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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정봉주 '알리바이'는 입증 안됐다'주장과 사실'을 구분해 재구성한 정봉주 23일 행적

기억은 불완전하다. 일주일 전 일을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물며 6년 3개월 전 일을 시간대별로 정확히 기억한다는 것은 기적이거나 혹은 거짓이다.

정봉주 전 의원과 인터넷언론 프레시안이 진실을 놓고 대립중이다. 정봉주는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프레시안 포함 5개 언론사 6명 기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허위사실에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프레시안도 추가 폭로를 예고했고 명예훼손 맞고소를 준비중이다.

양측의 주장은 대립한다. 정봉주는 2011년 12월 23일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간 적이 없고 성추행 의혹 제기자인 A씨를 만난 적 없다고 주장한다. 프레시안은 A씨와 여러 증인을 동원해 정봉주가 호텔에 갔고 A씨를 성추행했다고 주장한다.

앞서 얘기했듯이 기억은 불완전하다. 그래서 기억에 의존한 양측의 진술은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정봉주의 23일 행적'이란 집을 짓기 위해서는 확실한 팩트로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주장이라는 서까래와 지붕을 얹어야 한다. 확실한 팩트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정봉주와 미권스 전 카페지기 '민국파' 정대일씨의 관계, A씨와 프레시안 서어리 기자와의 관계는 이 기사에서 다루지 않는다. 이 기사는 양측의 진술 중 '확인된 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분리해 정봉주의 당일 행적을 재구성하고자 한다. 정봉주 성추행 의혹과 관련된 모든 기사와 보도자료를 참고했다.

*행적 재구성을 위해 확인해야 할 사안

1. 정봉주는 22일에 나꼼수 녹화를 했다고 말했으나 다른 증거는 23일 낮 녹화를 가리킨다.

3월 9일 정봉주 첫 입장발표 보도자료 캡쳐

정봉주는 3월 9일 첫번째 입장발표 보도자료(이하 1차입장)에서 22일 밤부터 23일 새벽까지 나꼼수 녹음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봉주는 23일 행적에 대해 민변 변호사와 회의 및 점심-을지병원 어머니 병문안-나꼼수 멤버와 차-명진스님 방문-나꼼수 멤버와 식사로 설명하고 있다. 1차입장 이후 정봉주는 나꼼수 녹음을 더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그런데 기록은 나꼼수 녹음을 23일로 가리키고 있다. 2011년 12월 27일 방송된 나꼼수 호외방송은 시작에서 "이 호외는 정봉주 전 의원의 대법원 징역 확정 판결로부터 하루 뒤인 12월 23일 금요일 낮 12시에 녹음된 것입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2011년 12월 23일 오후 7시 21분에 게제된 <나꼼수 정봉주 26일 수감 23일 마지막 방송 녹음>이라는 한겨레 기사는 "오후 1~2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건물 지하에 있는 녹음실에서, 정 전 의원과 함께 하는 마지막 방송의 녹음을 끝냈다"고 밝히고 있다. 22일 밤 녹음은 정봉주의 기억이고 23일 낮 녹음은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녹음을 했다는 23일 낮 시간대는 다른 사건과 충돌한다. (녹음 시간 의문은 뒤에 다시 언급한다.)

2. A씨는 23일만 언급했고 성추행당한 구체적인 시간을 언급하지 않았다.

첫 기사 <나는 정봉주 전 의원에게 성추행 당했다>를 보면, A씨는 구속수감 사흘 전인 12월 23일에 렉싱턴 호텔에서 정봉주를 만났다고 했다. 만난 시간은 없다.

'나는 정봉주 전 의원에게 성추행 당했다' 기사 캡처

정봉주의 1차입장 발표를 들은 뒤 A씨는 <피해자 "정봉주 해명 참담... 미투 언급 어이 없다"> 기사를 통해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를 더 기다려야 했다"며 "정작 만난 시간은 20분 정도도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정확히 만난 시간을 명시하지 않았다. 즉 A씨는 정확히 몇 시에 정봉주를 만났는지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3. A씨가 주장하는 둘의 만남시간이 23일 오후 3~5시란 것은 정봉주의 추정이다.

정봉주는 3월 12일 두번째 입장발표 기자회견(이하 2차입장)에서 23~24일 본인의 행적에 대해 설명한다. 정봉주는 A씨가 만났다는 시간을 오후 3~5시로 특정한 뒤 그 시간대의 알리바이를 설명한다. 오후 3~5시의 근거는 ▲본인이 차를 마시자고 했는데 그 때가 호텔 레스토랑 티타임 시간 ▲A씨가 일산 친구집에 도착했을 때 해가 다 저문 상태(여의도에서 일산까지 지하철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주장)였다.

정봉주 두번째 입장발표 보도자료 캡쳐.

하지만 만난 시간이 오후 3~5시가 아닐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 티타임이 아니라도 레스토랑에서 차를 마실 수 있으며 A씨가 정봉주를 만난 뒤 바로 일산으로 갔는지,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내다 일산 친구집에 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후 3~5시라는 정봉주 주장은 추정일 뿐이다. 정봉주가 그 시간대에 다른 사람을 만나도 알리바이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4. 정봉주는 23일 오후 2시 30분 즈음에 명진스님을 만나고 있었다.

2차입장 발표 직후 기자회견장 밖에서 진행된 기자와의 질의 응답에서 정봉주는 "을지병원 갔다가 다시 홍대로 온 것이 2시에서 2시반 사이"라고 말했다.

'정봉주 23일 3시에서 5시 사이 만난 적 없어' 기사 캡쳐.

오후 2시30분쯤 정봉주와 명진스님이 만난 것은 당시 명진스님 행적을 기록한 블로그에서 확인된다. 시간 오차를 감안하더라도 오후 2~3시 사이에 만난 것으로 보인다.

5. 민국파는 오후 1~2시쯤 정봉주가 렉싱턴 호텔에 갔다고 주장했지만 입증할 증거가 없다

프레시안은 <정봉주 측근, "그는 12월 23일 렉싱턴 호텔에 갔다">는 기사를 3월 12일 내보냈다. 당시 정봉주 팬클럽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 카페지기였던 닉네임 '민국파'(이후 정대일이란 실명을 공개했다)는 22~26일 나흘간 정봉주를 계속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봉주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23일 점심 무렵에 들었고, 병원에 가서 어머니를 뵙고 금방 나와 다시 합정동으로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동 중 정봉주 지시에 따라 목적지를 바꿔 렉싱턴 호텔에 도착한 것이 23일 오후 1~2시쯤이었다.

'정봉주 측근 그는 12월 23일 렉싱턴 호텔에 갔다' 기사 캡쳐

민국파가 호텔 바깥에서 정봉주를 기다린 시간은 30~40분 정도다. 호텔에 1시에 도착했을 경우 호텔에서 떠난 시간은 1시 30~40분, 2시 도착이면 떠난 시간은 2시 30분에서 40분 사이다. 여의도에서 합정동까지 차로 10~15분쯤 걸린다. 호텔에 들르고도 충분히 명진스님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데 이 주장은 민국파의 일방적 주장이며 입증할 물증이나 기록은 없다. 정봉주는 12일 밤 세번째 입장발표 보도자료(이하 3차입장)에서 민국파와 일정을 함께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6. 민국파가 23일 오후 2시 17분에 올린 카페공지글이 정봉주 알리바이를 입증하지 않는다.

정봉주는 3차입장에서 민국파의 주장을 반박하며 민국파가 자신과 같이 있지 않았다는 증거로 당시 미권스 카페에 올린 민국파의 글을 꺼내보였다. 민국파는 23일 오후 2시 17분에 미권스 카페에 공지글을 올렸는데 복잡한 서식과 색깔을 사용했다. 모바일로는 작성할 수 없는 것이기에 PC를 이용했고 자신을 기다리는 차에서 이 글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이 정봉주의 주장이다.

카페지기 민국파가 2011년 12월 23일 오후 2시 17분에 올린 카페 공지글 캡쳐

하지만 민국파는 13일자 '민국파 "모든 일정 함께한 내가 23일만 없었다고?"' 기사에서 "다른 수행원의 노트북을 빌려 수행 도중 종종 카페 상황을 체크하고 긴급한 공지나 제안을 올리곤 했다"고 말했다. 민국파 주장대로 카페글이 민국파의 정봉주 수행을 부인할 수 있는 증거는 아니다. 정황증거(2차입장에서 24일에 민국파와 같이 있었다고 밝힘)를 볼 때 민국파가 23일에도 정봉주를 수행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민국파의 정봉주 수행과 민국파 발언의 진실성은 별개의 문제다.

7. 정봉주가 공개한 모친의 병원기록지가 정봉주 알리바이를 입증하지 않는다.

정봉주는 3차입장에서 모친의 병원기록지를 공개했다. 23일 오후 12시 17분에 응급실에 입원했고 오후 1시쯤에 병실에 입원했다.

정봉주 전 의원이 공개한 어머니 병원 기록. 내원 시간은 12시 17분, 입원은 오후 1시로 적혀 있다.

응급실 면회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봉주는 오후 1시 이후에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정봉주는 "1시를 훌쩍 넘은 시간에 병문안을 해 아무리 빨리 마치더라도 2시 이전에 여의도 호텔까지 이동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민국파는 "정봉주 어머니를 방문했다가 바로 빠져 나와 이동했다"고 말했다. 민국파 말대로 어머니 면회가 정봉주의 알리바이를 입증하지않는다. 병문안 시간이 짧을 경우 이동시간(을지병원에서 여의도 호텔까지 40~50분)을 감안하면 충분히 2시 전에 호텔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봉주 의혹 진실공방 점입가경... 호텔 안 가 vs 내가 수행 기사 캡쳐

7. A씨는 당시 정봉주가 보냈다는 문자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0시, 예약자명 000'중 시간만 기억을 못하거나 안 밝히고 있다.

A씨의 기억은 불완전하다. 3월 12일 <피해자 "만난 적 없다? 거짓말입니다">기사에서 A씨는 "제가 렉싱턴 호텔 1층 카페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정 전 의원이 저에게 문자로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0시, 예약자명 000'이라고 문자를 보내왔기 때문입니다"고 말했다. 그런데 A씨는 정봉주를 만났다는 시간은 밝히지 못하고 있다. A씨에게는 시간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고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현재 논쟁이 정봉주의 알리바이로 번진 이상 시간이 성추행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A씨의 증언만으론 성추행을 밝힐 결정적 증거가 되지 못한다.

위 사실을 감안하고 주장과 팩트를 분리해 23일 정봉주 행적 타임라인을 그려봤다.

팩트와 주장에 근거해 그린 정봉주 23일 동선.

A. 정봉주가 주장하는 동선

오전에 민변과 회의한 뒤 식사를 하다가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정봉주가 공개한 의료기록에 따르면 모친 응급실 이동은 12시 17분, 병실 입원은 1시쯤이다. 출발시간은 정확하지 않지만 합정-노원 이동시간은 대략 40분이다. (평일 낮 시간 카카오지도에서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삼았다)

정봉주는 "1시를 훌쩍 넘긴 때"에 어머니를 면회했다. 언제 병원에서 합정으로 출발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2시에서 2시 30분 사이에 합정에 도착한 것으로 볼 때 1시 20분에서 50분 사이에 병원을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나꼼수 멤버 및 명진스님, 진선미 의원과 같이 있었으며 사진을 찍은 것이 확인됐다.

B. 프레시안(민국파)이 주장하는 동선

오전에 민변과 회의를 했고 점심 무렵에 정봉주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 1시 전에 병원 근처에 도착했는데 입감일이 결정되지 않아 주변에서 대기하다 26일로 결정된 뒤 올라갔다. 병문안 뒤 바로 나왔다. 합정동으로 이동하는데 정봉주가 여의도 렉싱턴 호텔로 가야 한다고 해서 방향을 틀었다. 도착 시간은 오후 1~2시경이다. 차에서 기다린 시간은 30~40분 정도였다. 이후 일정은 정봉주의 기억과 동일하다.

C. 나꼼수 녹음을 포함한 네티즌 주장 동선

일부 네티즌은 정봉주 동선 팩트체크를 직접 했다. 정봉주의 나꼼수 녹음을 사실이라는 전제로 한 검증이었다. 정봉주는 낮 12시에 녹음을 시작해 오후 1시에 끝냈다. 이후 을지병원으로 이동-병문안-홍대로 이동-명진스님 만남이라는 시간대를 재구성했다. 이 네티즌의 결론은 정봉주가 녹음을 했을 경우 렉싱턴 호텔에 갔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 어떤 방식으로 해도 프레시안이 주장하는 시간대가 안 맞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녹음 시간대별로 경우의 수를 따져봤다.

① 나꼼수 녹음을 12시에 시작한 경우

오후 1시에 녹음이 끝이 난다. 바로 이동하면 오후 1시 40분쯤 병원에 도착한다. 10분 병문안하고 1시 50분에 출발하면 2시 30분에 명진과 가까스로 만날 수 있다. 문제는 정봉주가 1차입장에서 22일 나꼼수를 녹음했다고 말한 이후 한번도 나꼼수 녹음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민국파 역시 23일 정봉주 일정 중 나꼼수 방송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정봉주와 민국파 두명의 기억이 모두 잘못됐거나, 아니면 녹음일시가 잘못됐거나다.

②나꼼수 녹음을 12시에 끝낸 경우

오전 11시에 녹음을 시작했다는 전제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어머니가 쓰러졌단 소식을 듣고 이동하는 동선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데 정봉주는 1차입장에서 "오전에 민변 사무실을 방문하여 변호사들과 회의를 하고 점심식사를 하였다"고 말했다. 민변 사무실은 서초동에 있지만 일관되게 진술되는 장소는 홍대인근(합정동)이다. 민국파의 증언도 일치한다. 즉, 민변 관계자와 만나서 식사를 하는 중이었거나 막 하려던 차에 어머니 병원행 소식을 들은 것이다. 12시에 녹음을 끝내고 이동하는 것은 시간상으론 가능하지만 23일 오전 시간대에 민변과 회의를 했다는 정봉주의 진술과 어긋난다.

③ 한겨레 기사처럼 오후 1~2시에 녹음했을 경우

오후 2시에 끝나서 바로 을지병원으로 이동하면 2시 40분에 도착한다. 얼굴만 보고 돌아온다 하더라도 홍대인근 도착 시간은 3시 20분이기 때문에 2시 30분에 명진스님을 만나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국 정봉주가 참여했던 나꼼수 녹음은 23일 낮에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정봉주가 23일 오전까지 입감날짜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의 동선을 감추기 위해 모처에서 나꼼수 녹음을 한다고 외부에 알렸을 가능성이 있다. 아니면 23일 낮 12시라는 시간은 녹음이 아닌 편집시간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기억보다 기록이 더 신뢰도가 높지만 이렇게 시간대가 충돌할 때는 일관되고 일치되는 진술을 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정봉주와 민국파는 일관되게 23일 일정에서 나꼼수 녹음을 언급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23일 낮에 녹음됐다는 위의 나꼼수 동영상(48분쯤)에서 정봉주는 "집안에 우환도 생겼어요. 어머님이 쇼크받아서 쓰러지셔 가지고"라고 말한다. '정봉주 징역 1년 확정 기념' 나꼼수 호외방송은 23일 낮 12시쯤이 아니라 23일 저녁 이후에 녹음됐다고 봐야 한다. (3월 15일 오전 9시 네티즌의 제보로 업데이트)

*23일 오후 1시 49분에 정봉주가 홍대에서 찍혔다는 사진 관련

SBS 이승훈 PD는 3월 13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정봉주와 나꼼수 멤버들이 홍대에서 오후 1시 49분에 같이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이 사실이라면 민국파의 주장의 신뢰성에 의문이 간다. 정봉주가 여의도에 머문 시간(A씨는 20분, 민국파는 30~40분 주장)과 여의도-합정 이동시간(10~15분)을 감안하면 1시 49분에 홍대에서 사진이 찍히려면 정봉주가 렉싱턴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20분 이전이어야 한다. 그런데 을지병원에서 출발한 시간이 명확치는 않지만 입원 기준으로 오후 1시라고 해도 20분만에 노원구에서 합정동까지 이동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승훈 피디 페이스북 캡쳐

문제는 정봉주의 주장도 논파된다. 정봉주는 "1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어머니를 면회했기 때문에 2시에 여의도에 있을 수 없다"고 말했는데 정봉주의 주장대로라면 1시 49분에 홍대에서 저 사진을 찍을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이 사진은 민국파와 정봉주 주장을 모두 부인하기 때문에 한쪽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증거로 쓰일 수 없다. (15일 오전 11시 30분 업데이트)

증거는 정봉주도, 프레시안도 지지하지 않는다.

정봉주 전 의원과 민국파로 알려진 정대일씨.

결국 정봉주와 민국파의 주장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병문안 시작 시점과 병원에서 머문 시간이다. 정봉주는 1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병문안을 했기 때문에 여의도에 갈 시간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민국파는 어머니 병문안이 몇 시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을 못하나 잠깐 보고 나온 뒤 1~2시쯤 렉싱턴 호텔에 도착했다고 주장한다.

만약 어머니가 오후 1시에 병실에 들어갔으니 1시 10분쯤 병문안을 하고 1시 20분에 나와 출발했다고 하면 오후 2시쯤 렉싱턴 호텔에 도착할 수 있다. 정봉주의 타임라인으로는 민국파의 주장(1~2시 사이에 렉싱턴 호텔에 도착)을 반박하지 못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증거는 정봉주의 알리바이(현장부재 증명)를 지지하지 않는다. 즉, 정봉주가 렉싱턴 호텔에 가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현재 증거가 정봉주가 A씨를 만났다는 사실을 증명하지도 않는다. 검찰이 당시 정봉주의 행적을 명확한 증거를 토대로 완전히 재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이 사건은 양측이 유력한 증거를 내놓지 않는 이상 지리한 진실공방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김준일 팩트체커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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