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최악의 가짜뉴스는?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8.01.01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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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최악의 가짜뉴스는 무엇일까요? 또 가짜뉴스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정치인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경남지사 재임 기간 중에 경남에서 화재가 한 번도 없었다”와 “24년 정치활동 중에 성희롱 발언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는 발언으로 또 팩트체킹의 대상이 됐습니다.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킹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1. 시청자가 뽑은 2017년 최악의 ‘가짜뉴스’

JTBC는 2017년 1년간의 뉴스룸 팩트체크를 정리하는 시간으로 시청자들이 직접 선정한 ‘2017년 최악의 가짜뉴스’를 소개했다.

JTBC 뉴스룸은 지난 1년 동안 모두 169회의 팩트체크를 진행했는데, 1년간 다룬 가짜뉴스들에 1에서 5점까지의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12월 26~27일 이틀 동안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2461명이 참여했으며, 선정결과 1위는 10월 25일부터 5회 연속으로 방송한 ‘태블릿PC 조작설 가짜뉴스’였다. 방송 후 팩트체크에 함께 참여했던 고려대는 가짜뉴스를 조목조목 반박한 보고서를 발표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수정과 조작 흔적이 없다’는 내용의 감정 결과를 내놓았다.

2위는 3월 30일 방송된 ‘세월호 피해자만 과도한 보상 받는다?’라는 가짜뉴스였고, 학부모들이 정부를 상대로 무리하게 배상금을 더 받아냈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오히려 다른 사고의 배상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확인됐다.

3위는 ‘5.18 당시 북한 특수군이 내려왔다?’라는 가짜뉴스인데, 가짜 뉴스의 영향력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민형사상 소송과 법원의 배상 판결로 이어졌다.

나머지 순위는 다음과 같다.

4. 청와대 직원 500명 탄저균 예방접종?

5. 8인 체제 위헌? 탄핵불복 키워드들

6. 최저임금 올라 9급이 알바생보다 못번다?

7. 헌법재판관이 범죄에 연루됐다?

8. 인간 왕따시키고 AI끼리 대화?

9. 4.27 북폭설-진앙지는 '일본 블로거'

10. '베를린 구상'으로 탄핵사유 발생?

이 가운데에는 오해나 와전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아 가짜뉴스의 폐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SBS 방송화면 캡처

2. 홍준표 “내가 경남지사 때 화재 한번 없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천의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관련해 “제가 경남지사를 하는 동안 경남에서 건물에 불난 일이 한 번도 없다”는 발언에 대해 SBS중앙일보머니투데이 등 여러 매체에서 팩트체킹했다.

홍 대표는 2014년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경남지사를 지냈는데,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 홈페이지의 ‘전국 화재현황통계’를 확인한 결과, 홍 대표가 경남지사직을 사퇴하기 전 약 1년 동안 경남 지역에서만 총 3820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경기 지역에서는 9673건, 서울 지역에서는 5924건이 발생해 경남 지역이 전국에서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 3위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경남 지역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104건으로, 30명이 숨지고 74명이 다쳤다. 총 인명피해 건수 대비 사망자 수 비율이 30%대 정도인데, 이 또한 다른 지역과 비교해 특히 높았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은 화재 사고가 발생한 경기 지역에서는 70명이 사망하고 510명이 다쳐 총 580건의 인명피해가 발생해 인명피해 대비 사망자 수 비율이 12%, 화재 건수 2위인 서울도 242명의 인명피해 중 3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돼 15% 정도로 나타났다.

 

OBS방송화면 캡처

3. “청와대 직원 탄저균 예방 접종”?

“청와대 직원 500명이 국민 몰래 탄저균 예방 주사를 맞았다”는 한 극우 매체의 보도에 대해 JTBC조선일보 등이 팩트체킹했다.

JTBC는 미국 FDA, 미국 질병관리본부, 제약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해당 백신은 일반인의 예방 접종을 위한 약으로 사용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EBSI라는 제약회사가 1970년부터 미국 FDA에서 승인을 받아 제조하고 있는 해당백신의 예방접종 대상은 탄저균 노출 가능성이 큰 군인과 실험실 종사자 등으로 국한돼 있고 제약사와 미국 질병관리본부 모두 ‘일반적 예방접종’은 권하지 않고 있다.

만약 ‘사전 예방용’으로 효과가 있으려면 최초 투약 후 2주 뒤, 4주 뒤, 6개월 뒤, 1년 뒤, 그 이후 매년, 반복적으로 접종하도록 되어 있어 청와대 직원들이 예방 접종을 했다는 말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

청와대는 ‘사후 치료용’으로 들여왔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전 국민이 아닌 극소수만 쓸 수 있는 양을 보관중인 이유는 지난 정부에서 ‘탄저균 테러시 VIP 및 근무자 치료용’으로 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탄저균 치료약은 정부가 20년 전부터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1997년 질병관리본부가 연구를 시작했고, 이후 국내 제약사가 참여해 2019년 개발이 끝날 예정이어서 성능이 개량된 국산 백신이 전면적으로 보급되기 전에 일부 수량을 청와대가 우선적으로 수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4. 홍준표 “한 번도 성희롱 발언 없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당에서 제명된 류여해 전 최고위원과의 폭로전 과정에서,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24년 정치활동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성희롱 발언을 한일도 없고 성희롱으로 구설수에 오른 일도 없다”고 반박한데 대해 중앙일보한겨레아이뉴스24뉴스톱 등이 팩트체킹했다.

홍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이었던 지난 4월 “하늘이 정해놨는데 여자가 하는 일을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설거지를 어떻게 하냐”면서 나온 말이었다. 이 같은 발언은 성차별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적 차별도 넓게 성희롱에 포함된다.

또 홍 대표는 2011년 10월 대학생들과 타운홀 미팅에서 “‘내가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고 말한 적 있다”, “꼴 같지 않은 게 대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학생이 돼서 한 첫 미팅 자리에서 자신의 출신 고등학교를 듣자마자 자리를 떠났던 이화여대생에게 상처를 받아 한 말이라는 것이다.

지난 21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술집 주모’ 발언을 하자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여성비하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류 전 최고위원을 빗대 ‘주막집 주모’라고 표현했다.

홍 대표가 2005년 발간한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에는 “우리 하숙집 동료들은 궁리 끝에 흥분제를 구해주기로 했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1972년 하숙집 친구가 짝사랑하는 여학생을 사귀려고 도움을 요청하자 돼지흥분제를 구해줬다. 그 친구는 여학생에게 흥분제를 먹였으나 완강히 반항해 미수에 그쳤다”. 이 대목이 뒤늦게 알려지며 대선 당시 그의 후보 자격까지 문제 삼는 ‘흥분제 논란’으로 번진 바 있다.

결국 홍 대표의 발언은 성희롱에 대한 스스로의 규정에 의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3항 라에는 “성희롱을 공공기관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그 직위를 이용해 또는 업무 등과 관련해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2016년 성희롱 예방교육 표준 강의안에도 “성희롱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더라도 듣는 이가 성적 혐오감을 느끼면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되어 있다.

결국, 홍 대표의 “24년 정치활동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성희롱 발언을 한 일이 없다”는 발언은 절반만 맞고 절반은 틀리다고 볼 수 있다. 홍 대표가 정치활동을 24년 한 것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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