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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나경원 편지' IOC대변인 반응은 사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평창올림픽ㆍ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 자격을 박탁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3일 오후 20만명을 넘었다.

나 위원에 대한 파면 운동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23일 디시인사이드, 엠엘비파크 등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에는 <나경원 편지 읽은 IOC 대변인의 답변>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의 제목은 IOC spokesman Said "No need to Answer to Black mail"이다. 아래에는 '나경원의 평창올림픽이 북의 선전장이란 메일에 대해 IOC 대변인의 왈: "올림픽정신(Olympism)이 무언지 모르는 이의 질의엔 대답할 가치가 없다. 한국에 저런 올림픽 위원이 있다는 사실에 경악할 따름"'이라고 적혀 있다.

실제로 IOC 대변인이 이런 발언을 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사실이 아니다. 누군가 간단한 문장 몇 개와 사진으로 조작한 것이다.

사진 속의 인물은 IOC 대변인 마크 아담스(Mark Adams)가 맞다. 구글에 'IOC spokesman'으로 이미지 검색을 하면 제일 처음 나오는 사진이 바로 위의 사진이다. 마크 아담스 IOC 대변인은 지난 20일 단일팀 여자아이스하키 엔트리 확대에 대해 "지금은 매우 특별한 상황이고, 특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하며 남북단일팀을 지지한 바 있다.

IOC spokesman이란 검색어로 1월 23일 검색했을 때 나오는 마크 아담스의 사진

그러면 실제 아담스 대변인은 저런 발언을 했을까? 실제 발언이라면 분명이 언론보도가 있어야 한다. 검색엔진을 통해 해당 내용을 검색했지만 비슷한 내용조차 나오지 않았다. 1월 20일 이후 공식적인 발언이 나온 것이 없다. IOC가 남북단일팀을 승인하고 지지한다는 것이 가장 최근 발언이다.

게다가 자세히 훑어보면 사용된 영어 단어가 엉터리임을 알 수 있다. 나경원 위원이 IOC에 보낸 항의 서한을 블랙 메일(Black mail)이라고 제목에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black mail'은 일반적으로 띄어쓰지 않고 붙여쓰며 '공갈ㆍ협박'을 의미한다. 생뚱맞다. 보통 서한은 letter로 표기되며 항의서한은 complaint letter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코리아헤럴드 영문 기사도 'complaint letter'라는 표현을 썼다.

또 영어문법도 전혀 맞지 않고 주술관계가 틀렸다. 예를 들면, 'It is not worth' 다음엔 동명사(do+ing)가 쓰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수동태 surprised의 주어는 놀라게 되는 당사자(I or We)가 와야 하는데 이 문장에서 주어는 it이다. 한번만 주의 깊게 읽으면 얼마나 엉터리 문장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2012년 종편에 출연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촉구하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이런 조작 게시물까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나 위원에 대한 급격한 여론악화가 있다. 나 위원은 지난 1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남북 단일팀이 올림픽 헌장을 위반한 것이라는 서한을 보내 논란이 됐다. 나 의원은 “여자 아이스하키팀 단일팀 구성을 위해 최종엔트리를 확대하는 것은 올림픽 헌장 취지인 공정한 경쟁에 배치되는 일이라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런데 나 위원은 2012년엔 "평창올림픽에 북한의 참여를 요청했고 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일때는 북한 참가를 요청하다 야당이 되니 북한 참여에 부정적인 되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이자 국민들 분노가 터진 것이다.

나 위원이 IOC에 서한을 보낸 다음날인 20일에 '나경원 의원 평창올림픽 위원직을 파면시켜주세요'라는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 사흘만인 22일 동의자가 10만명을 돌파했으며 23일에는 20만명을 돌파했다. 동의자가 20만명이 넘을 경우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답변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나경원 위원 파면권한이 없다.

뉴스톱의 판단

마크 아담스 IOC 대변인은 남북단일팀이 올림픽 헌장을 위반한 것이라는 나경원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의 항의서한에 답변한 적이 없다. IOC는 개별 국가의 정치적 공방에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게다가 해당 게시물의 영어 내용을 확인한 결과, 문법과 뜻이 맞지 않는 엉터리 글이었다. 누가 만들었든 내용은 거짓이다.

김준일 팩트체커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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