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67%가 가짜

  • 기자명 지윤성 기자
  • 기사승인 2018.08.1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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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인플루언서(influencer)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를 활용한 기업 마케팅도 증가 추세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팔로워 수를 늘려주는 매크로 프로그램이 팔리는 등 인터넷 인플루언서의 실제 영향력은 과장되었거나 심지어 조작됐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가짜 뉴스에 이어 가짜 인플루언서도 사회문제가 될 수도 있다. 

뉴스톱은 외부 데이터 분석기업의 도움을 받아 소비재분야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인스타그램의 국내 인플루언서 현황을 분석했다. 

 

1. 인플루언서(Influencer)란 무엇인가?

A person who has the power to influence many people, as through social media or traditional media.

위는 영어권에서 정의한 인플루언서다. 인플루언서는 SNS나 전통적 미디어를 이용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개인을 말한다. 일부는 연예인도 인플루언서에 포함시키기도 하지만 보통은 셀러브리티(이미 알려진 명사) 아닌 일반인 중 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 있는 개인을 일컫는다.

SNS가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자리잡으면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들은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기업에서 이들을 활용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빈도가 늘고 있다. 연예인을 활용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알려지면서 기업에서 이들을 활용한 마케팅 빈도가 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에서 왕홍 마케팅의 힘은 막강하다.]

중국에서는 인플루언서를 왕홍(网红)이라고 부른다. 이는 왕뤄홍런(网络红人)의 줄임말로, 인터넷상에서 인기몰이를 하는 스타를 뜻한다. 이들은 팔로워들을 통해 형성한 팬덤을 후원하는 전자상거래기업의 상품 및 서비스로 연결시키는 주요 메신저 역할을 한다. 

유명 유튜브 스트리머도 일종의 인플루언서다. 인터넷 개인방송으로 유명한 대도서관의 경우 한달 수입이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최근 지상파 방송에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미래 직업으로 1인 크리에이터를 꼽을만큼 유망한 미래직업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중국,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기업이 경쟁적으로 인플루언서를 자사의 상품들과 연결하기 위하여 많은 경쟁을 벌이다 보니 최근 이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최근엔 인플루언서를 연예인처럼 관리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연예기획사처럼 체계적으로 인플루언서를 키우는 회사도 등장할 정도다. 

 

그렇다면 인플루언서는 실제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을까. 
최근 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매 정보를 얻기 위해 SNS를 이용하는 사람은 전체 고객의 90.4%에 달한다고 한다. 사람들은 상품을 구매하기 전에 인터넷이나 SNS에서 상품평을 리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확대된다. 인플루언서가 소개하는 제품은 실제 사용해보고 추천한다는 인식을 준다. 연예인을 이용한 광고가 제품이나 기업 이미지 광고라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광고는 유명인의 사용 후기에 가깝다. 제품 구매 의사결정에 더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은 과거처럼 제품 판매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브랜드와의 관계맺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다면 이후에라도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이 특정 브랜드를 팔로우 한다든지, 좋아요를 누른다는지, 리트윗을 하는 행위는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의 성공으로 해석된다. 이런 일반인의 상호작용(interaction)에 인플루언서가 영향을 끼친다. 

 

소셜미디어상에서 사용자들과 브랜드와의 상호작용 비율.

아래 사진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국내 인플루언서가 특정 브랜드와 관련해 일반인의 상호작용에 끼친 영향력을 분석한 것이다(특정 기업에서 작성한 내부자료로 출처는 밝히지 않음). 
유튜브에서 상위 1% 인플루언서는 일반인의 상호작용 69%에 영향을 끼쳤으며 인스타그램에서는 35%를 기록했다. 이런 분석이 사실이라면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몸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2. 어떤 사람을 인플루언서로 부를 수 있나 

앞에서 인플루언서의 사전적인 의미를 '많은 사람들에게 SNS나 전통적인 미디어를 통하여 영향을 주는 셀러브리티가 아닌 개인'이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느 정도 영향을 줘야지 인플루언서로 분류될 수 있을까. 분류를 하려면 측정을 해야 한다. 문제는 측정이 쉽지 않다. SNS 정보를 제외하고 인플루언서가 실제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지 알 수 없다. 기업은 인플루언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기업에서는 공식적인 지표(팔로워, 공감, 댓글 등)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보통 콘텐츠 하나당 발생하는 상호작용 지표 참여율(engagement rateㆍ좋아요+댓글/구독자 혹은 전체 노출)을 기준으로 가장 높은 계정부터 일렬로 두었을 때 상위 3%에 드는 사람을 인플루언서라고 한다. 물론 팔로워수나 구독자 수 그리고 댓글수라는 정량적인 지표도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이 기준 역시 브랜드나 미디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절대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추진하는 기업은 주로 대행사나 에이전시에 인플루언서를 섭외하는 작업을 위임한다. 국내 업체는 대부분 팔로워 수, 좋아요 수, 그리고 참여율을 기준으로 인플루언서를 섭외한다. 업계 입소문을 통해 추천을 받는 경우도 있다. 마케팅 효과 측정도 캠페인 게시물에 대한 좋아요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여부로 측정하는 경우가 잦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문제가 크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드루킹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SNS 팔로워나 좋아요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 대행사의 주먹구구식 측정이 가짜 인플루언서들이 활개칠 여지를 주고 있는 것이다. 

 

3. '팔로워'와 '좋아요'는 어떻게 조작되나

버젓이 구글에서 광고 중인 인스타그램 팔로워, 좋아요 늘리기 프로그램들, 

위의 사진을 보자. 구글에서 검색만하면 SNS 팔로워 증가 솔루션을 판다는 업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구글에 돈을 내고 광고를 해 검색 상단에 위치하는 업체가 다수다. 좋아요 늘리기냐, 팔로워 늘리기냐, 외국인이냐 한국인이냐에 따라 단가가 달라진다. 쇼핑몰에 올라온 인스타그램 작업 정보를 보면 한국인 팔로워 1000명 증가에 14만원, 외국인 6000명 증가에 3만원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메일 계정만 있으면 가입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 굳이 남의 계정을 도용할 필요도 없다. 만들어진 SNS 계정을 활용하려 의뢰인의 팔로워와 좋아요 수를 늘리면 그만이다. 이런 과정을 자동으로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만 하면 된다. 댓글을 다는 매크로 프로그램과 원리는 동일하다. 업자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계정을 가지고 실계정(실제 유저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고 광고한다. 

인터넷에서 광고중인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좋아요 수를 늘려주는 프로그램의 사용방법 중에서

위의 사진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좋아요 수를 늘려주는 프로그램 사용법을 캡쳐한 것이다. 언제 시작하고 중단하는지, 몇번 좋아요를 누르는지 세팅할 수 있다. 인위적인 팔로워 증가 조작은 사실상 막을 수 없다. 특정 IP대역이나 계정에서 비합리적인 트래픽이 몰리는 경우 필터링을 할 수 있지만 그런 것도 위 사진처럼 시간대를 조정하는 프로그램으로 피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는 내부 게시물 노출 로직을 수시로 바꾸어 가며 대응하고 있으나 잦은 로직 변경은 기존 사용자들과 이를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는 기업들에게 사용상의 혼란을 줄 가능성이 있어 늘 조심스럽다.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조작 가능성 커져가는데 국내 마케팅 대행사 상당수는 이를 구별해낼 기술이 없다.

 

4. 가짜 인플루언서 구별법은?

가짜 인플루언서 여부를 판정하기 위해선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짜 계정에는 특징이 있다. 이 특징만 살펴봐도 가짜를 대략 솎아낼 수 있다. SNS에 따라 분석방법에 차이가 있으나 인스타그램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A. 팔로우(게시물) 대비 팔로워(좋아요)가 현저히 많은 경우

두 인플루언서 모두 포스팅 수는 80개 미만인데 팔로워 수는 각각 5만명 그리고 3만명을 넘고 있으며 본인이 팔로우 하는 수는 50명 미만이다. 최종적으로 페이크 인플루언서로 밝혀진 사례

위 사진은 가짜 인플루언서로 확인된 사례다. 두명 모두 포스팅 수는 80개 미만인데 팔로워는 각각 5만명과 3만명을 넘었다. 본인이 팔로우 하는 수는 50명 미만이다. 가짜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다만 유명 연예인 등 셀러브러티는 이 기준으로는 평가하면 안된다. 아래 사진은 탤런트 한효주의 인스타그램인데 팔로워는 18만명, 팔로우는 2명 뿐이다. 

18만명의 팔로워 수를 가지고 있는 배우 한효주씨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우 수가 2이다

 

유명 연예인 및 정치인도 팔로워 수를 인위적으로 늘린 사례가 있다. 2018년 1월 28일 미국 뉴욕주에서는 '데뷰미'(Devumi)라는 업체가 자동 생성된 계정 약 350만개를 보유한 후, 이를 인스타그램·유튜브·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이용자에게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아 기소된 적이 있다. 뉴욕주 법에서는 해당 행위가 위법이기 때문이다. 유명 연예인과 정치인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브스는 이를 두고 '소셜미디어 블랙마켓'이 늘어나고 있다고 논평했다. 

Social Blade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유명 연예인이 아닌 정상적인 인플루언서들의 일평균 팔로워 증가의 유기적 숫자는 200명 내외라고 한다. 물론 유명 연예인이 해당 유저의 글을 공유하거나 다른 매체에 같이 노출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다. 아래는 정상적인 팔로워 증가와 비정상적인 증가를 시계열 그래프로 그린 것이다. 위의 그래프는 선이 자연스럽게 우상향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아래 그래프는 계단식으로 특정기간에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아래의 경우 가짜 인플루언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상적인(Organic Growth) 팔로워 수 증가 시계열 패턴 분석
비정상적인 팔로워 수 증가 시계열 패턴 분석

 

B. 항상 댓글이 많이 달리는 경우 

인플루언서가 하루 한장 올리는 사진에 늘 1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린다면 의심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인스타그램의 노출 알고리즘상 일반인이 그런 결과를 정상적으로는 얻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당 수준의 댓글을 받으려면 참여그룹(Engagement Group)이 전 지구적 수준이여야 한다. 통계적으로 인스타그램 일반 유저가 소통하는 참여 그룹은 3-4개 정도며 그룹당 15명 내외의 친구들이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과 왓츠앱은 이보다 많다. 

만약 한 인플루언서가 9만명의 팔로워 수를 가지고 있고 하루에 평균 3개의 이미지를 올리는데 각 이미지에 100개 이상의 댓글과 4000개 이상의 좋아요가 나타난다면 참여율은 5% 정도가 된다. 이 정도 참여율은 버락 오바마의 수치이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인플루언서가 오바마 정도의 인기를 누린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아래는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댓글을 인위적으로 늘린 사례를 분석한 것이다. 

자동 댓글 프로그램을 통해  상호작용을  늘린 전형적인 시계열 패턴 실제 사례

 

C. 팔로워 대비 좋아요가 3%가 넘는 경우

정상적인 인플루언서로 알려진 사람들의 계정을 분석해보면 팔로워 대비 게시물당 평균 좋아요는 1~3% 내외이다. 팔로워 수가 1만명인데 좋아요 수가 게시물 하나당 1000개 이상(10%이상)이면 의심해 봐야 한다. 셀러브리티나 가능한 수치다. 

 

D. 모든 게시물 '좋아요'수가 일정하게 높은 경우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본인이 올리는 게시물 중에서 좋아요 수(참여율)가 낮은 게시물을 삭제해 본인이 올리는 모든 게시물의 참여율이 높음을 과시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데 유명인이 아닌 이상 정상적인 활동을 보이는 인플루언서들의 게시물은 참여율이 높은 것과 낮은 것이 섞이는 것이 당연하다. 

 

E. 팔로워 정보가 부실한 경우

위에서 설명했듯이, 한국인 팔로워를 늘리는 것이 더 비싸다. 외국인 팔로워는 비교적 손쉽게 늘릴 수 있다. 국내 인플루언서의 팔로워 상당수가 외국인이라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인플루언서 팔로워의 팔로워 숫자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아래 사진을 보면 팔로워 숫자가 한명도 없거나 매우 소수다. 이런 계정은 대부분 미인 여성을 프로필 사진으로 쓰는 경향이 있다.  

특정 인플루언서의 팔로워들 정보가 위와 유사하다면 사기 가능성이 높다.

F. Media Reach (실도달률)

 팔로워가 300만이 넘었다는 한 인플루언서 포스팅의 실제  포스팅 도달률은 너무 적었던 실사례

SNS상의 지인이 아닌 남의 포스팅에 여러분은 얼마나 좋아요나 팔로우를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
사실 대부분의 일반 유저들은 소위 눈팅을 많이 한다.
팔로워 수, 클릭 수, 좋아요 수 같은 Engagement, 조회수 등과 같은 Impression뿐만이 아니고 해당 인프루언서의 포스팅이 얼마나 실제 몇명에게 노출되고 확산되고 있는지를 같이 평가하는 것이 좋으나 이는 오직 인플루언서 자신만 알 수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캠페인 종료 후 인플루언서들에게 Media Reach 량을 같이 요청해야 한다.

 

 

5. 국내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3분의 2가 가짜

위에서 열거한 방법들은 일반인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정확도가 높지는 않다. 좀더 정확한 국내 인플루언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필자는 앞에 서술한 패턴을 포함, 자문받은 총 16가지 요소들을 머신러닝으로 분석했다. (분석은 빅데이터 분석 및  인플루언서 분석 전문기업인 링크브릭스의 기술자문과 지도하에 이뤄졌다. 아마존 클라우드의 분산 데이터웨어하우징 서비스인 레드시프트 인프라를 활용했다.) 방법론은 아래와 같다.

이미 최종 확인된 국내외 약 3만명의 가짜 인플루언서를 학습데이터로 이용해 모델을 구축했다. 학습 알고리즘은 다층신경망(MLPㆍMulti Layer Perceptron)을 사용했다. MLP의 은닉층은 5개, 그리고 층당 뉴런은 10개로 한정하여 100번의 반복 학습을 하였다. 그리고 정확도는 가장 높았던 0.91(91%)의 학습모델을 가지고 예측하였다. 최종 결과를 가지고 각 계정마다 일일이 전수 조사를 추가로 진행하였다. 분석알고리즘은 MLP 이외에 비지도 학습인 클러스터링 포함 지금까지 알려진 대부분의 알고리즘을 사용하였고 그중 가장 정확도가 높았던 MLP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우선 상반기에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한 국내 특정 대기업의 캠페인 관련 자료를 분석했다. 아래는 마케팅에 이용된 몇몇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그래프로 그린 것이다. 

상기 그래프는 2018년 상반기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한 국내 모기업의 캠페인 효과 그래프이다.

해당 마케팅을 진행한 기업내부에서는 인플루언서를 통해 일반유저들의 높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평가자료를 공유했지만 실제로 필자가 외부 기술자문회사와 함께 사후 분석해 보니 상당량의 유저 반응이 가짜(빨간색 바)로 분석 되었다. 해당 인플루언서들에게 사실 확인과 인터뷰를 요청하였으나 당사자들은 모두 거부하였다. 

다음으로 국내 인플루언서 보편적 상황을 알아보자. 분석대상은 소비재 6개 산업군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활용된 국내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다. 팔로워 및 좋아요(평균) 수가 가장 많은 3만명이 대상이었다. 유명인은 제외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기사에서 계정은 노출하지 않았다. 분석 결과, 67%가 가짜 인플루언서였고 33%가 진짜였다. 국내 인플루언서 3분의 2는 가짜라는 얘기다. 국내 가짜 인플루언서들은 해외에 비하여 조작 패턴이 복잡하거나 정교하지 않았다. 분석시 여러 판단 요인들이 있지만 우선 그들이 올리는 게시물들에 대한 관여도 지수의 시계열 패턴만 봐도 일차적인 선별이 가능했다. 

 

 67%가 가짜 인플루언서, 33%가 정상적인 인플루언서로 확인됐다.

특이점이 있었다. 가짜 인플루언서들 중 일부는 전체 관여도 관련 지수의 80%정도가 인위적으로 조작된 것이다. 그런데 이후에는 20% 정도가 이를 기반으로 유기적 순증을 보였다. 즉, 인위적으로 팔로워와 좋아요 수를 늘렸더다도 그 숫자를 보고 사람들이 팔로우를 하기 시작했으며 실제 영향력을 갖추는 사례가 나왔다는 것이다. 가짜가 진짜로 둔갑하는게 아니라, 가짜가 진짜로 진화하게 된 것이다. 

또한 가짜 인플루언서들의 좋아요 수가 시간당 일정하게 늘거나(거의 유사한 표준편차) 각 게시물마다 거의 동일한 좋아요 수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동일한 시점에 동일한 개수의 좋아요가 여러 인플루언서에게 발견된 것이다. 한 인플루언서의 전체 게시물의 좋아요 수는 1000개 안팎으로 동일했다. 이는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인스타그램 좋아요 늘리기 매크로 프로그램이 광고하는 “하루 1000개 좋아요 보증”과 일치하는 숫자다.

 

6. 가짜 인플루언서, 우리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 비용 중 3분의 2의 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모 소비재 기업이 올 해 상반기에 SNS 인플루언서들에게 집행한 마케팅 비용이 6억원이었다. 약 4억원은 가짜 인플루언서들에게 지급된 금액일수도 있다.

일차적으로는 가짜 인플루언서에게 책임이 있지만 모두가 공범이기도 하다. 조회수를 올려주는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업자, 데이터 검증없이 팔로워 숫자만 가지고 기업에 추천한 대행사, 클릭수와 댓글수를 보며 효과가 있었다고 믿은 기업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기업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실무자 입장에서는 일정 수준의 KPI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알면서도 가짜 인플루언서를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결국 가짜 인플루언서 수요가 있는 환경을 기업 스스로가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짜로 계정을 만들어 인위적으로 댓글을 조작하고, 유령지지자를 모아 유명인사가 되어 특정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짜 인플루언서의 조작된 지지자 수는 밴드왜건 효과처럼 다른 정상 지지자를 끌어들이기도 한다. 정보는 왜곡되고 과장된다. 

가짜 인플루언서 때문에 진짜 인플루언서만 피해보는 것이 아니다. 인플루언서를 이용하는 기업과 이들을 통해 정보를 얻는 일반 유저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 가짜뉴스만큼 가짜 인플루언서 문제도 심각해 질 것이다. 데이터 저널리즘과 팩트체크 영역이 단순히 기사에만 머물러서는 안되는 시기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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