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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임금 깍아야 경제가 산다? 법·경제·정치 모르는 황교안[뉴스의 행간] 황교안 대표 외국인 임금 차별지급 발언 논란
*이 기사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김준일의 행간'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행간'은 매일 중요한 이슈 하나를 정한 뒤 그 배경과 주목할 사안을 설명하는 코너입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외국인 임금수준을 내국인과 차별화하는 법을 만들겠다고 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황 대표는 어제 부산지역 중소중견기업 대표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우리나라에 기여한 것이 없는 외국인들에게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한국당이 법 개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외국인 근로자 임금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일제히 황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잘못된 인식에 기초한 차별적 발언일 뿐만 아니라 사실관계조차 틀렸다는 겁니다. <황교안 외국인 임금차별 발언 논란> 이 뉴스의 행간을 짚어보겠습니다.

연합뉴스 TV 화면 캡처

1. 법을 잘 모른다

법을 잘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네티즌 용어로 '법알못'이 있습니다. 황 대표가 법알못입니다. 외국인 근로자 임금차별은 법 위반입니다. 1993년부터 2004년까지 시행된 산업연수생 제도는 제조업 등에서 외국인을 3년간 고용할 수 있게 했는데 근로기준법을 일부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폭행ㆍ폭언과 임금체불을 줄을 이었는데요. 2005년 대법원은 산업연수생, 즉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국내법에 따라 최저임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헌법재판소도 2007년 근로기준법을 제한한 산업연수생 제도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산업연수생 제도를 대체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산재보험법 등을 모두 적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6조는 성,국적, 신앙 등을 이유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국제노동기구 ILO 협약 위반도 문제가 되는데요. 한국이 비준한 ILO 협약 111호(고용 및 직업에 있어서 차별대우에 관한 협약)는 외국인 노동자를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국제협약 위반이라는 의미고 향후 다른 국가와의 통상마찰이 불거졌을 때 공격의 빌미를 줄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2. 경제를 잘 모른다

'경알못' 황교안 대표입니다. 외국인 노동자 임금을 차별하면 그 피해는 비슷한 처지의 내국인들이 노동자들이 보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는 노동숙련도나 언어 문제 때문에 고용주는 같은 비용이면 내국인을 고용하고 싶어합니다. 만약 외국인 노동자 임금이 더 낮으면 고용주 입장에서는 돈이 덜 나가는 외국인을 고용할 것이고 오히려 내국인을 일자리에서 내쫓는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캐나다에서는 2012년 외국인 노동자에게 15% 낮은 임금을 주는 법안을 도입했는데 기업들이 외국인만 채용을 해 내국인 노동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1년만에 폐지한 바 있습니다.

황 대표는 기업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발언을 했습니다. 내국인에 일자리를 더 제공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저임금 노동자를 공급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겁니다. 지난해 7월 중소기업중앙회의 '외국인 요청을 받은 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이완영, 송석준 의원은 황 대표 발언처럼 외국인 노동자 임금을 차등화해 지급하는 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입니다.

3. 정치를 잘 모른다

황교안 대표가 트럼프 흉내내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반이민자 정서를 등에 업고 집권한 트럼프 사례를 참고해 황 대표가 반 외국인 노동자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또한 한국의 현실을 파악못한 소위 ‘정알못’의 행태입니다.

미국은 전체 인구구성에서 백인이 60%대로 감소했고 히스패닉과 아시아계가 급증하고 좋은 일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위 백인 남성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미국인들이 위기감이 커졌습니다. 반면 한국은 아직 외국인 노동자들의 비중이 높지 않습니다. 2018년 법무부 기준으로 한국의 외국인 근로자수는 101만명,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약 200만명입니다. 외국인노동자들이 차지하는 일자리 대부분은 내국인이 가기 싫어하거나 할 수 없는 자리입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내 일자릴 뺏고 있다는 인식이 그리 보편적이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대처법도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자 유입을 막아 투표권이 있는 내국인을 보호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공화당 주 지지층이었던 백인 중산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황교안 대표는 외국인 노동자 임금을 낮춰 내국인 저소득층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은 통념과는 다르게 자유한국당의 주 지지층입니다.

황 대표 발언 후 기업 입장에 선 소수 경제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언론이 비판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아직은 대중정당이 외국인 혐오로 이익을 얻기 힘든 상황입니다. 황교안 대표의 이번 발언은 정치적 실익이 크지 않습니다.

김준일 팩트체커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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