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렬이냐 아니냐... 검찰과 정치권이 주목한다

<뉴스의 행간> 차기 검찰총장 임명

  • 기사입력 2019.06.17 07:27
  • 최종수정 2019.12.09 16:36
  • 기자명 김준일 기자

*이 기사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김준일의 행간'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행간'은 매일 중요한 이슈 하나를 선정한 뒤 그 이슈가 나온 배경과 주목해야할 점을 설명하는 코너입니다

해외순방을 마치고 16일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17일 신임 검찰총장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7일 오전 10시 검찰총장 후임을 임명 제청하는 보고를 할 예정입니다. 검찰총장추천위원회는 지난 13일 봉욱 대검찰청 차장검사,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금로 수원고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등 4명을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한 바 있습니다. 문무일 검찰총장 임기는 7월 24일까지입니다.

차기 검찰총장은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반발하는 검찰 내부를 다독이는 동시에 검찰 개혁을 이행해야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소위 적폐청산 수사의 지속여부도 관심입니다. <차기 검찰총장 임명>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YTN 화면 캡처

 

1. 윤석열이냐 아니냐

4명 후보 중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입니다. 일부 언론은 윤석열 지검장의 검찰총장을 기정사실로 하고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서울신문은 “윤석열이냐 아니냐”란 제목을 뽑았습니다. 그만큼 윤석열이란 인물이 상징성이 있습니다.

윤석열 검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 수사를 진행하다 소위 ‘물’을 먹고 한직으로 좌천됐다가 이번 정부 들어 전격적으로 서울중앙지검장 발탁된 바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년간 국정농단과 사법농단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윤 지검장이 임명된다면 청와대의 적폐청산에 대한 수사 의지는 정권 3년차에도 계속된다는 신호로 봐도 무방합니다. 윤 지검장이 총장이 될 경우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하는 첫 사례가 됩니다. 

 

2. 기수 문화 바뀔까

윤 지검장은 59세로 네 명 중 나이는 제일 많지만 사법연수원 기수는 23기로 가장 낮습니다. 현 문무일 검찰총장은 연수원 18기이고 경쟁자들은 19~20기입니다. 윤 지검장이 총장에 임명되면 한꺼번에 네 기수를 뛰어넘는 것입니다.

검찰엔 검찰총장 기수 위는 옷을 벗고 나가는 관행이 있습니다.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상명하복하고 검찰조직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는 구 검찰청법의 ‘검사동일체의 원칙’에서 비롯된 검찰 특유의 기수문화입니다. 선배 기수가 아래 직급에 있으며 지시를 하기 힘드니 알아서 옷을 벗는 문화입니다. 만약 윤석열 검찰총장이 된다면 23기 위 기수는 모두 옷을 벗어야 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검찰 고위직에 부정적 기류가 있는 이유입니다.

현재 검찰 내부는 검경수사권 조정과 검찰개혁으로 인해 불만이 터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안정적으로 검찰조직관리를 위해선 파격 인사보다는 안정적인 인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차제에 구시대적인 검찰 기수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무난하게 기수대로 가는 것이 검찰의 보수화와 눈치보기를 가속화했기 때문입니다. 2년전 윤석열의 서울지검장 임명 자체가 기수문화 파괴였습니다. 윤 지검장은 당시 돈봉투 파문으로 좌천된 이영렬 전 지검장보다 다섯 기수 아래였습니다.

 

3. 국회 개원 지렛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보고를 받으면 내일 국무회의에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에 관한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검찰총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국회에 바로 임명동의안을 보내게 됩니다. 국회는 임명동의안을 제출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쳐야 하며 부득이한 사유로 청문회를 그 안에 끝내지 못하면 기한을 열흘 연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검찰총장 임명엔 국회 동의가 필요없기 때문에 국회 파행으로 인사 청문회가 열리지 못하면 대통령은 국회 동의 없이 검찰 총장을 임명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 국회가 파행상태로 인사청문회가 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어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3당 원내대표가 모여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임시국회를 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오늘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미래당은 의원총회에서 국회 소집 안건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적폐청산 수사를 주도해 온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반대 기류가 강합니다. 자유한국당과 관계된 국정농단과 사법농단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외투쟁을 계속할 경우 청문회에서 반대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인사청문회를 위해서 자유한국당이 복귀할 수도 있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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