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노무현 "저를 지켜주셔야 합니다"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17.05.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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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통이 취임 1년간 당한 일들'이란 게시물이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다. 당선 직후부터 1년간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어떤 식으로 노대통령을 '탄핵'으로 압박했는지 정리한 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처럼 잃지 않겠다는 지지자들의 마음을 담고 있다. 

이 게시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지막 사진이다. 사진안의 텍스트는 2002년 12월 19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 당시 벌어졌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 앞으로 뭘 할지 묻자 "감시요"라고 대답을 했고 그러자 노무현 당선인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저를 지켜주셔야 합니다"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실제 이런 발언을 했는지 확인을 해봤다.

팩트체크 방법은 다음과 같다. 한국언론재단이 운영하는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인 빅카인즈에서 '노무현' '당선' '지지자'라는 키워드를 넣어 상세검색했다. 기간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일인 2002년 12월 19일부터 20일까지로 한정했으며 중앙, 경제, 지방신문과 방송사 42개를 검색 대상으로 했다.  총 121건의 기사가 나왔다. 

전체 기사를 확인한 결과, 노무현 대통령이 위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의 일거수일투족은 다 관심사였고 발언 한마디도 모두 기사화되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발언을 했다면 언론이 놓쳤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비슷한 취지의 발언은 다른 곳에서 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노무현 후보는 2002년 4월 27일 덕평수련원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연설을 했다. 당시 촬영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 노 당선인은 "이제 여러분은 뭐하시죠"라고 물었고  "감시"라고 지지자들이 대답하자, 노 대통령은 "여러분 말고도 흔들 사람 꽉 있습니다"라며 "감시도 하고, 흔드는 사람들도 감시 좀 해주세요"라고 답을 했다. 

다만 동료 의원에게 비슷한 취지의 말을 한 적은 있다. 당시 개혁국민정당의 김원웅 의원이 "개혁당은 아무 조건 없이 지금까지 노무현 검투사 역할을 했다"며 이제부터는 노무현 정부의 감시자인 개혁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당선인은 "김 의원이 지켜본다고 말했는데 검증이 끝난 줄 알았는데"라며 "이제 지켜보지 말고 여당하시죠"라고 농담으로 화답했다. (동아일보)(전남일보) (문화일보) 

2002년 12월 대선후보 TV합동토론회 후 뒷풀이에서 김원웅 의원에게 소주를 권하는 노무현 대통령후보 /노무현사료관

김원웅 의원은 1990년 김영삼의 3당합당에 반대해 노무현과 함께 꼬마민주당에 합류했고 이후 한나라당에 입당해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탈당, 개혁국민정당을 창당하고 당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지원했다. 이후 2003년 개혁국민정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2017년 5월 23일 오후 2시쯤, 조슬기님의 페이스북 제보로 <흔드는 놈 감시 좀 해달라>는 노무현 대통령 유튜브 영상과 이 영상에 대한 설명을 추가했습니다. 다만 '절반의 진실'이라는 판정을 바꿀만한 내용은 아니었기에 판정 결과는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뉴스톱의 판단

결국 "지켜보지 말고 같이 여당하시죠"라고 동료 의원에게 말한 것이 "지지자 여러분이 지켜주십시오"라고 잘못 해석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해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만은 지키겠다"는 지지자들이 많다. 최초 작성자가 "지킨다"는 표현을 강조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잘못 인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전체적인 맥락을 볼 때, "방관하지 말고 같이 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노 대통령이 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절반의 진실로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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