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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코로나회복특별위원장 최춘식 의원의 주장 검증

[팩트체크] 백신 효과 없어서 119신고 늘었다?

2022. 01. 20 by 선정수 기자

국민의힘 코로나회복특별위원장 최춘식 의원(포천·가평)은 19일 “백신접종 후 119신고 과거 5년 평균치보다 15만건 늘었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최 의원은 소방청으로부터 제공받은 통계를 제시한 후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백신을 접종할수록 119신고건수가 감소해야 하는데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119신고건수도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백신이 코로나 감염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것과 부작용 발생 빈도가 높다는 것을 동시에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톱이 팩트체크 했다.

출처: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 보도자료
출처: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 보도자료

 

①지난해 119구급신고 5년 평균보다 15만건 늘어

최춘식 의원은 소방청 자료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9구급대 신고건수(241만854건)가 과거 5년(2016~2020년) 평균 신고건수(225만9024건)보다 15만1830건이 늘었다고 한다. 이어 "지난해 2월26일 백신이 국내에서 첫 접종되면서부터 지속적으로 119구급대 신고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역지와 인터넷신문을 중심으로 최 의원의 보도자료가 기사화됐다. 

출처: 다음 뉴스 검색
출처: 다음 뉴스 검색

이 보도자료를 다룬 대다수의 언론 기사는 별다른 분석이나 검증없이 의원실 보도자료를 받아쓰기에 급급했다.

119신고는 화재, 구조, 구급, 생활안전 등의 분류로 나눠진다. 그런데 최 의원은 '구급'으로 분류된 신고건수를 집계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톱도 이에 맞춰 분석을 진행한다.

②백신접종 늘어나면 119 신고 감소? … 상관 없음

최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백신을 접종할수록 119신고건수가 감소해야 하는데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119신고건수도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자가 많아질수록 119신고건수가 감소해야 한다는 최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백신 접종자가 많아지면 코로나19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수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백신 접종자수가 늘어났다고해서 119신고건수가 감소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왜냐면 119 구급 신고는 코로나 뿐만 아니라 환자 이송이 필요한 모든 신고를 대상으로 접수하기 때문이다. 모든 질병의 발병률이 해당 기간 동안 변하지 않고 코로나19 백신 접종만 이뤄졌다면 최 의원 주장이 성립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최 의원이 백신 접종과 119 구급 신고 증감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려면 전체 119신고를 원인별로 분석해서 통계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한 소방청의 지난해 8월 보도자료를 살펴보자. 소방청은 지난해 상반기 119신고를 2019년, 2020년 상반기와 비교했다. 2021년 상반기는 2020년 상반기와 비교해 화재 5.4%(9020건), 구조 16.2%(3만4515건), 구급 7.1%(8만5522건), 생활안전 등 신고가 12.7%(4만5757건) 증가했다. 화재·구조·구급 신고의 경우 2020년 상반기에는 2019년 상반기 보다 5.9%(9만9,334건) 감소했다가 2021년 상반기에 8.1%(12만9057건) 다시 증가했다.

소방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외부활동을 꺼리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외부활동이 다시 늘어나는 경향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과 결부짓는 최 의원과는 결이 다르다.

③119신고 많으면 백신효과 없고, 부작용 많아? … 상관 없음

최춘식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백신이 코로나 감염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것과 부작용 발생 빈도가 높다는 것을 동시에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역시 논리가 빈약하기 그지없다. 

119구급 신고 건수가 늘어났다고 해서 백신이 코로나 감염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부작용 발생 빈도가 높다는 것도 119구급 신고 건수가 늘어난 것과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 

백신이 코로나 감염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의 감염률을 평가해서 데이터를 얻어야 한다. 부작용 발생 빈도가 높다는 것은 백신 접종자 수와 부작용 발생 신고 건수를 비교해서 데이터를 얻어야 한다.

취재과정에서 소방청은 최춘식 의원실 제출자료에 오류가 있었다고 확인했다. 통계 작성과정에서 동보제외(동일한 사안에 대해 중복해 신고가 접수된 건을 1건으로 집계) 건수를 최춘식 의원실에 제공했는데, 해마다 발표되는 통계에는 단순 접수 건수를 모두 합산한 결과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오류 여부와 상관없이 119신고 건수 증감 여부를 백신 효과 또는 백신 부작용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 전체 119신고 건수에서 코로나 의심증상, 확진자, 이상반응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해마다 119구급 신고건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경제성장에 따른 인간 활동의 증가, 고령화 진행에 따른 고령 질환자 증가, 각종 구급서비스 활성화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5년 평균 수치를 지난해와 비교했더니 119구급 신고가 늘었다. 코로나19 백신이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 이런 식의 결론은 타당성이 없다.


뉴스톱은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최춘식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름으로 판정한다. 119 구급 신고가 평년보다 늘어났다고 해서 코로나 백신의 효과 없음 또는 부작용 발생 빈도가 높다는 것과 연결짓는 것은 근거가 없다. 주장을 하려면 엉뚱한 수치를 들이밀지 말고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기 바란다. 

지역구민의 대표자로서, 제1야당의 코로나관련 특위 위원장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의정활동을 펼쳐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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