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인사이트 황장석의 실리콘밸리 팩트체크
'갤럭시 노트9 미국 반값' SBSㆍ삼성 누가 거짓말 하나[황장석의 팩트체크] 갤럭시 노트9 가격 미국에서 직접 확인해보니

얼마 전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9 판매 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SBS 보도가 시작이었다. 리포트 제목은 미국서 예약하면 '반값'…갤럭시 노트9 국내 고객은 '봉'. 리포트의 핵심 내용은 이렇다.

SBS 화면 캡쳐

미국에선 사전예약 고객 상대로 1+1 행사 등으로 반값까지도 할인해 준다.

국내에서도 사전예약 시작했는데 반값 할인은커녕 별 혜택이 없다. 국내 지원금은 4만원대 요금의 경우 통신3사 모두 9만~10만원에 불과하다

삼성은 "미국 반값 할인은 통신사들이 알아서 하는 판매촉진책"이라고 설명하지만 국내 통신사들 얘기는 "삼성 지원 없이 어느 나라든 반값 할인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러자 삼성이 발끈해서 반박자료를 냈다. 제목은 SBS가 8월 13일 보도한 「미국서 예약하면 ‘반값’…국내 고객은 ‘봉’」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를 알려드립니다. 핵심 내용은 이렇다.

삼성전자 뉴스룸 화면 캡쳐

미국 통신사의 '1+1 행사(한 대를 정가에 사면 한 대를 공짜로 주는 행사)'는 반값 행사가 아니다. 2년 약정으로 2대를 24개월 동안 사용하면 기기 1대 값 만큼 요금에서 빼 주는 것이다.

기기 값을 제외하고 한 대 요금만 월 65달러다. 1+1 행사로 두 대를 2년 동안 사용하면 512GB 기준으로 '기기 값+요금'이 총 484만원이다. 33만원 상당의 사은품 감안하고 1대 당 비용을 계산하면 226만원이다.

국내에서 월6만9000원 요금제로 2년 약정하면 39만원 상당의 사은품까지 감안해 1대에 208만원 수준이다. 고로 미국이 국내보다 싼 게 아니다.

대체 미국에서 갤럭시 노트9을 1+1 행사로 사면 얼마에 살 수 있는 것인지 필자가 사는 캘리포니아 산호세(San Jose) 지역의 매장에 가서 확인해 봤다. 먼저 필자가 사용하는 통신사인 AT&T 매장을 찾았다.

필자: 삼성 갤럭시 노트9 1+1 행사 문의하려고. 하나는 신규 개통해야 하고 두 대를 2년 동안 써야 하니?
직원: 맞아. 기존 고객이라도 하나는 새 번호로 개통해야 하고, 기존 번호 하나도 24개월 유지해야 하지.
필자: 128GB 모델 가격만큼 지원해주는 거니?
직원: 응, 24개월 유지하면 그만큼(999.99달러) 지원해줘. 매달 요금에서 감해주지. 512GB 모델을 사도 999.99달러까지만 요금으로 지원해.
필자: 기기 값 제외하고 두 대를 24개월 사용할 때 제일 싼 요금은 얼마니?
직원: 매달 데이터 1GB를 공유하는 요금제가 가장 싸지. 총 75달러야. 35달러(1GB 데이터 요금)+20달러(휴대전화 1대 사용요금)+20달러(다른 1대 사용요금)=75달러. 세금 및 추가 서비스요금 등은 제외한 거야.
필자: 다시 정리하면, 두 대 사용하는데 한 달에 기기 값 제외한 요금이 총 75달러라는 말이지?
직원: 그렇지. 매달 요금자동납부 신청하면 10달러 깎아줘. 그러면 65달러만 내면 돼.
필자: 그렇군. 이렇게 한 대 사면 다른 한 대 가격만큼 지원해주는 행사를 예전에도 했었니?
직원: 기기 값 전액을 지원해주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 사실상 1000달러나 지원해 주는 거잖아.
필자: 1+1 행사는 삼성에서 금액을 지원해주는 거니, 아니면 AT&T에서 지원하는 거니?
직원: 삼성에선 사전 예약 선물을 지원하지. 기기 값 지원은 우리 회사(AT&T)에서 하는 걸로 알고 있어.

버라이즌(Verizon) 매장에도 가봤다. 대체로 AT&T와 유사했다. 다만 매달 데이터 2GB를 공유하는 요금제 가격이 35달러. 한 달에 기기 값 제외하고 두 대를 사용하는 요금은 35달러(2GB 데이터 요금)+20달러(휴대전화 1대 사용요금)+20달러(다른 1대 사용요금)=75달러. 다만 가장 싼 요금제인 2GB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요금자동납부 신청을 해도 10달러를 깎아주지는 않았다(월 80달러 이상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해야 10달러 이상의 할인혜택을 준다).


AT&T든 버라이즌이든 삼성이 제공하는 사전 예약 선물은 동일했다. 300달러 상당의 AKG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또는 150달러 상당의 포트나이트 갤럭시 스킨(Fortnite Galaxy skin) 및 포트나이트 게임머니 1만5000 V-bucks 중에서 하나를 고를 수 있다(포트나이트는 미국에서 배틀그라운드보다 인기 있는 1인칭 슈팅게임이다). 99달러를 추가로 내면 두 개 다 제공한다.

미국에서 갤럭시 노트9을 구매하면 주는 선물(택1). 왼쪽은 AKG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오른쪽은 게임 포트나이트 갤럭시 스킨.

그럼 대체 뭐가 옳은가.

첫째, SBS 주장대로 미국에선 반값 행사를 하는가, 안 하는가?

반값 행사라고 부르기는 좀 애매하다. 한 대 가격을 내면 두 대를 주는 건 맞지만 2년 동안 두 대를 다 사용해야 하는 조건이 붙어 있다.

한 대 더 사용하는 요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1대만 사서 쓸 경우 월 35달러(가장 싼 데이터 요금제)+20달러(전화 문자 무제한 요금)=55달러다(별도로 붙는 세금 등의 추가 비용은 제외했다). 그런데 한 대를 더 쓰면 월 20달러를 더 내야 한다. 20달러를 24개월 동안 내야 하니 480달러를 내게 된다. 때마침 가족 중 누군가 휴대전화 개통할 필요가 있고, 24개월 동안 한 통신사에 묶여 있어도 된다면 좋은 조건이다. 그게 아니라면? 2년 동안 480달러(세금 등은 별도) 더 내면서 굳이 필요도 없는 휴대전화 하나 더 쓸 사람이 있을까.

둘째, 삼성전자 주장대로 미국에선 한 대(512GB 기준) 당 비용을 계산하면 226만원인가?

아니다. 그보다 싸다. 통신사의 2년 약정 판촉행사에 따른 것이다.

삼성은 512GB 모델(1249.99달러)을 예로 들어 설명했는데, 512GB 사도 공짜로 주는 건(엄밀히 얘기하면 1대 가격만큼 요금에서 빼주는 건) 128GB 모델(999.99달러)만큼이다. 그냥 128GB 모델 두 대를 2년 동안 사용하는 비용을 계산해 보자.

AT&T에서 요금자동납부 할인(월 10달러)을 받는 경우를 예로 든다. 한 대 가격을 무이자 할부로 24개월 동안 낸다고 치자. 그럼 나머지 '공짜 한 대'는 매달 요금만 20달러 더 내면 된다.

정산하면, 2년 동안 내는 1대 가격(999.99)+2년 동안 내는 2대 요금(65달러*24)=2559.99달러. 이 금액을 둘로 나누면 한 대 값이 나온다. 한 대 당 1279.99달러, 8월 20일 기준환율(달러 당 1121.30원)로 계산하면 143만원 정도 된다.

물론 휴대전화를 살 때 처음에 내야 하는 세금(지역에 따라 다른데 산호세의 경우 999.99달러 휴대전화 1대를 사면 소비세만 97달러 정도 붙음)과 통신사에서 매달 붙이는 서비스 비용(필자의 경우 매월 5달러 정도), 매달 붙는 세금(필자의 경우 2달러 가량), 새로 개통하거나 기기를 변경할 때 내는 비용(각각 30달러 가량) 등은 제외한 것이다. 삼성에서 제공하는 최대 300달러 상당의 사전예약 선물도 제외한 것이다. 이 글에선 편의상 사전예약 선물 300달러와 각종 세금 등의 추가비용이 대략 비슷한 수준이니 143만원이 1대의 비용이라고 본다.

하여튼 여기서 결정적인 부분이 삼성의 반박자료와 달리 한 대를 사용하는 요금이 월 최저 65달러가 아니라 (AT&T의 경우 자동납부 신청으로 10달러 할인을 받으면) 두 대를 사용하는 요금이 월 최저 65달러라는 점이다.

이번 논란은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1+1 행사는 2년 동안 신규고객 한 명을 확보하려는 미국 통신사 마케팅에서 나온 것이다. 단순히 기기 값을 깎아주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물론 필자가 만난 AT&T, 버라이즌 매장 직원들은 모두 “1000달러 정도 요금으로 보전해 주는 건 전에 없던 파격적인 딜”이라며 영업을 하긴 했다. 삼성이 미국 통신사들의 이런 판촉행사에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는 증거가 없는 한 이건 통신사 자체 행사로 보는 게 합당할 듯 싶다.

T-Mobile 같은 후발주자들이 하는 트레이드인(trade-in) 행사도 기기 값을 그냥 깎아주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800달러, 900달러 주고 사서 잘 쓰던 거의 신형 스마트폰을 갖다 주고 최대 500달러(구형은 250달러)를 요금에서 매달 나눠서 지급하는 것이다. 2년 동안 해당 통신사를 이용해야 한다. 스마트폰 상태에 따라 최대 500달러 준다는 기종의 하나인 갤럭시 S8의 경우 64GB 모델(unlocked) 중고폰이 이베이에서 350달러 정도에 매물로 나오고 팔린다. 그렇게 보면 말이 트레이드인 반값 할인 행사지 그냥 파는 것보다 150달러 정도 더 쳐주는 것일 뿐이다.

결론은? SBS의 '반값 할인 주장'은 무리수였다. 복잡한 양국의 요금체계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미국에서 사는 것이 혜택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삼성의 반박 보도자료도 틀렸다. 미국에서 구입하는 것이 혜택이 많고 더 싼 것은 사실이다. 그런 사실을 일부러 감추려 했는지 실수였는지 몰라도 삼성이 내놓은 숫자도 맞지 않다.

황장석 팩트체커    surono@naver.com  최근글보기
2002년부터 동아일보와 서울신문에서 정치부, 사회부, 문화부 기자로 일했다. 2012년 스탠포드대학교 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을 역임했다. 퇴사 이후 실리콘밸리 근처에 거주하며 한국 언론을 통해 실리콘밸리와 IT기업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17년 실리콘밸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한 책 <실리콘밸리 스토리>를 냈다.

황장석 팩트체커  surono@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톱,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장석 팩트체커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