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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한국의사 연봉 일반직장인 5배의협의 '문재인케어' 반대 계기로 알아본 의사 연봉 수준

대한의사협회가 '문재인케어' 저지 총력전을 선포했다. 새로 선출된 최대집 의협회장은 "감옥에 갈 각오로 투쟁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의사협회는 4월 5일 주요 일간지에 문재인케어 반대 광고를 게재하며 여론전에 들어갔다. 문재인케어가 환자의 치료선택권을 박탈하고 최선의 진료를 받는 것을 법으로 막고 있다는 내용이다.

의협이 환자의 치료선택권을 얘기하고 있지만 결국 핵심적인 쟁점은 '돈'이다. 지난해 11월 의협회원 대상 조사 결과 의사 77%가 "문재인케어 반대"로 응답했다. 수가 정상화 없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지난해 12월 국민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9.5%가 "보장확대에는 찬성하지만 추가부담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료보험의 보장범위를 넓히기 위해선 돈이 더 필요하다. 누군가는 부담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의사들은 그게 의사직군이 될 것으로 생각해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개원의 상당수는 "병원 운영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반대측에선 "고소득층의 집단이기주의"라며 비판하고 있다. 의사들은 평균적으로 얼마를 벌고 있을까? 의사들의 호소가 정말 설득력이 있는지 뉴스톱이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를 통해 의사들의 평균 수입을 알아봤다.

'페이닥터' 평균 연봉 1억6000만원 안팎

의사라고 다 같은 의사가 아니다. 고용형태와 수련정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본인이 직접 병원을 운영하는 개원의, 월급을 받는 봉직의(페이닥터)는 수입이 다르다. 일종의 자영업자인 개원의의 경우 잘 버는 사람은 한해 수억원이 넘는다. 반면 봉직의는 비교적 급여편차가 적다. 소위 '시장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턴(수련의) 혹은 레지던트(전공의)냐 일반의냐, 전문의냐에 따라 연봉 차이가 크다. 결국 각각의 데이터를 통해 전체 수준을 추론할 수밖에 없다.

가장 파악하기 쉬운 것은 월급쟁이 의사인 봉직의 평균 소득이다. 지난 3월 13일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국민 보건 의료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보건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봉직의)의 월 평균 임금은 1300만원 정도로 연봉으로 환산하면 1억5600만원이다. 2011년 1006만7731원에서 해마다 평균 5.3%씩 증가해 2016년에 1304만원6639만원이었다. 일반 직장인 평균보다 4.6배 높다.

또, 2014년 보건복지부가 국회예산정책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종합병원 의사의 평균 연봉은 1억6500만원이었다. 근로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 소재 병원 의사는 2억원이 넘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공개한 같은 해 일반 근로자의 평균 임금 3234만원에 비해 5배가 넘는다. 의사 연봉은 2008년 1억2200만원에서 2010년 1억3500만원, 2012년 1억5400만원 등으로 매년 올랐다. 특히 울산과 경상남도에 위치한 종합병원 의사 평균 연봉은 각각 2억6300만원, 2억1200만원으로 2억 원이 넘었다. 일반 근로자 대비 임금 상승률도 높았다. 의사 연봉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연평균 5.2%씩 늘었는데 같은 기간 일반 근로자의 평균소득 증가율은 3.2%에 그쳤다. 지방 소재 중소병원보다 서울 등의 대도시 대형병원의 급여 수준이 낮은 이유는 일반적으로 지방보다는 대도시를 선호하는 이유도 있지만, 다수의 대형병원은 '전공의 수련병원'으로 인턴이나 레지던트 등의 급여를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면 개원의는 얼마를 벌까? 의사직군 연봉 데이터가 따로 집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알 수가 없지만, 평균적으로 봉직의보다 약간 많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봉직의보다 수입이 떨어지면 굳이 개업을 할 이유가 적기 때문이다. 봉직의가 아닌 비급여 전문 개업 의사의 연봉 수준은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급여 진료를 많이 하는 정형외과나 피부과, 의사를 구하기 힘든 지방 병원의 경우 연봉은 2억~3억원 수준이다. 다만 개원의 수입은 개인 편차가 큰데다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젊은 의사들은 돈을 많이 벌지 못하기 때문에 연봉 3억원은 상당수 의사에게 체감되지 않는 수치다.

전공의, 하루 15시간 근무해 연봉 4000만원

의사면허 소지자의 80% 이상은 인턴(1년)과 레지던트(4년) 과정을 거쳐 정형외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의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다. 이들은 '전공의'로 불리며, 피교육자이면서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사이다. 다만 인턴은 보통 수련의로 불리며 레지던트를 전공의라 부른다. 의사면허를 취득하자마자 개업하는 의사는 보통 ‘일반의’로 구분한다. 주로 지역에서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하게 된다. 대한의사협회의 전국회원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에 수련 중인 전공의는 총 1만5070여 명으로, 이는 한국의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체 의사의 약 15%에 해당한다.

인턴과 레지던트도 엄연히 의사면허가 있고 언제든 개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련과정에 있지만 적지 않은 급여를 받는다. 급여 수준은 소속된 수련병원에 따라 2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해 65개 수련병원 인턴·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 전국 병원 수련환경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연봉은 평균 4035만원 (실수령액 기준, 세전 기준 약 4650만원)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의료시스템에서 ‘전공의’는 최악의 근무환경으로 악명이 높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발표한 2016년 5월 발간한 ‘전공의 수련업무 현황 조사 : 수도권 병원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당시 전공의들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101.9시간으로, 인턴은 112.8시간, 레지던트는 98.4시간이었다. 전공의는 휴일없이 하루 평균 15시간 정도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2016년 12월 23일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일명 전공의 특별법)을 시행했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근무시간을 주당 80시간으로 제한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지만, ‘80시간 근무시간’에 관한 부분은 인력 확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료계 요청을 반영해 1년 유예됐다.

의사들, 직장인 평균연봉 5배로 상위 1% 해당

지난 해 1월 20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한국납세자연맹의 ‘연봉 탐색기’서비스에 따르면, 국내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3172만원(세전 기준), 중간 연봉은 2225만원이다. 평균 연봉은 전체 근로자의 연봉을 모두 더한 값을 근로자 수로 나는 값이지만, 소수에게 소득이 집중됐을 경우 왜곡된 수치가 나올 수 있다. 이에 비해 ‘중간 연봉’은 모든 근로자를 연봉 순서로 일렬로 세웠을 때 가운데 있는 근로자의 연봉을 의미한다. ‘대한민국 평균 직장인은 얼마나 벌까’라는 질문에 적합한 개념이다. 평균 연봉(3172만원)을 받는 직장인은 상위 37%정도로 중간 이상이고, 상위 1% 기준은 1억3500만원이다. 의사 연봉은 일반 직장인 평균의 5배를 넘는다.

또, 2016년 11월 발표한 한국노동연구원의 ‘최상위 소득 집단의 직업 구성과 직업별 소득 분배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 상위 1%에 들어가는 기준은 연간 소득 1억2000만원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소득 상위 1% 중 의사 평균 연봉이 2억원을 넘어 1위를 차지했다. 어떤 기준을 봐도 의사 수입은 대한민국 상위 1%에 속한다는 의미다.

의사면허 소지자들이 자동으로 가입되는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에 등록된 회원, 즉 국내의 의사면허 소지자는 12만1800여 명이다. 가장 최근인 2016 전국의사조사에 따르면 현업에 있는 의사의 92.8%는 환자를 직접 진료하고 있었고, 나머지 7.2%는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는 정책기관이나 연구기관 등에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역별 구성 비율은 개원의 39.1%, 봉직의 34.1%, 교수 16.0%, 전공의(인턴) 6.8%, 공보의 1.3% 등이었다.

한국 의사가 OECD국가 의사보다 몇 배 더 벌어

의사들은 5년의 전공의 과정 등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과 업무 강도를 감안하면 소득 수준이 높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의사들이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인만큼 이 정도 연봉이 매우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도 한다. 하지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의사는 평균적으로 일반 직장의 2~3배 정도를 번다. 그에 비하면 한국 의사의 연봉은 높은 편이라는 분석이다.

월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급여를 받는 일반의는 평균 근로자에 비해 1.6배(영국)~2.6배(칠레·멕시코) 벌었다. 전문의 자격을 따고 취업한 경우는 1.5배(폴란드)~4.3배(룩셈부르크) 수준이다. 어느 나라에서든 의사들은 일반 직장인보다 더 벌지만 한국은 그 차이가 더 크다. 물론 전공의는 노동시간에 비해 충분히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의료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 의사가 OECD국가 의사와 반드시 동일한 수준으로 맞출 이유도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 의사들이 다른 나라 의사들에 비해 돈을 더 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재인케어 실행으로 의사들은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걱정하고 있고, 국민들은 의료보험비가 오르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의료보험 흑자로 메울 수 있다고 하지만 화수분이 아니다.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의료보험 보장범위를 넓히려면 결국 누군가는 더 부담을 져야 한다. 그게 주로 의사가 될지, 국민이 될지, 아니면 모두가 골고루 나눠서 부담을 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송영훈 팩트체커  sinthegod@newstof.com  최근글보기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금강산 관광 첫 항차에 동행하기도 했고, 2000년대 초반 정보통신 전성기에는 IT 관련 방송프로그램들을 제작하며, 국내에 ‘early adopter’ 소개와 확산에 한 몫을 했다. IT와 사회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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