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MBC노조, 선거때마다 파업”주장은 사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8.03.23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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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를 퇴사하고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배현진 전 아나운서의 발언이 논란을 불렀다. 배 전 아나운서는 뉴스원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에 입문하게 된 동기, MBC에서 갑작스레 퇴사를 하게 된 배경 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된 것은 배 전 아나운서가 “MBC 노조가 선거 직전마다 파업하며 (특정)정치적 목적에 부합하고 있다고 생각해 노조를 탈퇴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MBC 노조는 정말 선거때마다 파업을 했을까?

 

SBS 방송화면 캡처

MBC 노조는 1996년 10월 10일 MBC 산하 전국 20개 단위노조가 합쳐져 전국문화방송노동조합으로 설립됐고, 2000년 11월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로 전환됐다. MBC 노동조합 홈페이지 ‘노동조합 활동사’와 노동조합 총파업특보’를 통해 확인한 1996년 10월 단일노조 설립이후 노조가 총파업을 한 사례는 총 9회다. 파업사례는 다음과 같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때 파업은 6번이다.

 

  • 1997년 1월 날치기 노동법 철폐와 노동악법 분쇄를 위한 파업
  • 1999년 7월 방송법 개악 분쇄를 위한 총파업
  • 2006년 6월 한미FTA 저지 언론노조 총파업
  • 2008년 12월 미디어법 제정 반대를 위한 언론악법 저지 언론노조 1차 파업
  • 2009년 2월 미디어법 제정 반대를 위한 언론악법 저지 언론노조 2차 파업
  • 2009년 7월 미디어법 제정 반대를 위한 언론악법 저지 언론노조 3차 파업
  • 2010년 4월 김재철 사장 퇴진 및 MBC 장악 진상 규명을 위한 총파업
  • 2012년 1월 공영방송 MBC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
  • 2017년 9월 블랙리스트 노조파괴 저리, 공정방송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총파업

 

다음은 선거일을 확인해보자. 한국의 선거일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정해져 있다.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의 경우, 대통령 선거는 그 임기만료 전 7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 국회의원 선거는 그 임기만료 전 5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로 하며,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그 임기만료 전 3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로 정하고 있다. 선거일 또는 선거일 전일이나 다음날이 공휴일일 경우, 그 다음 주의 수요일에 실시된다.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의 보궐선거나 재선거 등은 4월 마지막 수요일에 실시된다. 대통령의 궐위로 인한 선거는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60일 이내에 실시한다.

MBC노조가 출범한 이후 진행된 대통령선거는 다음과 같다.

  • 15대 대선 1997년 12월 18일
  • 16대 대선 2002년 12월 19일
  • 17대 대선 2007년 12월 19일
  • 18대 대선 2012년 12월 19일
  • 19대 대선 2017년   5월  9일

비슷한 기간에 진행된 국회의원 선출 총선은 다음과 같다.

  • 제15대 총선 1996년 4월 11일
  • 제16대 총선 2000년 4월 13일
  • 제17대 총선 2004년 4월 15일
  • 제18대 총선 2008년 4월  9일
  • 제19대 총선 2012년 4월 11일
  • 제20대 총선 2016년 4월 13일

또 같은 시기 치러진 지방선거는 다음과 같다.

  •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 1998년 6월  4일
  •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02년 6월 13일
  •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06년 5월 31일
  •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10년 6월  2일
  •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14년 6월  4일

배현진이 주장한 '선거 직전'이 어느 정도 기간을 말하는지는 알 수 없다. MBC 단일노조가 출범한 1996년 10월 이후 9차례의 총파업 가운데 선거를 6개월 이내 앞두고 파업한 사례는 두 차례가 있다. 2010년 4월에 진행된 김재철 사장 퇴진 및 MBC 장악 진상 규명을 위한 총파업이 6월 2일 진행된 지방선거보다 2개월 앞서 진행됐고, 2012년 1월 공영방송 MBC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은 4월 11일 실시된 19대 총선 3개월 전이었다.

그런데 공직선거법 33조에 따르면 선거기간은 투표일 기준으로 대통령선거는 이전 23일,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는 이전 14일이다. 투표일 전 공식 선거기간을 기준으로 한다면 투표를 두 달 혹은 석 달 앞서 시작된 파업이 '선거직전 파업'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배현진은 MBC노조가 정치적 목적을 이유로 선거 직전마다 파업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파업기간과 선거시기를 비교하면 근거가 희박하다.

배 전 아나운서는 MBC 재직시절인 2012년 5월 29일 사내 게시판에 파업 중단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며, “내게 가장 준엄한 대상은 시청자뿐이다”고 밝혔다. 파업을 중단하고 나홀로 업무에 복귀한 배 전 아나운서는 2011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MBC 역대 최장인 6년 8개월 동안 뉴스데스크 앵커로 활동했다. 이 기간에 MBC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고 2017년 9월에는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2%대를 기록해 MBC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도하락의 상징이 되었다. 

배 전 아나운서는 입당하자마자 자유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직을 맡았고, 6월 13일 전국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보궐선거 송파을 지역구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다. 이 발언은 본인을 희생자로 포장해 동정표를 유발하고 노조의 '음모'를 강조해 보수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  

 뉴스톱의 판단

거짓 배현진 전 아나운서는 “MBC 노조가 선거 직전마다 파업하며, 정치적 목적에 부합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파업시기와 선거시기를 확인해보면, 1996년 단일노조 설립후 아홉 번의 파업 가운데 선거와 가장 근접한 시기는 2달 전과 3달 전이 1회씩 있었고, 나머지는 최소 선거 6개월 전이었다. 법적인 공식선거운동기간을 고려하면 배 전 아나운서의 발언은 근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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