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기준 있나 없나

  • 기자명 강양구 기자
  • 기사승인 2017.05.2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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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미세먼지 공약을 발표했다. 이 공약을 놓고서 국민의당은 곧바로 논평을 내 “"문 후보는 ‘마스크 없는 봄날’을 발표한 안철수 후보의 미세먼지 공약을 트집 잡기 전에 자당 미세먼지 공약의 사실 관계부터 확인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관련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후보는 공식 블로그에 '기준마저 없던 초미세먼지 기준을 신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왜 우리나라가 초미세먼지 기준이 없단 말인가? 기준이 낮아서 그렇지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에 초미세먼지(PM2.5) 24시간 평균치 50㎍/㎥이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뉴스톱이 문 후보의 미세먼지 공약과 국민의당 주장을 팩트체크했다. 
 

WHO보다 두 배 높은 국내 미세먼지 농도 기준

먼저 기본 팩트부터 살펴보자.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의 말대로 우리나라는 이미 초미세먼지(PM 2.5) 기준이 있다. 

 

PM2.5 세계 주요국 환경기준/뉴스타파 화면 캡처

한국의 초미세먼지 기준은 '24시간 평균치 50㎍/㎥, 1년 평균치 25㎍/㎥ 이하.' 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24시간 평균치 25㎍/㎥, 1년 평균치 25㎍/㎥의 두 배 높은 수준이다. 미국, 일본의 기준 24시간 평균치 25㎍/㎥, 1년 평균치 15㎍/㎥ 이하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국내 기준을 미국, 일본 더 나아가 WHO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됐다. 

문재인 후보의 미세먼지 공약을 살펴보니…

정말로 문재인 후보는 국민의당의 주장처럼 이런 기본적인 사실부터 파악하지 못했을까? 

우선 13일 발표한 문재인 후보의 미세 먼지 공약부터 살펴보자. 문재인 후보의 공식 블로그를 보면, 해당 부분의 표현은 이렇다. 

"셋째, 유치원 학교의 공기질 향상을 위한 비상조치를 즉각 실시하겠습니다. 미세 먼지 환경 기준을 WHO 권고 수준,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겠습니다.” (2017년 4월 13일)

이 표현만 놓고 보자면 민주당의 미세 먼지 공약은 특별할 것도 없지만 문제도 없다. 그렇다면, 국민의당이 비판한 표현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앞서 문재인 후보는 3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세 먼지 공약의 방향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 미세 먼지 환경 기준을 최소 선진국 수준, 최대 WHO 권고 수준까지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기준마저 없던 초미세먼지는 기준을 신설하겠습니다.” (2017년 3월 28일)

국민의당의 주장처럼 3월 28일에는 문재인 후보가 “기준마저 없던 초미세먼지는 기준을 신설하겠다”는 표현을 쓴 적이 있다. 하지만 4월 13일 최종적으로 내놓은 미세 먼지 공약에는 이런 표현이 없다. 즉, 국민의당은 문재인 후보가 13일 내놓은 미세먼지 최종 공약이 아니라 그 이전의 언급을 가지고 비판을 한 것이다. 

뉴스톱의 판단

문재인 후보가 13일 최종 발표한 미세먼지 공약에는 “기준마저 없던 초미세먼지는 기준을 신설하겠다”는 표현이 없다. 결과적으로 문 후보의 미세 먼지 공약을 비판한 국민의당 논평은 없는 표현을 거론한 셈이 되었다. 국민의당이 문 후보가 이전(3월 28일)에 이런 표현을 썼던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따로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환경부는 3월 21일 대기환경보전법 등을 개정해 미세 먼지 관련 용어를 정비하기로 했다. 기존에 ‘미세먼지’로 불렸던 PM10(지름 10㎛ 이하)은 명칭이 ‘부유먼지’로, ‘초미세먼지’로 불렸던 PM2.5(지름 2.5㎛ 이하)는 명칭이 ‘미세 먼지’로 바뀐다. 국내에서 쓰는 용어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용어가 다른 데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문재인, 안철수 후보 모두 공식 공약에서는 미세먼지만 언급하고 있다. 맥락으로 보았을 때, 두 후보가 말하는 미세먼지는 PM2.5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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