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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스 물티슈 정말 위험한가메탄올 기준치 초과 팩트체크 해보니

2017년 1월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한킴벌리 물티슈에서 허용 기준이 넘는 메탄올이 나와서 ‘하기스 물티슈’ 등 10개 제품을 잠정 판매 중지하고 회수 조치한다고 밝혔습니다.

유한킴벌리도 즉시 해당 제품을 회수하고, 또 이미 판매한 제품도 상품만 가져오면 환불 조치한다고 밝혔습니다. 하루 종일 유한킴벌리, 하기스 물티슈 등이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로 올랐죠. 여기서 팩트 체크를 하겠습니다. 하기스 물티슈는 위험할까요?

- 이번 사건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유한킴벌리 물티슈에 허용 기준치 0.002%보다 메탄올이 더 많이 포함된 것은 문제입니다. 식약처 발표대로라면 0.003~0.004% 정도가 물티슈에서 나왔어요. 애초 정해진 기준을 넘어선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문제죠. 그래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또 제조, 판매사인 유한킴벌리가 판매 중지, 회수 환불 조치했습니다. 둘 다 해야 할 일을 했습니다.

- 시민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하기스 물티슈’ 등의 안전 여부입니다.

해당 물티슈를 본인이 사용하거나 설사 아기에게 사용했더라도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요? 메탄올은 유독 물질이잖아요?

메탄올은 알코올의 한 종류입니다. 알코올 가운데 우리가 마시는 술에 들어 있는 것이 에탄올이고, 알코올램프 안에 들어 있는 게 메탄올입니다.

그렇다면, 왜 에탄올은 마셔도 되고 메탄올은 마시면 안 될까요? 메탄올은 우리 몸속에서 포름알데히드라는 유독 물질로 바뀝니다. 그래서 에탄올은 먹어도 되지만, 메탄올은 먹어서는 안 되는 거예요. 옛날에 가짜 양주를 제조하면서 에탄올 대신 메탄올을 넣었다가 애주가들이 실명을 하거나 건강을 잃은 경우가 있었죠. 바로 메탄올의 독성 때문이었습니다.


- 그럼, 메탄올이 기준치를 넘어서 포함된 물티슈는 위험한 것 아닙니까?

화학 물질의 독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입니다. 정제한 적정량의 화학 물질은 약이 될 수 있지만, 과하면 독이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물티슈 안에 들어 있는 기준치(0.002%)를 초과한 0.003~0.004% 정도의 메탄올의 양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1리터짜리 물병을 떠올려 보세요. 그 물병 안에 아주 작은 티스푼에 살짝 묻어 있는 정도의 메탄올이 들어 있는 게 바로 이번에 문제가 된 메탄올의 양입니다. 그런 정도의 메탄올이 들어 있는 물을 성인이 마셔서 100% 몸에 흡수되더라도 문제가 안 됩니다.

- 그러니까 기준치를 넘어서 문제가 된 건 맞지만, 우리 몸에 위험할 정도의 양은 아니라는 얘기군요. 그런데 물티슈는 어린아이한테 여러 차례 사용하잖아요.

화학 물질의 독성에서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크기’입니다. 물티슈는 먹는 게 아니잖아요. 피부에 문지르는 거죠. 피부에 묻은 메탄올은 몸에 흡수되기보다는 대부분 증발합니다. 왜냐하면, 피부에 흡수될 정도로 메탄올 분자의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물티슈에 포함된 아주 적은 양의 메탄올은 더 더욱 걱정을 안 하셔도 됩니다.

- 이제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예전에도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된 화학 물질 가운데 일부가 물티슈에 들어 있다고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잖아요.

규제가 안 된 화학 물질이 무분별하게 일상생활 속에 들어오는 것은 문제입니다. 경각심을 가져야 마땅하죠. 하지만 물티슈에 들어 있는 화학 물질의 위험을 평가할 때는 방금 얘기한 크기를 항상 고려해야 합니다.

똑같은 화학 물질이라도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된 것은 아주 작은 크기로 쪼개져서 에어로졸 형태로 호흡기를 통해서 흡수되어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그 화학 물질이 물티슈 속에 미량이 포함되어 있으면, 분자가 커서 피부로 흡수가 안 됩니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그렇게 불안해하실 이유가 없지요.

미세 먼지의 위험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엄청나게 많은 먼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먼지를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발전소, 공장에서 나오는 미세 먼지는 그 크기가 아주 작아서 호흡만 해도 우리 몸속 깊숙이 들어와서 폐를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무서워하는 것이죠.

-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정말로 이번에 문제가 된 메탄올 물티슈가 괜찮습니까?

네,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참에 한 마디만 덧붙이겠습니다. 물티슈는 아주 편리한 일상용품입니다. 하지만 이번 메탄올 물티슈 소동으로 다시 한 번 확인된 사실이 있습니다. 물티슈는 물만 들어 있는 게 아니라 메탄올을 포함한 온갖 화학 물질 범벅 덩어리입니다. 저라면 어린아이 피부에 더러운 것이 묻어 있으면 물티슈를 안 쓰겠습니다.

물로 닦아 주거나, 손수건에 물을 묻혀서 닦아 주겠습니다. 그렇게 물티슈를 사용하지 않으면, 물티슈에 화학 물질이 들어 있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이렇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요.

강양구 팩트체커  tyio@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부터 프레시안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7년 퇴사 후 '지식 큐레이터'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과학기술, 보건의료, 환경 및 출판, 학술 기사를 계속 써왔다.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 등의 저서가 있다.

강양구 팩트체커  tyio@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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