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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관람 후 남는 궁금증MCU에 대한 이해와 오역논란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역대급 기록으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는 스크린독과점 문제나 다른 마블 영화에서도 불거졌던 ‘자막오역’등의 논란도 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관련된 논란과 정보를 3회에 걸쳐 정리했다.

※ 현재 상영중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영화를 보신 후 일독을 권합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원작인 마블코믹스 '인피니티 건틀릿' 표지

<인피니티 워>는 원래 두 편으로 기획됐다

2시간 반 동안의 영화상영이 끝난 후 관객들의 표정은 복잡하다. 보통의 슈퍼히어로 영화와는 많이 다른 결말이기도 하고, 다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영화들처럼 쿠키영상을 통해 “다음 편도 봐야겠네”라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다음 편 언제 예매할 수 있지?”수준이다.

어벤져스 시리즈 세 번째, 즉 <인피니티 워>는 처음부터 두 편으로 기획됐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비롯해 MCU영화들의 제작사인 마블스튜디오는 2014년 10월 28일 ‘어벤져스’ 시리즈의 3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파트1, 파트2로 나누어 개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파트1’이 2018년 5월 4일,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파트2’가 2019년 5월 3일 개봉 예정이었다.

그러나 2016년 7월 마블스튜디오는 ‘어벤져스’ 시리즈의 3번째 작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2부작이 아니라, 1편으로 제작되며, ‘어벤져스’ 4번째 작품의 제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촬영일정도 두 편 동시진행에서 별도 진행으로 조정했다.

그러나 엔딩 크레딧과 쿠키 영상이 모두 끝난 뒤에 나오는 문구 “Thanos will return(타노스는 돌아온다)”에서 예고했듯이 두 영화는 내용상 연결되어 있다. MCU의 전작들에서 다음에 나올 다른 MCU영화들에 대해 궁금증을 던져주는 ‘떡밥 투척’수준의 연속성 혹은 연관성을 주로 보여준 반면, 어벤져스 3, 4편은 전편과 후편으로 연속된 영화인 셈이다. ‘압도적으로 가장 잘 만든 예고편’이라는 수식이 나오는 이유다.

다른 의견도 있다. 어벤져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발단-전개-위기-절정에서 끝나는 이야기 흐름이지만, 어벤져스의 상대인 ‘타노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를 갖는다는 것이다. 역시 ‘Thanos will return’이라는 마지막 문구와도 어울린다. 극중 어벤져스 혹은 다른 슈퍼 히어로와 타노스의 전투장면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캐릭터들도 관점을 타노스에 둔다면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다. ‘타노스 주인공’설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알아야 더 재미있는 것들

MCU영화들을 극장에서 감상하다 보면 종종 일부 관람객들만 웃음을 터뜨리는 상황을 만날 수 있다. MCU영화들에 대한 사전지식이 많거나 마블코믹스까지 섭렵한 ‘매니아’들일 확률이 높다.

마블스튜디오는 지속적인 팬들에 대한 배려를 영화에 담는 것으로 유명하다. 처음 MCU영화를 접한 관객들에게는 최대한 생소하지 않게 하면서도 오래된 팬일수록 반갑게 맞이하는 장면이나 상황을 극 중에 반영한다.

마블의 ‘창조주’로 일컫는 스탠리가 마블 영화마다 단역으로 등장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스파이더맨의 첫 출동장면에 버스기사로 등장하며 한 마디를 던진다.

등장하는 캐릭터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면 대사나 행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토르’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가 만나는 장면이 대표적인데, 가이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의 특성과 전작의 내용을 알고 있다면 훨씬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또 소니에서 만든 스파이더맨 전작들과 다르게 MCU에서는 수다스러운 스파이더맨 캐릭터 나오는데, 코믹스 원작과 가깝게 표현돼 원작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인피니티 스톤에 대한 이해도 MCU 전편들을 봤다면 훨씬 더 쉽다. CGV에서 인피니티 스톤을 설명하는 홍보영상을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MCU전작들과 연관된 장면은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타노스가 소울스톤을 얻는 장면에서 등장한 레드스컬은 <퍼스트 어벤져>, 타노스와 가모라, 네뷸라의 자세한 관계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토르가 등장하는 첫 장면은 <토르 라그나로크>를 봐야 이해가 쉽게 된다.

게다가 MCU전작들에서 뭔가 석연치 않게 지나갔던 장면들이나 상황이 후속편을 통해서 해소되는 경우가 많은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많은 부분이 설명이 된다. 가능하면 전작 18편을 다 보는 것이 영화를 더 풍성하게 만든다.

앞서 언급한 스파이더맨의 수다스러운 성격처럼 마블코믹스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장면도 있다. 제작스크롤이 다 끝나야 볼 수 있는 쿠키영상에서 닉 퓨리가 보낸 메시지에 뜬 로고는 캡틴마블을 상징한다. MCU에 새로 선보일 캡틴 마블은 마블코믹스에서도 강력한 슈퍼히어로 중에 하나다. 괴력의 소유자에 하늘을 날 수 있으며, 충격에도 잘 버틴다. 에너지를 흡수해 흘려보내는 능력도 있다. 브리 라슨이 캡틴 마블 역을 맡았으며 내년 3월 개봉 예정이다.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한 자막 오역 논란

2시간 반 동안의 영화상영이 끝난 후 관객들의 표정을 복잡하게 만든 이유 가운데 하나로 자막오역을 꼽는 이들이 있다. 주요 캐릭터인 닥터 스트레인지의 대사를 의도와 다르게 번역했다는 것이다. 많은 MCU영화들의 번역을 맡았지만 오역논란이 여러 번 있었던 작가에 대한 불만은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하게 만들었다.

외화의 번역 과정에서 오역 논란은 간간히 있어왔지만, MCU영화는 캐릭터의 특징과 전작과의 연계가 중요한 요소여서 특히 논란이 많은 편이다.

폭스에서 제작한 마블 영화인 <엑스맨-최후의 전쟁>에서 극 중 ‘매그니토’가 초능력을 잃어버리고 평범한 인간이 된 ‘미스틱’을 보고 “Such a shame. She was so beautiful”이라고 했는데, 이를 “맨얼굴 보니 완전 비호감이야”라는 유행어를 사용해 관람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하지만 원래 초능력자 그룹인 ‘뮤턴트’에 대해 우월감을 가지고 그룹을 이끌던 매그니토의 캐릭터를 무시한 대표적인 오역이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비롯해 여러 개의 논란이 있다.

첫 번째로 꼽는 것이 극의 결말을 다르게 해석하게 만들고 후속편에까지 논란을 끼치게 만든 번역이다. 타임 스톤을 가진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노스에게 납치되고 아이언맨과 스타로드 등이 상대하지만 아이언맨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닥터 스트레인지는 타임 스톤을 넘겨준다. 왜 그런 짓을 했냐는 아이언맨의 질문에 “We're in the end game now”라고 대답한다. 이때 우리말 자막은 “이제 가망이 없어”다.

결국 타노스는 6개의 스톤을 모두 찾아 전 우주의 생명 절반을 없앤다. 관객들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모든 것을 포기했고 결국 별다른 해결방법이 없이 타노스가 승리한 것으로 여기게 된다. 영화가 끝난 후 관객들의 어리둥절한 반응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end game’은 체스용어로 최종 회, 막판, 최종 단계를 뜻한다.

앞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타노스와 대결에 앞서 타임 스톤을 이용해 발생할 수 있는 14,000,605가지의 미래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그 중 딱 하나의 시나리오만이 승리로 이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전까지 지키려고 애쓰던 타임 스톤을 순순히 넘겨준다. 즉 대사 속 ‘end game’은 타노스를 이기기 위한 유일한 마지막 한 수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결말도 희망적이다. 이 같은 내용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제작한 조 루소 감독의 인터뷰에서 확인돼 영화에서 가장 심각한 오역으로 꼽힌다.

캐릭터의 성격을 바꾼 사례도 있다. 쿠키영상에서 닉 퓨리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현상을 접하며, 어딘가 연락을 하다가 자신도 사라지게 된다. 이 때 닉 퓨리가 한 대사는 “mother…”이다. 한글번역은 “어머니...”다. 하지만 전작에서 닉 퓨리의 특징을 나타내는 대사로 “motherf***”이 있다. MCU의 모든 전작에서 닉 퓨리의 어머니가 등장하거나 언급된 적이 없는 것을 감안하면 ‘motherf***’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젠장”, 혹은 “이런 ㅆ...”정도가 훨씬 더 자연스럽다.

이 두 사례는 외신에까지 소개됐다.

또 타노스가 타이탄 행성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설명하는 장면에서 자막에 따르면 타노스는 자신의 행성인 타이탄의 인구가 늘어나 자원이 고갈되자 인구의 반을 죽인다. 나머지 반을 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현재의 타이탄은 폐허의 모습이다.

극중 타노스의 대사에 따르면, 타노스의 고향 타이탄 행성은 타노스가 제안했던 인구의 절반을 죽이자는 해결책을 무시했고, 이후 타이탄은 멸망했다. 이를 통해 타노스는 전 우주의 생명의 반을 제거하는 데 집착하게 됐다.

이 밖에 처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을 만난 토르가 “타노스에게 내 백성의 ‘절반’이 죽임을 당했다”고 하는 부분을 번역하지 않고 넘어감으로써 토르의 동료인 ‘발키리’ 등이 살아있을 수 있는 여지를 알려주지 않았고, ‘캡틴 아메리카’가 ‘비전’을 희생시킬 수 없다며 한 “We don't trade lives”를 “친구를 버릴 수 없다”고 번역해, 타노스와 대치되는 캡틴 아메리카의 신념을 희미하게 만들었다. “생명은 거래할 수 있는 게 아니다”정도가 영화의 주제의식에 더 잘 어울린다.

오역, 성의 없는 번역 등 논란이 거세지자 작가의 해명이 기사화되기도 했다.

송영훈 팩트체커  sinthegod@newstof.com  최근글보기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금강산 관광 첫 항차에 동행하기도 했고, 2000년대 초반 정보통신 전성기에는 IT 관련 방송프로그램들을 제작하며, 국내에 ‘early adopter’ 소개와 확산에 한 몫을 했다. IT와 사회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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