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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사퇴 처리로 갈등 커지는 이유 뭘까

6·13 지방선거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현역 국회의원들 가운데 현재까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의원은 총 4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양승조(충남 천안병, 충남도지사 출마)·박남춘(인천시 남동갑, 인천시장 출마)·김경수(경남 김해을, 경남도지사 출마) 의원과 자유한국당 이철우(경북 김천, 경북도지사 출마) 의원이 지자체장 출마를 위해 국회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이지만, 5월 임시국회가 공전 상태여서 사퇴 처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난항이 예상된다. 오는 14일까지 사직 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지역구에 재보궐 선거 선거구 획정이 어려워져 내년까지 국회의원 공석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한 사실을 <뉴스톱>이 팩트체크했다.

사직서 내고 본회의 의결돼야 국회의원 사퇴…폐회 중일 때는 의장이 허가

우선 국회의원이 사퇴하려면, 일반 직장인처럼 조직의 장에게 사표를 써내야 한다. 국회법 제135조에 따르면, 의원은 사직하려는 경우 본인이 서명·날인한 사직서를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사직서가 허가되려면 국회가 이를 의결해야 하는데, 허가 여부는 토론 없이 표결로 정한다. 단 국회가 폐회 중일 때는 의장이 허가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5월 임시국회가 난항은 겪고 있지만 폐회 중은 아니므로, 의장의 권한으로 사퇴를 허가할 수는 없다. 때문에 사퇴 처리를 위해서는 국회 의결이 필요하다.

국회 의결이 필요한 상황 때문에,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방선거 출마 현역의원 사직서 처리를 위해 직권상정으로 ‘원포인트 국회’를 열 가능성도 제기되어 왔다. 정 의장은 10일 “직권상정 문제는 굉장히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말로 국회 본회의에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국회의원들의 사직서 처리 안건을 직권 상정할 수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쯤 되면 궁금해지는 점은 지방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해당 국회의원이 자동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는지 여부다. 국회법 제136조 1항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공직선거법 제53조에 따라 사직원을 제출해 공직선거후보자로 등록됐을 때에는 의원직에서 퇴직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53조에 의하면, 사직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한 것만으로도 사퇴가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4항에서 ‘소속기관의 장 또는 소속위원회에 사직원이 접수된 때에 그 직을 그만 둔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국회의원의 지역구가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보궐 선거에 포함될지 여부다. 공직선거법 제35조는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선거일 전 30일 후에 실시사유가 확정된 선거는 그 다음 보궐선거 등의 선거일에 실시한다고 정하고 있다. 해당 지역구에서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보궐선거가 치러지려면, 5월 14일까지 보궐선거의 실시사유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통지되어야 한다. 결국 국회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국회의원들의 사퇴 처리를 위한 의결이 이뤄지고 이것이 보궐선거의 실시사유로 통지되어야만 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재보궐 선거 실시를 위한 국회의원 사퇴서 처리를 기준일 안에 해주지 않아, 해당 지역구가 공석이 된 사례도 있었다. 2010년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이 청와대 대통령 실장에 임명됨에 따라 사퇴서를 제출했으나, 국회에서 재보궐 선거 기준일 전에 처리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의 재보궐 선거는 2011년 상반기 재보궐 선거로 넘어가 치러진 바 있다.


사직서 낸 후 의원직 복귀, 가능할까?…출마 위한 사퇴는 예외

국회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의원에 대해 본회의 의결로 사퇴 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의원은 다시 의원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사퇴 처리가 이뤄질 때까지 해당 의원에게는 세비도 계속 지급된다. 지난 3월 12일에 미투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의 경우, 지난 4일 사직을 철회하고 다시 의원직으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원칙적으로는 사표 수리가 안 된 경우에는 국회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해도 원하면 다시 의원직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지자체장 선거 출마를 위해 사직서를 제출한 4명의 의원은 이 원칙에서 예외가 된다. 앞서 말한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에 따라 의원직은 사실상 상실한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의원이 국회에 사직서를 내고 ‘사직원 접수증’을 받아 제출하면 예비후보 등록이 가능하도록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자체장 출마를 위해 사직서를 제출한 의원들에 대한 사퇴 처리 문제는 보궐선거 실시에 따른 의석수 확보에 대한 정치적 계산이 배경에 있다.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예정인 재보궐 선거 지역구는 이미 7곳으로, 21대 총선까지 2년이나 남아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을 주도할 키가 쥐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보궐선거가 자유한국당 입장에서 유리한 기회가 아니다. 5월 11일 현재 제1야당으로 116석을 갖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드루킹 특검’ 수용을 주장하며 보궐선거를 내년으로 미루는 것이 실리적이라는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 재보궐 선거가 확정된 지역구 7곳의 결과에 따라 엇갈리겠지만, 현재 여당의 의석수는 121석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고은 팩트체커  freetree@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5년부터 경향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6년 '독박육아'를 이유로 퇴사했다. 정치부, 사회부 기자를 거쳤고 온라인 저널리즘 연구팀에서 일하며 저널리즘 혁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두 아이 엄마로서 아이키우기 힘든 대한민국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알리는 일에도 열의를 갖고 있다. 현재 비영리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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