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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단설유치원 신설 자제"?어린이집 공약 논란 팩트체크 해보니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1일 ‘2017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대회’에 참석해 “단설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8분30초)

“지금 저는 유치원 과정에 대해서는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은 자제하고 (박수), 지금 현재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독립운영 보장하고, 시설 특성과 그에 따른 운영 인정할 겁니다. 또 유치원이 필요로 하는 교직원 인건비, 보조교사 지원, 교육과정 운영 지원 등 확대하겠습니다.”

이 발언 중 ‘단설’이라는 용어를 언론들이 ‘병설’이라고 잘못 보도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기사) 반발이 거세지자 안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보도와 달리 병설유치원은 늘리겠다는 뜻”이라고 해명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1일 서울 잠실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한국유치원총연합회 '2017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 대회'에 참석해 유치원 관련 공약을 밝히고 있다

단설유치원과 병설유치원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유치원은 국가가 설립하고 경영하는 국립유치원, 지방자치단체가 경영하고 설립하는 공립유치원, 법인 또는 사인이 설립하고 경영하는 사립유치원으로 나뉜다. 흔히 말하는 단설, 병설유치원은 공립유치원에 속한다. 병설은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초등학교에 유치원을 병설한 경우를 말하고, 단설은 초등학교와는 별도로 독립적인 건물을 두고 설립한 유치원이다. 병설의 원장은 해당 초등학교 교장이고, 단설은 개별 기관이니 유아교육을 전공한 이가 원장을 맡는다. (관계법령)

4월 12일 현재 ‘유치원 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국립유치원은 3곳, 단설유치원은 전국 321곳, 병설유치원은 전국 4509곳, 사립유치원은 4451곳이다. 전국 유치원 9284곳 가운데 단설은 3.4%, 병설은 48%에 달했다. 이처럼 시설 비중이 낮은 단설유치원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당첨이 “하늘의 별 따기”, “로또 당첨”에 비유될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기사)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은 단설유치원을 굳이 신설하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 후보가 페이스북 해명을 통해 단설유치원 신설 제한의 이유로 든 내용은 아래와 같다.

“통학의 어려움이 생기는 등 학부모 친화적이지 않으며, 여러 가지 국가재난 상황에 대한 대응이 어렵고, 교육 프로그램 등에 대한 맞춤형 관리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주위의 작은 유치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통학의 어려움이 생기는 등 학부모 친화적이지 않다’는 발언을 살펴보자. 단설유치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모든 주민들이 통학 가능한 거리에 유치원이 위치할 수는 없다. 통학의 어려움은 기관의 희소성이 이유이지, 위치나 교통의 문제는 아니다. 뉴스톱이 ‘유치원 알리미에 등록된 단설유치원의 위치를 살펴본 결과, 도시의 경우 초등학교나 아파트 단지 인근처럼 지역 주민들이 거주하고 접근성이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고,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 곳도 있었지만 읍·면 단위 등 원래 주거 밀도가 낮은 지역이었다. 때문에 위치에 있어서는 병설유치원과 별 차이가 없었다.

‘여러 가지 국가재난 상황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국가재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형 기관인 만큼 대처가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단설유치원은 초등학교에 부설로 설치된 병설유치원과 달리 별도 건물에 설립된 기관이어서 당연히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제 규모를 살펴보니 2011년 기준으로 병설유치원의 평균 학급 수는 1.3개, 단설유치원은 2.3개였으며, (자료) 사립유치원의 평균 학급 수는 5개였다. 뿐만 아니라 국가재난상황 대응에는 유치원의 규모보다 1명의 교사가 담당하는 원아수가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로 2013년 교원 1인당 원아 수는 국공립유치원의 경우 12.9명 사립유치원의 경우 14.7명으로, 1명의 교사가 담당하는 아동의 수는 사립의 경우가 더 많았다. (자료)

‘교육 프로그램 등에 대한 맞춤형 관리의 어려움’ 역시 규모의 문제로 본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오히려 국공립유치원은 특수교육이 필요한 유아에 대한 교육 과정을 마련할 의무가 있는 등 (유아교육법 제15조)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다. 관리 감독 역시 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은 모두 교육감의 지도와 감독을 받는다는 규정이 동일하므로 (유아교육법 제18조) 사립에 비해 공립, 그 중에서도 단설이 맞춤형 관리가 어렵다는 주장은 근거가 미약하다.

‘주위의 작은 유치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발언은 결국 사립유치원의 입장을 대변한 것일 수밖에 없다. 많은 부모들이 공립유치원을 선호하는 상황이므로 대형 단설유치원은 주변의 소규모 사립유치원은 물론 대형 사립유치원의 수요도 흡수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공립유치원을 건립하려면 사립유치원의 거센 항의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다. (기사)

안 후보는 논란이 커지자 페이스북에 추가로 글을 올려 “기본적으로 보육 및 유아교육 시설을 확대해 출발선이 평등한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제시한 ‘유아수용계획 수립을 위한 유치원 취학 수요조사 적용 방안’은 유아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학부모들의 수요를 중심으로 연구한 보고서로, 결론적으로 ‘추후 병설유치원을 단설유치원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등 단설유치원을 확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안 후보의 유치원 정책은 학부모들의 요구들을 몰이해한 데서 비롯한 ‘역행’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고은 팩트체커  freetree@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5년부터 경향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6년 '독박육아'를 이유로 퇴사했다. 정치부, 사회부 기자를 거쳤고 온라인 저널리즘 연구팀에서 일하며 저널리즘 혁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두 아이 엄마로서 아이키우기 힘든 대한민국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알리는 일에도 열의를 갖고 있다.

이고은 팩트체커  freetree@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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