2013년 OECD 통계에 따르면 진실에 가깝다. 그러나 동일한 물가로 환산하면 한국의 통신비가 오히려 OECD 평균이거나 그 이하다. 관련 통계가 국내 이동통신사의 통신비 인하 정책의 당위성을 뒷받침해주는 충분한 근거로 이용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어 ‘절반의 진실’ 판정을 내렸다. 

이고은   freetree@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5년부터 경향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6년 '독박육아'를 이유로 퇴사했다. 정치부, 사회부 기자를 거쳤고 온라인 저널리즘 연구팀에서 일하며 저널리즘 혁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두 아이 엄마로서 아이키우기 힘든 대한민국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알리는 일에도 열의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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