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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꼭 필요한가? 정말 유해한가?[박재용의 과학 이야기] GMO를 바라보는 여러 시각

유전자 변형 생물(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이하 GMO라 함)은 기존의 생물체 속에 다른 생물의 유전자를 끼워 넣음으로써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성질을 가지게 한 생물체입니다. 모든 생물체는 세포 핵 내에 DNA를 가지고 있으며 이 DNA의 유전자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의 모습을 만들지요. 물론 인간은 이전에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식물이나 동물을 변형했습니다. 밀이며 벼며 닭이며 돼지며 모두 이런 육종의 과정을 거쳐 인간에게 최적화된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자연스런 변이의 축적을 통해 기대하는 성질을 가진 생물을 만든 것이 육종이라면 GMO는 그런 과정을 생략하고 직접 인간이 필요한 유전정보를 생물체에 직접 주입하는 것이 다릅니다. GMO의 개발 과정은 총 세 단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먼저 필요로 하는 유전 정보를 가진 생물체에서 해당 DNA를 꺼냅니다. 두 번째로 이 DNA를 박테리아에 집어넣습니다. 세 번째로 박테리아가 이 유전정보가 담긴 DNA조각-플라스미드라고 합니다.-을 우리가 변형시키려는 생물체의 세포 안으로 집어넣습니다. 이런 방법을 아그로박테리움법이라고 합니다. 유전자 조작에는 이외에도 미세주입법이나 입자총법 등이 있습니다만 주로 이용하는 것은 아그로박테리움법입니다. GMO는 대부분 식물, 즉 콩이나 옥수수 면화와 같은 작물에서 주로 사용되며 동물의 경우는 연구는 계속되고 있지만 상용화된 것은 아쿠아어드벤티지AquAdvantage 연어 정도뿐입니다.

흔히 GMO를 연상하면 GMO콩이나 옥수수가 떠오르지만 이런 작물 이외에도 의약품 개발에도 응용될 여지가 많고 산업용 미생물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슐린의 경우 이런 유전자조작 미생물을 통해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 방법 이전에는 돼지나 소, 생선 등의 췌장에서 추출한 인슐린을 사용했지요. 한 사람이 일 년 동안 맞을 인슐린을 공급하기 위해 돼지 70마리가 필요했습니다. 그 때에 비해 새로운 공법에서는 가격이 엄청나게 낮아졌습니다. 또 기존 동물에서 추출하던 인슐린은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이 있었는데 그마저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당뇨병 환자들에겐 대단히 고마운 존재지요. 현재 GMO 의약품은 다발성 경화증, 류머티즘, 골다공증, 백혈병 등에 사용되며 B형 간염, 자궁경부암, 파상풍, 디프테리아 등에 대한 백신제조에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산업용 미생물의 경우 생각보다 쓰임새가 다양합니다. 미국의 지노메티카와 듀퐁은 플라스틱과 섬유의 원료인 부탄디올을 GMO대장균을 활용해 식물의 당에서 합성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바이오엠버사는 숙신산을 역시 GMO대장균에서 만들어지는 촉매를 이용해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원래 석유에서 만들던 물질인데 석유 대신 다른 물질을 사용해서 생산하는 것이지요. 또한 세제에 사용되는 효소들인 프로테아제, 아밀레이스, 셀룰레이스, 라이파아제 등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GMO미생물이 사용됩니다. 그 외 식품첨가물로 사용되는 키모신, 리파아제, 아스파라기나아제 등이 있고, 미생물효소도 다수 존재합니다.

그래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은 작물입니다. 대표적 작물 중 하나는 콩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콩은 자급률이 꽤나 낮은 편에 속합니다. 2015년 기준으로 전체 자급률은 9.4%이고 식용 자급률은 32.1%입니다. 콩의 경우 식용 외에도 사료 등으로 사용되는데 국산 콩의 경우 주로 식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이지요. 수입되는 콩 중 80% 정도가 GMO작물입니다. 물론 두부나 콩나물 등 사람이 직접 섭취하는 제품에서는 GMO 콩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콩기름이나 간장, 사료의 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콩기름이나 간장은 식용이 아니냐고요? 물론 식용이지만 이 두 제품에는 원료로 사용된 콩의 DNA나 외래 단백질이 남아있지 않거나 검출이 불가능한 경우기 때문이지요('유전자변형콩 어디에 얼마나 이용되고 있을까', 『BioSafety』 vol. 13 no. 1 2012)

또 다른 대표작물은 옥수수입니다. 옥수수는 자급률이 5%도 되지 않는 작물입니다. 옥수수는 전 세계 재배 면적의 35%가 GMO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입현황을 보더라도 2010년을 기점으로 식용 작물로 콩보다 더 많은 물량이 수입되고 있습니다. 사료용으로 수입되는 작물로는 압도적으로 옥수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GMO종자로 전 세계의 공적이 된 몬산토사에서 판매하는 종자 중 절반 이상이 옥수수입니다. 세 번째는 면화지요. 전 세계 재배 면적의 70% 이상이 GMO를 경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는 95%가 넘습니다.

먼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현재 GMO식품을 직간접적으로 섭취한 결과로 사람에게 이상이 발견되었다고 공인된 적은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된 결과는 현재까지는 없다고 판단됩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하긴 어려우니 사람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사람은 지금껏 20년이 넘게 GMO작물을 이용한 음식을 직접적으로-대부분 식물입니다. 콩이나 옥수수 등이지요.- 혹은 간접적으로, 즉 GMO사료를 먹은 가축의 고기를 먹는 방식으로 GMO를 섭취하고 있습니다만 GMO에 의한 부작용이 공식적으로 채택된 경우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GMO 초창기 1989년 일본의 쇼와전공에서 GMO 박테리아를 이용해서 생산한 트립토판을 섭취한 미국의 소비자들 중 일부가 호산구근육통 증후군에 걸려 37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유전자재조합과정에서 발생한 독소인지 아니면 다른 영향인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채 묻혀버렸습니다.

GMO와 관련하여 여러 기관과 연구소가 다양한 GMO작물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실험을 해왔으며 그 결과 일부 실험 동물-대부분 쥐입니다만-에서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실험 자체가 재현되지 못하는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실험의 경우 동일한 방법으로 다른 연구팀이 재실험을 해보는데 그 재실험 결과들이 동일한 부작용을 보고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또한 좀 더 조사해봐야 할 필요가 있는 실험 결과들은 있지만 대부분 일상적인 사용량이라고 보기엔 과다한 양을 투여한 경우라서 그 실험이 일반적으로 GMO식품을 섭취하는 사람에게 영향을 줄 것이란 점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물실험의 경우도 확정적으로 GMO의 영향으로 나타난 유의미한 부작용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1998년 영국 로웨트 연구소의 푸스타이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렉틴을 만들도록 유전자 변형된 감자를 먹인 실험쥐에서 면역계 손상과 장기 크기의 변화가 관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렉틴 자체가 영양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고 면역세포에 대해 독성을 갖는 물질이기 때문에, 유전자 조작의 문제라기보다는 렉틴 자체의 문제라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랙틴 성분이 든 콩의 경우 익히지 않고 날로 먹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그런 감자를 쥐에게 먹인다면 당연히 탈이 날 수밖에요.

또한 현재 각국 정부가 GMO제품의 재배 및 유통 등에 대해 실시하는 기준 또한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꽤나 엄격한 기준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기구, 세계보건기구, 유엔식량농업기구 중심의 정기적 국제회의를 통해 GMO에 대한 안전성 평가기준과 평가방법이 제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1999년부터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안전성 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식품위생법으로 GMO의 안전성 평가를 의무화하여, 안전성 심사를 통과한 제품만 유통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수입은 가능해도 재배는 전면적으로 불허하고 있기도 하고요. 물론 현재의 기준이 실제로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하겠습니다만.

GMO는 자연환경에 유해한가?

GMO종자를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살충제를 덜 쓰고 제초제를 여유 있게 쓰면서 농사를 짓겠다는 거지요. 그런데 GMO종자를 심은 농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살충제와 제초제를 합한 농약 사용량이 점차 증가합니다. 제초제에 저항성을 가진 옥수수나 콩 종자를 심으면 주변의 잡초는 제초제에 의해 제거되지만 콩이나 옥수수는 멀쩡하지요. 그래서 안심하고 제초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제초제를 많이 뿌릴수록 잡초 제거는 수월해지지요. 그래서 GMO종자를 심은 농부들은 그렇지 않은 농부에 비해 더 많은 제초제를 뿌리게 됩니다. 하지만 주변의 잡초라고 당하고만 있지는 않습니다. 제초제에 저항성을 가지는 잡초가 생깁니다. 그리고 퍼지지요. 이제 기존의 제초제로는 잡초 제거가 쉽지 않게 됩니다. 종자회사는 다시 새로운 GMO 종자를 개발하지요. 다시 몇 년간 효과가 있습니다만 또 몇 해가 지나면 말짱 도루묵이 됩니다. 그 과정에서 GMO종자의 변형 유전자가 지속적으로 주변 생태계로 퍼지게 됩니다. 이유는 식물이 동물과 달리 종간 수평 유전자 교환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동물은 종이 다르면 짝짓기가 아예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짝짓기를 하더라도 그 새끼가 불임이 됩니다. 즉 종간 유전자 교환이 거의 불가능하지요. 하지만 식물은 사정이 다릅니다.

지금 우리가 먹는 밀은 야생밀보다 염색체 수가 세 배 많습니다. 밀과 다른 종과의 교배를 통해 얻어진 돌연변이인 것이죠. 씨 없는 수박도 기존 수박에 비해 염색체 수가 1.5배 많습니다. 보통 삼배수체라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GMO유전자가 생태계로 퍼져나가는 거지요.

해충을 죽이는 살충제도 상황이 많이 다르진 않습니다. 살충제 성분을 가진 옥수수나 콩 종자를 심으면 초기에는 살충제를 덜 뿌리게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많게는 28%에서 적게는 1.2%정도 더 적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단 살충제를 적게 사용하는 데는 조금 성공한 듯 보입니다. 그러나 식물보다는 느리지만 해충들도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게 진화합니다. 원래 진화란 것이 그런 것이니까요. 그래서 새로운 GMO종자가 또 필요해지지요.

중요하게는 이러한 GMO종자의 사용이 농민들에겐 얼마간 일손을 덜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지만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데는 별 다른 효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과학아카데미 산하 위원회가 유전공학 작물에 관해 펴낸 보고서에서 지적된 바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충저항성 유전공학 작물은 식물역병으로 인한 작물 손실을 줄여주었습니다. 위원회는 유전공학 작물이 도입되기 이전 수십 년과 도입 이후 미국에서 나타난 콩, 면화, 옥수수 생산량의 전반적인 증가율에 관한 데이터를 검토했는데, 거기에 유전공학 작물이 생산량의 증가율에 변화를 주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합니다. 또한 제초제 저항성과 살충제 성분을 가진 GMO종자에 의해 주변으로 변형 유전자가 퍼져나가는 일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선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합니다. 어떤 이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하고, 다른 이들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만약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 그 때가서 내 이럴 줄 몰랐다고 하면 될까요? 물론 현재로선 아직 커다란 문제가 드러나고 있진 않습니다만.

인류의 생명 및 건강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선 혹은 생태계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선 ‘현재까지’라는 단서를 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20세기 이후 새로 개발되고 사용된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의 경우 몇 십 년이 지난 후에야 심각한 문제가 발견된 경우가 꽤나 많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면 프레온 가스입니다. 프레온 가스는 1930년대 미국의 토머스 미즐리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당시 냉매 몇 압축기 등에 사용되던 다른 기체 성분들이 폭발성이 강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서였지요. 프레온가스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사람에게 무해하고 다른 물질과 반응성도 크지 않고, 오염물질을 남기지도 않는 ‘완벽한 냉매’라 평가되었지요. 하지만 40년 뒤인 1974년에 이 프레온 가스가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집니다. 그리고도 10여년에 걸친 후속연구에 의해 오존층 파괴가 인류와 지구 생태계에 엄청난 위협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프레온 가스는 이제 없애버려야 할 물질이 됩니다. 결국 전 세계 각국이 몬트리올에 모여 프레온을 규제하는 몬트리올 의정서가 채택되었지요. 최초 개발과 상업적 이용 이후 약 50년이 걸린 겁니다.

DDT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살충제로 아주 널리 사용된 제품입니다. DDT의 살충작용을 발견한 스위스 화학자인 폴 허먼 뮐러는 그 공로로 노벨 생리학상을 받기도 했지요. DDT가 대대적으로 사용된 건 2차 대전 때부터지요. 열대지방 특유의 질병인 말라리아나 티부스를 일으키는 모기를 없애기 위해서였죠. 심지어 머릿니를 없앤다고 당시 학생들 머리에 뿌리기도 했지요. 그러나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뒤 미국의 레이첼 카슨이 쓴 ‘침묵의 봄’이란 책을 통해 DDT가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으며 인체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그리고 DDT 사용이 전면 중단된 것은 1972년 미국에서였지요. 처음 사용된 때로부터 30년이 지나서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용이 중단되었지만 아직도 흙에선 DDT가 검출되고 있습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개발되고도 100년이 지난 뒤에야 미세 플라스틱이 생태계와 인류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별다른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이 GMO의 안전을 완전히 보장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 또한 알고 있어야겠지요.

이러한 논리에 입각하여 현재의 GMO에 대해 더욱 철저한 검증과 확실한 표시제를 실시하자는 것이 환경 단체와 소비자 모임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반론도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100% 안전한 것은 없다는 것이지요. 지금 현재 우리의 처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면 그걸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위험합니다. 해마다 교통사고가 나고 사망자도 발생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하지요. 자동차 제동장치를 더욱 안전하게 개선하고, 안전띠나 에어백 설치를 의무화하고, 도로와 그 주변 장치를 더욱 안전하게 만듭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자동차 운행대수가 늘어나지만 교통사고 사망률은 내려가지요. 하지만 100% 안전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자동차를 몰면 안 된다고 할 순 없지요. 100%의 안전만 바란다면 자동차 타기를 그만두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자동차를 배제할 수 있을까요? 그 배제를 통해 우리가 받게 될 손실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우린 보다 안전한 자동차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의 손실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식품에서도 마찬가지지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GMO말고도 많습니다. 물론 실제로 위협이 되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경우도 많고요. GMO에 대해 어떤 이들은 그 폐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인류의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 대해 또 어떤 이들은 지금 우리 인류의 식량 사정에 GMO가 필수적인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GMO는 정말 필요한가? 누구에게 절실한가?

GMO작물 종자를 파는 다국적 종자기업이야 당연히 이익을 얻습니다. 뭐 따로 말씀드릴 필요가 없겠지요. 그렇다면 그 다음으로 이익을 보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당연히 GMO종자를 이용해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겠지요. 소출이 더 늘어나든가 아니면 품질이 향상되든가 또 아니면 재배 비용이 줄어드는 등의 장점이 있으니 GMO 종자의 이용이 늘어나고, 재배면적이 늘어나는 것이겠지요. 물론 또 다른 지적처럼 종자 시장 자체가 독과점 구조라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이는 GMO종자 면적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부차적 원인이라 여겨집니다. 물론 다국적 종자기업의 세계적 독과점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점을 소홀히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재배 비용의 측면에서 합리적 의심이 드는 지점을 말씀드려봅니다. 많은 분들이 GMO종자를 파종하고 일정 시간 동안은 제초제나 농약 사용량이 줄어들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주장합니다. GMO에 대한 저항성이 생긴다는 것이죠. 따라서 농민들이 경제적 이익을 누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대부분의 지역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왜 GMO경작 면적이 계속 늘어나는 걸까요? 그 몇 년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몇 년 동안 실제로 살충제 사용량이 줄어드는 것도 있지만 해충 피해가 줄어드는 것이 더 중요한 지점입니다. 따라서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는 종자 가격이 비싸지만 몇 년간은 살충제 비용이 줄고 생산량은 느니 그보다 더 큰 이익을 누리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제초제의 경우 제초제 저항성이 있는 종자를 심음으로써 주변 잡초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초제의 사용량은 증가하지만 잡초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가치는 있는 것이지요. 물론 이런 ‘경제적 이익’만이 GMO에 대한 판단을 하는 근거가 될 순 없습니다. 다만 GMO 재배 면적이 느는 것에는 이런 경제성이 큰 배경이 된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이런 경제적 논리 외에는 어떤 다른 점이 있을까요? GMO작물 재배에 찬성하는 입장에서 드는 가장 중요한 논거 중 하나가 ‘GMO가 세계적 식량 위기’를 극복할 가장 중요한 대안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는 한 면만을 바라본 것이기도 합니다. 일단 식량부족국가는 대부분 가난한 나라입니다. 현재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은 전 세계 인류에게 필요한 양을 상회하고 있지요. 다만 가난한 나라는 이를 살 돈이 없을 뿐입니다. 북한도 그 중 한 나라고요. 물론 현재의 인구 증가속도가 워낙 가파르니 얼마 있지 않아 식량이 모자랄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만 이는 현재 우리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인류가 지금 현재 처한 여러 문제 중 하나인데 사실 우리가 삶의 형태를 그리고 사회의 형태를 바꿀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그 중 하나가 육류 소비의 증가입니다. 육류 소비량이 곡물 소비량보다 훨씬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요. 주로 중국이 원인이긴 합니다만 기존에 가난했던 나라들이 경제 성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육류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죠. 우리나라도 예전과 비교가 안 될 만큼 늘었고요. 그래서 사육하는 가축 마리수가 증가합니다. 마리수가 증가하니 사육 면적도 증가하고 더 중요하게는 가축에게 먹일 사료용 작물 재배가 늘어나는 것이지요. 만약 고기 소비량이 줄어들면 식량 부족 문제는 간단하게는 아니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아니지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곡물 세 가지가 옥수수, 쌀, 밀입니다. 그리고 콩이 그 다음을 차지하지요. 쌀과 밀이야 인간의 주식이지만 콩과 옥수수는 사람이 먹는 것보다 가축이 먹는 것이 더 많습니다. 소고기 1kg을 먹기 위해 곡물 사료 10kg이 필요합니다.

사료 이외에도 팜유를 만들기 위해 열대 지역의 농경지는 야자 농장으로 바뀌고, 아보카도가 인기를 끄니 옥수수 농장이 아보카도 농장으로 바뀝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작물 중 하나는 사탕수수입니다. 설탕 소비 때문이지요. 즉 전 세계 농경지 중 식량 이외의 것을 생산하는 곳이 오히려 더 많습니다. 우리가 소비 패턴과 삶의 양식을 조금만 변화시켜도 밀이나 쌀 등을 재배하는 곳으로 바뀌겠지요. 이런 문제는 놔두고 식량이 부족해질 것이니 GMO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반쯤 사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가축이 늘어나는 것은 지구 온난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특히 소가 트림과 방구 등으로 내놓는 메탄가스의 영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소떼가 내놓는 메탄가스가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온실가스의 18%를 차지하거든요. 또한 가축을 기르기 위해 숲을 개간하고 목초지를 만들면 그만큼 산소 발생량과 이산화탄소 소모량이 줄어듭니다. 우리가 곡물로 1kg을 섭취할 때 필요한 이산화탄소량과 고기로 1kg을 섭취할 때 필요한 이산화탄소량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지요. 유엔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는 최고 요인 중 하나로 소떼를 꼽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모두 채식인이 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렇게 될 수도 없고요. 하지만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단지 일부 환경단체의 캠페인 정도가 아니라 정부와 시민단체의 논의 속에 체계적인 정책과 홍보를 통해서 줄여나가야 합니다. 물론 국제적인 공조도 필요하겠지요. 육류 수출국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은 명확한 일이긴 합니다만 말이죠. 우리가 인류 전체의 미래를 위해 이산화탄소 증가를 막기 위해 범세계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처럼, 식량문제에서도 이런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면 굳이 GMO를 쓸 이유가 있을까하는 것입니다.

사실 근본적인 문제는 세계 총인구수가 계속 급격히 증가하는 것입니다.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하기에 지구의 표면은 너무 좁지요. 그러나 각 나라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인구가 일종의 국력이 되는 시대이니-그렇지 않은 시기는 없었습니다만-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모든 나라들이 자국의 인구 감소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지요. 경제적으로도 인구 감소는 자체 시장을 줄이는 일이니 피임기구 만드는 회사 빼곤 어느 기업이고 환영할 일은 아니고요.

GMO가 도움이 되는 건 가장 먼저는 그걸 개발하고 만드는 종자회사입니다. 그리고 제초제나 농약을 적게 쓰고 일을 덜어 더 많은 면적을 경작할 수 있는 농민들이겠지요. 또 가격이 낮아진 식품을 구입할 수 있는 소비자들도 혜택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 모두를 긍정한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남습니다. 앞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고 그 중 GMO가 사람에게는 아직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남는 불안이 있지요. 그리고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물론 그 영향의 정도가 어느 만큼인지에 대해선 의견들이 다르지만요. 그리고 다른 신기술들이 그렇듯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GMO의 문제가 어느 날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농사를 짓는 일이 더 힘들더라도 GMO종자를 선택하고 싶지 않은 농민들이 있고, 더 비싸더라도 GMO를 선택하고 싶지 않은 소비자들이 있지요. 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현행 법률에 의하면 유전자나 파생 단백질이 없거나 검출할 방법이 없다면 GMO 표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GMO를 선택하지 않는 것은 혹시나 모를 불안 때문이기도 하지만 생태계와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 이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이는 종자 선택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1930년 미국에서 식물특허법이 제정되고, 1970년 식품품종보호법이 제정되면서 식물에 대한 배타적 소유권이 부여된 것에서부터 이 문제는 시작됩니다. 1985년 실용특허에 관한 하이버드 판례가 등장합니다. 기업체가 특허권을 소유한 종자를 길러 수확한 종자의 재파종을 금지하는 것이죠. 농민들은 자신이 기른 곡식으로부터 종자를 얻는 것이 아니라 매년 종자회사로부터 종자를 사야합니다. 미국 농민들은 몬산토 종자를 사용하는 경우 ‘기술 사용 동의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그 내용에는 ‘수확한 콩 일부를 이듬해 파종할 목적으로 보관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들어갑니다. 이를 어길 경우 대규모 손해배상소송이 들어가는 거지요. 몬산토는 현재 종자를 파종하여 얻은 2세대 종자로는 재배가 불가능한 터미네이터 종자에 대해 자신들은 연구를 하고 있지 않다는 공식적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물론 다들 의심의 눈으로 보고 있긴 합니다. 그러나 터미네이터 종자를 생산하지 않으면 뭐하겠습니까? 그보다 더 무서운 법과 소송으로 제약을 가하고 있는데 말이죠. 특히 GMO 종자가 탄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종자독점이 심화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몬산토가 있지요. 전 세계 GMO특허의 90%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도는 현재 몬산토가 전체 종자 시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면화의 경우 95% 이상 지배하고 있지요. 미국의 경우 생산되는 콩의 90% 이상이 몬산토 종자입니다. 우리나라는 법률로 GMO종자 재배를 막고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요. 다른 산업에서도 독점이 심화되면 독점 금지법을 통해 한 기업, 혹은 서너 개의 기업에 의해 전체 산업이 장악되는 것을 막는 건 상식에 속한 일입니다. 미국의 전화산업도 한국의 발전산업도 마찬가지의 논리에 의해 독점 기업이 여러 개의 회사로 나눠졌지요. 구글에 의한 인터넷 광고 독점이 심화되자 유럽 등에서 독점 관련 심의를 시작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더구나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작물이라면 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지요. 종자의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특정 작물의 종자 독점을 금지하는 방안이 우리나라에서도, 전 세계적으로도 필요합니다.

GMO의 개발은 막을 수도 없고, 꼭 막아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기술 개발이 인간의 오만함으로 스스로에게 벌을 내릴 것이라 하지만 개발되는 기술을 막는 것이 성공한 적도 없고 그것이 꼭 윤리적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기술을 선택할 것이냐는 문제는 다릅니다. 선택은 우리의 권리지요. 이 권리를 위해선 정보가 선명하게 공개되어야 하고, 독점이 제한되어야 합니다.

박재용 팩트체커    chlcns@hanmail.net  최근글보기
과학저술가. <경계 생명진화의 끝과 시작>, <짝짓기 생명진화의 은밀한 기원>, <경계 배제된 생명의 작은 승리>, <모든 진화가 공진화다>, <나의 첫 번째 과학공부>, <4차 산업혁명이 막막한 당신에게>, <과학이라는 헛소리> 등 과학과 사회와 관련된 다수의 책을 썼다. 현재 서울시립과학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박재용 팩트체커  chlcn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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