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트럼프는 코미 FBI국장을 해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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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트럼프는 코미 FBI국장을 해임했을까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17.05.2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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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워터게이트'될까 미 정계 촉각

지난 9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미 FBI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코미 본인도 TV 뉴스로 해임 소식을 들을 만큼  전격적이고 이례적인 조치였다. 그런데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FBI는 이례 없는 일이라 반발하고 있고 민주당 일각에서는 특별검사 추진을 주장하고 나섰다. 일부에서는 '제 2의 워터게이트 사건'이 될 것이란 전망도 하고 있다. 팩트체크 미디어 <뉴스톱>이 코미 해임을 둘러싼 논란을 분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코미 FBI 전 국장

핵심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코미 해임이 FBI의 ‘러시아 미국 대선 개입 수사’를 막기 위한 트럼프의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냐는 것이다. 두번째는 해임 배경에 대해 트럼프와 백악관의 공식 해명이 달라 거짓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가에서 대통령의 거짓말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과거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했을 때 결정적 원인이 된 것은 해명과정에서의 거짓말이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섹스 스캔들’ 위증으로 탄핵소추를 당한 적이 있다.  
 
우선 거짓말 논란을 살펴보자. 코미 해임을 두고 트럼프와 백악관의 해명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9일 백악관 공식 성명서에 따르면 트럼프는 법무부 장관과 법무부 차관의 명확한 해임 권고와 후임자 추천을 토대로 해임을 단행했다. 당시 로젠스타인 법무부 차관은 코미를 해고해야하는 이유를 언급한 “FBI 공공 신뢰 회복”이라는 3장의 메모를 제출했다. 이 메모에서 로젠스타인은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수사의 결론 처리를 코미 해임의 주 원인으로 적었다. 로젠스타인은 2016년 7월 5일에 기자회견을 열어 클린턴 대통령을 기소하지 말 것을 권고했으나 FBI는 10월 28일에 클린턴 이메일에 대한 수사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로젠스타인 미국 법무부 차관

그동안 로젠스타인은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무난한 인선이라는 평가를 받아왔고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몇 안되는 합리적 관료라는 평이 지배적이어서 이번 조치가 매우 의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로젠스타인 차관은 과거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성추문 스캔들을 조사한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팀의 일원이었다. 2005년 조지 부시 대통령에 의해 메릴랜드주 연방검사로 임명된 이래 오바마 정권에서도 계속 연방검사직을 수행했다. 

이런 미국 행정부의 공식해명과 달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미 코미를 해고하려고 마음 먹은 것으로 밝혀졌다. 트럼프는 이틀 후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추천에 관계없이 해고하려 했다”며 “FBI는 혼란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해임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행정부와 백악관은 지속적으로 코미가 FBI 내부의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해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부대변인은 5월 10일 브리핑에서 “미 의회 의원과 법무부가 코미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더 중요한 것은 FBI 내부에서 그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FBI는 이런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신임 앤드류 맥케이브 FBI 국장은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나는 코미 국장을 절대적으로 존경하다”며 “그는 FBI내에서 폭 넓은 지지를 얻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두 번째 핵심은 코미의 해임이 트럼프가 FBI 수사를 피하기 위한 정략적 계산의 결과물이라는 의혹이다. 
코미가 지난 3월 20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와 트럼프 후보 캠페인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수사중이라고 증언한 뒤 두달도 안돼 코미의 해임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1월 미 국가정보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을 돕기 위해 2016년에 미국 대선에 개입할 것을 지시했다는 문서를 공개한 바 있다. 
 

닮은 꼴 두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45대 미국 대통령(좌)과 리처드 닉슨 제 37대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워터게이트와 거짓말로 낙마한 닉슨의 뒤를 이을 것인지 미국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사태가 '제 2의 워터게이트 사태'로 비화할 것인지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다만 미국 대중들이 트럼프의 거짓말에 익숙해져 있고 관대하기 때문에 닉슨에게처럼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할지는 미지수다. 향후 FBI의 러시아 미 대선 개입 수사와 트럼프의 대응, 그리고 대중들의 반응이 '트럼프 낙마'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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