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이윤택, 문재인 정부 특혜?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8.03.05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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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성폭력도 무죄가 될까요? 강기갑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3.1절 보수집회에 참석했다는 루머는 사실일까요?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킹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JTBC 방송화면 캡처

 

1. 올림픽 폐회식 남북한 따로 입장 두고 ‘중앙 vs JTBC’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개회식과 달리 남북한이 따로 입장한 것에 대해, 중앙일보의 보도를 JTBC가 팩트체킹했다고 노컷뉴스가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26일자 지면에 <남북 따로 국기 들고 입장한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인터넷 판에는 <南 태극기, 北 한반도기...폐회식 남북 '따로국밥' 입장 왜>라는 제목을 달았다.

"개회식과 달리 폐회식에서 남북이 따로 입장한 건 남북 선수단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

중앙일보는 대한체육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북한 선수에게 지급했던 경기용 장비는 미·캐나다산인데, 이는 UN 안보리 제재 대상이기 때문에 북측에 반납을 요구했다가 관계가 서먹해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같은 날 JTBC는 ‘팩트체크’ 코너를 통해 중앙일보 기사를 반박했다.

JTBC는 ‘남북의 갈등 상황’은 사실이 아니라며, “단일팀의 북한 선수들이 사용한 장비는 우리가 제공한 게 아니라 지난 1월 남북과 IOC의 협상 결과에 따라 IOC가 지급했다”, “이는 북측과 IOC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또 평창 대회 남북 공동 입장은 개막식에 대한 사전 합의만 있었다고 밝혔다.

JTBC는 “폐회식에서도 남북이 공동으로 입장하려면 사전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평창 대회의 경우 개막식은 합의 대상이었지만 폐막식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IOC 규정상 개막식은 ‘국가별 입장’이 원칙이지만, 폐막식은 ‘자율 입장’이 원칙으로, 먼저 참가국의 깃발이 들어온 뒤 선수들은 특별한 순서 없이 국적과 무관하게 뒤섞여 들어오게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2. ‘블랙리스트’ 이윤택, 문재인 정부 특혜?

최근 성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난 연희단거리패 전 예술감독 이윤택씨가 문재인 정부의 특혜를 받았다는 최근 루머와 관련해 서울신문에서 팩트체킹했다.

실제로 이윤택씨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은 2016년 1억 4482만원에서 지난해 4억 4600만원으로 3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예술인사 정부 지원 내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씨는 2016년 총 4건의 사업에 대해 1억 4482만원, 지난해 6건에 4억 4600만원의 문예기금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지원받았다.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1호로 알려진 이씨의 지원금이 실제로 1억원 중반대에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에는 4억원 중반대로 대폭 늘어난 셈인데, 지원받은 사업들이 최종 결정된 시점과 비교하면 다른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에 결정된 이씨의 지원금은 지난해 2월 8일 아동시설순회사업(9100만원)과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2억원), 2월 28일 연극창작산실 올해의레퍼토리(6000만원), 3월 15일 방방공곡 문화공감 우수공연프로그램(4000만원) 등 3억 9100만원이었고, 문 정부 출범 후 지원된 건 같은 해 7월 14일 특성화극장운영(4000만원)과 10월 10일 창작활성화 지원(1500만원)으로 두 건 5500만원에 불과하다.

앞서 이씨는 자신이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주장했는데, 실제 지원금 결정과 집행 과정을 보면 블랙리스트와 상관없이 상당한 규모의 지원금을 매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오태석 연출가도 지난해 7건, 4억 87만원을 지원받았다. 지난해 연극 장르에 배분된 문예기금 수령자 중 두 연출가는 늘 상위권에 있었다. 연극계 유력인사인 이씨와 오씨에게 정부 지원금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문체부는 성폭력 가해자로 확인된 이들과 관련 단체 사업에 대해 올해부터 지원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3. 사랑했다면 성폭력도 무죄?

‘미투’운동으로부터 불거진 성폭력 논란에 휩싸여 나온 사과문 가운데, ‘연애’,‘사귀는 관계’,‘서로 간의 호감’ 등의 단어가 등장했다. 남녀가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행위로 이른바 성폭력 범주에 들어갈 수 없다는 주장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호감 또는 사귀는 관계에서 발생한 성폭력은 문제가 없는지 아시아경제에서 팩트체킹했다.

이성과 사귀는 관계 또는 부부 사이라 할지라도 현행법은 상대자 의사에 반해서 성폭력을 하는 행위는 처벌하고 있다.

피해 여성들이 실제로 이들의 주장 그대로 연인이었다면 이는 명백한 ‘데이트 폭력’에 해당한다. 한국여성의전화가 2016년 발표한 ‘데이트 폭력 피해 실태조사 결과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여성 10명 중 6명은 데이트 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력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는 응답이 29.3%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데이트 관계에서 성폭력과 성관계가 구분되지 않고, 성폭력 피해자가 수치스러워해야 할 일이라는 잘못된 통념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조사 기관은 분석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한 사람은 233명에 이르고, 2016년 기준 데이트폭력으로 경찰에 검거된 사람은 모두 8,367명에 달했다.

부부관계의 경우도 배우자 의사에 반하는 성폭력은 처벌을 받는다. 2013년 5월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부인을 흉기로 위협한 뒤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강 모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신상 정보를 7년간 공개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10년간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이는 부부 사이에서도 강간죄가 인정된다고 본 최초의 판결로 함께 사는 부부라도 서로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연인 또는 부부 사이라 할지라도 본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경우 모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4. 통합진보당 강기갑 전 의원이 3.1절 보수집회 참석?

미디어오늘이 갑자기 보수인사로 둔갑하게 된 강기갑 전 의원의 사례를 통해 가짜뉴스의 확산과정을 짚어보았다.

뉴라이트 인터넷신문 ‘뉴데일리’는 지난 1일, ‘3.1절 행사 참석하는 강기갑 전 의원’이라는 제목의 사진뉴스를 내보냈다.

사진 아래에는 “강기갑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3.1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광화문 광장에는 99돌 3.1절을 맞아 기독교가 주도하는 국가회복 범국민대회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이 사진은 “강 전 의원이 보수집회에 참석한 변절자가 됐다는 주장”과 함께 SNS를 통해 전파됐다.

이 기사로 인해, 강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주사파라 부르고,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극우보수 집회에 참석했고, 진보에서 보수로 전향한 인사가 돼버렸다.

특히 SNS 게시물에는 강 전 의원이 지난해 일요신문과 인터뷰한 내용 가운데 일부가 첨부돼 확산됐다. 강 전 의원은 경남 사천에서 농사를 짓다가 우연히 미보고 유익균을 발견하고 미생물 유기농법을 활용한 관행농법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13일 일요신문과 인터뷰에서 미생물에 대해 연구하면서 자신의 정치관도 성숙했다는 견해를 밝힌 적이 있다.

“지금 난 자유한국당이 밉지 않다. 결국 서로 정리하고 함께 가야 한다. 절대 진보와 민주 하나 만으론 성공하기 힘들다. 진보와 합리적 보수가 함께 가야 한다. 과거의 강기갑과 지금의 강기갑은 다르다. 예전의 나였으면 씨를 말렸어야 하지만 이제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며,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도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밝힌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난 자유한국당이 밉지 않다”는 부분만 따로 떼네어 사진기사와 붙여놓으니, 강 전 의원이 보수단체의 3.1절 행사에 참석하고 뉴데일리와 “자유한국당이 밉지 않다”고 인터뷰한 것처럼 돼버린 것이다.

미디어오늘의 확인결과 강 전의원의 보수집회 참석은 사실이 아니었다.

강 전 의원이 그날 광화문 광장에 있었던 것은 맞지만, 보수단체가 주최하는 3. 1절 행사가 아니라 'GMO없는 바른먹거리 친환경유기농' 행사장에 가는 길이었다. “‘먹거리 독립선언’행사를 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쪽에 정식 허가 받고 공간을 확보했는데, 보수단체들이 대형 스피커로 떠드는 바람에 본 행사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이 밉지 않다고 밝힌 것은 “보수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진보당 사태 때 내부의 패권적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우리의 들보를 보여줘 놓고 자유한국당을 호통 치는 게 부끄러웠다. 미워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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