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 수사와 표창원, 물갈이 공천의 시발점이 되다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19.10.2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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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총선모드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모두 혁신공천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요, 조국 정국과 패스트트랙 수사가 맞물리면서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내에선 3선 이상 물갈이론과 패스트트랙 수사대상 의원에 대한 공천심사 가점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스타초선 표창원 의원이 어제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당내 혁신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혁신 공천 술렁이는 정치권>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누가 '혁신'을 선점할까

한국인은 새 것을 좋아합니다. 특히 총선이 다가오면 정치권은 당명을 바꾸거나 창당을 한뒤, 신선한 인물을 영입해 성과를 올리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2011년 새누리당 창당이 대표적입니다. 새누리당은 이명박 정부 말기 레임덕이 오자 한나라당이란 이름을 버리고 박근혜 비대위원장 중심으로 혁신공천을 해 2012년 총선에서 의석수 과반을 넘는 성과를 이뤘습니다. 이번에도 각 정당이 혁신경쟁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첫 발을 내딛은 건 자유한국당입니다. 한국당은 오는 31일 여성과 청년, 파워엘리트 위주의 1차 인재영입명단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한달 전엔 더불어민주당에서 현역 의원 40명 물갈이설이 나왔습니다. 여권의 승리가 당연해보였던 선거 구도는 조국 사태 이후 쉽게 전망하기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지금 정치권 그 누구도 '혁신'이란 상징을 선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란 겁니다.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강성 태극기 부대를 안고 가기 위해 우리공화당과도 경쟁하는 상황입니다. 민주당은 조국 사태 이후 반개혁적, 기득권 정당이란 이미지가 강해졌습니다. 조국 사태 이후 정권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폭락했지만 청와대나 여당에서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습니다. 소위 '제 3지대'는 그야말로 암울합니다. 바른미래당은 당권을 놓고 손학규계와 유승민계가 암투중이며 민주평화당에서 뛰쳐나온 대안신당도 지난 총선 안철수처럼 간판으로 내세울 인물이 없습니다. 고만고만한 혁신끼리 경쟁하는 구도에서, 누가 더 기득권을 내려놓느냐가 총선의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2. ‘패스트트랙 수사’ 독일까 약일까

자유한국당 공천은 변수가 많습니다. 어제 한국당에서는 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의 3선 이상 의원에게는 공천을 안주는 '물갈이론'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당 고위 관계자를 통해 나왔습니다. 자유한국당 영남권 3선 이상은 주호영, 김재원, 김무성 유기준 의원 등 15명 정도 됩니다. 자유한국당 신정치혁신특위는 청년 여성 후보자에게 30% 공천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지도부에 보고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현재 패스트트랙 수사로 인해 변수가 생겼습니다. 황교안 나경원 투톱은 ‘패트 공천 가산점’을 사실상 공식화했습니다. 불법을 자행한 사람에게 가산점을 주겠다는 방침에 다른 정당에서 “불법장려당”(민주당) “구제불능”(바른미래당) “조폭인가”(정의당) 등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그렇다고 당을 위해 충성을 보여준 의원들을 내치기도 힘든게 당지도부의 입장입니다. 자유한국당 현역의원 60명이 수사대상에 올라 있고 당 의원의 절반이 넘습니다. 이들을 다 물갈이 하기는 힘든 상황에서 '가산점 언급'은 당내 동요를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불법행위가 확인되어 당선무효형이 될 수도 있는 모든 의원을 안고 가기도 힘듭니다. 결국 패스트트랙 수사 관련해 자유한국당은 혁신공천을 강제당하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조국 정국에서 지지율이 오른 것이 오히려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패스트트랙 수사'로 인한 물갈이 규모는 결코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얼마나 개혁으로 잘 포장할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3. 표창원발 혁신 신호탄

24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지난 15일에는 이철희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모두 초선이고 지난 총선때 민주당에서 전략적으로 영입한 인재들입니다. 이들은 민주당의 총선 승리에도 크게 기여한 인물입니다. 특히 표창원 의원은 2015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던 문재인 의원이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영입한 인물입니다. 이런 표의원이 “사상 최악의 20대 국회, 책임을 지겠다”며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특히 조국 사태에 있어서의 당의 '내로남불' 모습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불출마는 중진급 의원들이 떠밀려서 선언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스타 초선의원들의 잇따른 불출마 선언으로 민주당 중진들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물갈이 혁신안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 지도부에선 잇따른 스타 의원들의 불출마를 공천 물갈이에 활용하겠다는 움직임입니다. 민주당은 의원 평가를 통해 하위 20%에 감점을 부과하는 강한 인적 쇄신 방안을 마련한 상태입니다. 특히 한국사회가 불공정하다는 청년층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대통령도 공정사회를 강조하고 있는만큼 이번 총선에서 젊은 층을 대거 영입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현재 300명 의원중 20~30대 국회의원은 단 3명뿐이며 국회의원 평균연령은 55.5세로 역대 국회 사상 최고령입니다.  OECD 주요국가보다 3살에서 7살까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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