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물갈이 혁신' 민주당이 선점하다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19.09.2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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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총선 물갈이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어제 여러 언론은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현역 30여명을 물갈이한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최대 40명 교체설까지 나왔습니다. 이미 여권 중진의원들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다른 중진 의원에 대한 불출마 압박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기 총선모드로 전환한 셈입니다. <현역 30명 물갈이 한다는 민주당>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혁신을 선점하다

몇몇 보수언론 기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아일보 기사 제목은 <물갈이 성공한 정당이 총선 이겼다>였고 조선일보 기사 제목은 <황교안 “모든 것 바꾸고 싶다”했다는데...공천 물갈이 칼 빼나>입니다. 중앙일보는 <“운동권 정당이란 말 안 듣는게 목표” 민주당 물갈이 폭은?>란 기사를 냈습니다. 조국 정국에서 사실상 플레이어로 참여했던 보수언론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여권발 총선 물갈이론에 대한 경계, 그리고 야당의 분발입니다.

이번 총선 물갈이론은 사실 예견된 상황이었습니다만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는게 특징입니다. 보통 혁신은 선거판에서 불리한쪽이 먼저 꺼냅니다. 당초 무난하게 여권의 승리가 될 줄 알았던 내년 총선이 조국 정국으로 인해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됐습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여권이 먼저 혁신론을 꺼내들었고 선점 효과를 누리게 됐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삭발 구태 정치, 민주당은 혁신 물갈이론, 이런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도입니다. 한국 정치에서 평론가보다는 플레이어로 뛰는 경향이 강한 보수신문이 자유한국당에 공천 물갈이를 사실상 종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2. 커트라인을 만들다

현재 불출마를 선언한 여권인사는 7선의 이해찬 대표, 6선의 문희상 국회의장, 5선의 원혜영 의원, 그리고 친문계 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입니다. 장관으로 올해 4월에 임명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내년 총선 불출마를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여기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은혜 교육부장관도 한때 불출마를 결심했다는 식으로 보도가 나왔지만 당사자들은 임명권자 뜻을 따르겠다며 불출마설은 부인했습니다.

물갈이론 언론 보도는 여권 핵심 인사들이 기자들에게 넌지시 던져서 이슈를 만들어낸 겁니다. 현재 조국 정국으로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대로 가다간 내년 총선이 불투명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김현미, 유은혜 장관 불출마까지 거론했고 당사자들이 부인했습니다. 즉, 판을 키우기 위해 불출마 조율도 안 된 사람까지 거론을 한 것입니다.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여권의 다급한 속내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겁니다. 또 하나는 내부 단속입니다. 어제 메시지는 소위 ‘고인물’에 대한 경고와 더불어 대대적인 혁신, 혹은 숙청이 있을 것임을 예고한 겁니다. 총선 커트라인이 이해찬, 문희상, 양정철이라면 여권의 누구라도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3. 정치권의 액상화

어제 정치권 주요 뉴스입니다. 바른미래당은 하태경 의원에 대한 징계안으로 내분 위기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40%선 붕괴 위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조국파면 야권연대 빅텐트 칠 것”이란 말을 했습니다. 정의당의 마지노선은 조국 부인 구속여부라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정의당 지지율이 바른미래당과 역전됐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여권 총선 물갈이론까지 등장한 겁니다.

현재 정치권은 액상화되어서 지표면에서 부유하고 있습니다. 소위 조국 정국으로 불확실성애 매우 커진 상태입니다. 각 정당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움직일 것이고 이런 움직임은 결국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겁니다. 현재 민주당 지지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들 상당수가 부동층으로 남아 있습니다. 야당의 빅텐트론과 중도성향 정당의 제3지대론, 그리고 여당의 혁신론까지 다양한 담론들이 헤게모니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치권의 액상화과 대규모 정계개편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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