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WHO의 행보를 두고 말이 많다. 특히 게임 분야에서의 발언은 이중적이라는 비판도 드높다. 그도 그럴 것이, 2019년 5월의 국제질병사인분류코드(ICD-11) 개정안에서 코드명 6c51로 게임이용장애를 정식 질병코드로 등재하는 안을 통과시켜 게임 관계자들의 반론을 불러일으켰으면서 정작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을 맞아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집에서 게임을 하는 행위를 장려하는 ‘플레이 투게더’ 캠페인을 앞장서서 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게임질병코드 등재에 의문을 품는 입장에서 납득이 쉽게 가지 않는 행보지만,
정의당 비례후보 1번 류호정 후보에게 일어난 '대리게임' 혹은 '대리랭(크)' 논란은 조금 나이든 세대에게는 영 낯선 모양이다. '대리랭'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본 사람이 적지 않으며, 게임 대신 해준 게 그렇게 큰일인건지 반문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 이슈에는 대리랭 논란만 들어있는 것은 아니라 사안 전체를 이 글에서 조망하기는 어렵다. 여기서는 게임 트렌드에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 대리 랭크 문제가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설명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그것만으로도 의미는 깊다. 한국에서 정치인의
수많은 게임 커뮤니티나 게시판, SNS 등지에서 플레이어들로부터 이른바 ‘똥겜’, ‘망겜’ 취급을 받는 게임들이 적지 않다. 게임 웹진이나 뉴스 등에서 신작 게임에 대한 기사가 올라오면 몇몇 게임의 경우 댓글란은 사실상 안 봐도 예상 가능한 정도다. 이러한 비판적 입장은 특히 몇몇 게임 유형에 집중되는데, 모바일 기반의 롤플레잉 게임들, 국산 MMORPG들과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단지 게시판과 커뮤니티의 분위기로만 살펴본다면 이런 게임들이 대체 왜 만들어지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소비자인 게이머들이 이토록 싫어하고 비난하는
얼마전 유튜브에서 한 게임의 플레이 스트리밍이 이슈로 떠올랐다. 서부개척시대를 다룬 플레이스테이션의 인기 신작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한 장면이었다. 어느 마을에서 플레이어 캐릭터는 여성 참정권 홍보 캠페인을 벌이는 여성운동가를 만나고, 그를 살해하는 내용이 게임 플레이 영상에 담겨 있었다. 적지 않은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은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끝에 유튜브에서 내려졌고, 유튜브 관계자는 선을 넘은 콘텐츠라고 이를 판단하고 조치했음을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유튜브에는 이 여성을 폭행ㆍ살해하는 영상이 올라와 있다. (아래는
히어로 액션 게임의 말끔한 결과물, ‘스파이더맨’(2018)올해 플레이스테이션 기반으로 출시된 액션어드벤처 게임 ‘스파이더맨’(Marvel’s Spider-man) 은 영화를 통해 이뤄낸 마블 시리즈의 대호황기에 호응하는 게임으로서 의미가 있으며 완성도와 재미 또한 상당히 괜찮은 평가를 받는 중이다. 콘솔 기기 게임의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은 한국에서의 대중적 인지도는 크게 잡아주기 어려운 수준이긴 하지만, 적어도 콘솔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면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 세대 스파이더맨 게임으로서는 대표작의 위치를 차지할
게임 이슈를 바라보는 레거시 미디어의 이상한 관점국정감사 기간을 휘몰아치는 사립유치원 뉴스 한 구석에는 디지털게임에 관련된 이슈들도 간간이 등장하곤 한다. 사실 국정감사 등의 이슈에 걸쳐 나오는 게임 뉴스는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대충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의 논의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임중독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규제 논의, 혹은 산업으로서의 게임에 대한 진흥과 같은 이제는 조금 클리셰에 가까워진 이야기들이다보니 대단히 새로울 것은 없을 수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짚을 것은 짚어야 하는 것이, 일부 의견들의 경우에는 이들이 자
주어진 규칙으로 구성된 세계 안에서 해법을 찾아 움직여야 하는 게임의 세계는 사실 정석대로만 돌아가는 공간은 아니다. 규칙에 대응하는 플레이어들의 행동은 때로는 기발하고 때로는 성실하며, 때로는 규칙의 바깥에서 규칙을 흔들거나 넘어서기도 한다.규칙을 넘어서는 순간들은 경이롭고 창의력 넘치는 재기발랄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따금씩은 다분히 문제적인 방식으로 규칙을 넘어서려는 플레이어들도 존재한다. 이른바 치팅cheating이라는 방식이다. 게임 속의 자잘한 버그를 활용해 원래대로라면 안 될 일을 해내기도 하고, 이른바 꼼수로 불릴
지상파 텔레비전과 같은 공식화된 레거시 미디어에서는 잘 비취주지 않는 장면이지만, 과거 명절의 풍경 한 켠에는 삼삼오오 모여 고스톱을 치는 장면도 분명히 존재했었다. 판돈이 걸려 가끔씩은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이기도 했던 명절의 고스톱은 특히 추석에 주로 출몰하곤 했는데, 아무래도 설날에는 윷놀이라는 좀더 대중적이고 덜 도박스러운 보드게임이 설날 공식 게임으로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3인이 참가해 승패를 겨룬다는 조금은 독특한 기본 규칙, 4인 이상도 이른바 ‘광팔이’로 참가가 가능하다는 방식은 여러 사람이 모여 플레이
얼마 전, 굉장히 보기 드문 제목의 뉴스가 여러 포털과 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제목을 그대로 옮겨 보자면 다음과 같다. . 일상적인 제목 같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 일상적인 뉴스들과 뭔가 사뭇 다른 지점이 보인다. 그렇다. 게임에 빠진 아이를 폭행한 것이 아니라, 게임을 안 하기에 폭행했다는 것이다.이게 무슨 소리일까. 보통 게임, 자녀, 폭행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제목의 뉴스는 본문을 읽지 않아도 내용의 조합이 가능하다. 게임에 빠진 자녀를 훈계하다 폭행에 이르렀다는 정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처음으로 e스포츠가 시범종목에 선정되어 참여하게 된다. 29일 SBS와 KBS는 '리그 오브 레전드'(롤) 한국 대 중국 결승전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SBS는 아시안게임 축구 4강전 중계를 위해 롤 결승전을 온라인 중계로 전환하기도 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 시범종목 채택으로 게임의 위상이 확연히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디지털게임 플레이가 스포츠의 영역에 들어가느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많은 편이다. 단순히 e스포츠에 대한 호오로만 찬반이 나뉘는 것도 아니다.
앞서 우리는 ‘시드마이어의 문명’ 게임 시리즈가 다루는 비서구, 비유럽권의 역사 중 서아프리카를 다룬 문명인 말리 제국의 만사 무사와 송가이 제국의 아스키아를 살펴본 바 있었다. 게임 ‘문명’ 시리즈가 다루는 비서구권의 문명은 한 두 개가 아니어서 그것만으로도 1년간 이야기할 수도 있을 만큼 많은 분량이겠지만, 그 모두를 다 다루는 건 지루해지기도 하고 또 그 정도의 분량이라면 차라리 역사를 다루는 코너가 어울릴 정도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건드리지는 않으려 한다.비서구권 문명 이야기의 마지막은 여름철을 맞아 우리에게 해외 휴양
지난 글에서 우리는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서아프리카의 문명이었던 말리 제국과 그 중흥기를 이끌었던 황금의 왕 만사 무사가 게임 ‘문명’ 시리즈에서 어떻게 등장하고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말리 제국의 모습은 어떠했는지를 살펴보았다. 한 때 유럽과 중동 지방에 이름을 드날렸지만 이제는 쉽게 만나보기 힘든 말리 제국의 이야기는 그래도 아직까지 말리라는 현대 국가 이름으로 남아있기는 하기에 이번 글에서 다룰 문명보다는 인지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송가이라는 이름은 아예 금시초문인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지난 번 글에서도 다룬 바 있듯이, 인기 시뮬레이션 게임 ‘문명’ 시리즈는 게임에 등장하는 문명들에 비교적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문명과 지도자들을 반영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비서구, 비백인, 비남성들에 의해 그려지는 덜 알려진 세계에 대한 게임 ‘문명’ 시리즈의 접근은 한편으로는 단지 유명 선진국 문명만으로는 진부해지기 십상인 게임 구성의 다양성 확보라는 측면이겠지만, 또다른 의미로서는 획일화된 중심성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기점이 되기도 한다.뉴스톱에서는 그러한 ‘문명’ 시리즈가 비추고 있는 탈
아들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갓 오브 워’올 상반기에 출시되어 화제를 불러일으킨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의 대표 액션 어드벤처 게임 ‘갓 오브 워’ 는 여러 모로 2018년 최고의 게임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는 게이머들의 찬사 속에 빛나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앞선 시리즈에서 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을 직접 두들기며 스스로 신의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던 주인공 크레토스의 이야기가 그 자체로 한 편의 그리스 비극이었다면, 이제 그 신화는 오딘과 토르가 살아 숨쉬는 북구 신화로 넘어온다. 별다른 부가 설명 없이도 물 흐
고전 오락실의 하이스코어 보드, 그리고 업적고전 비디오게임 시절에는 한 판의 게임이 끝나면 게임 오버 화면 이후에 스코어보드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체로 알파벳 세 글자 정도의 입력이 가능한 스코어보드에는 주로 ‘AAA’같은 대충 누른 이름들이 꼭대기를 차지하곤 했는데, 한 판의 게임 결과가 점수로 환산되고 이를 통해 그 기계가 설치된 일대의 게임 실력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에서 간혹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자신이 1위를 찍어 둔 스코어보드에 어느날 1위가 바뀌어 있는 걸 볼 때 불타오르는 경쟁심은 의외로
이제는 역사를 다루는 게임의 대표작이 된 ‘시드마이어의 문명’ 시리즈인류 문명의 역사를 다뤄 온 게임 ‘문명’ 시리즈는 이제는 보편적인 상식의 범주 안에 들어갈 정도의 인지도를 쌓아온 듯 하다. 80년대 후반 처음 등장한 이래 늘 세계를 다루는 방식 중 독특하면서도 높은 완성도로 주목받았던 이 시리즈는 한국에서는 2013년의 ‘문명 5’ 발매와 함께 크게 유행을 탔는데, 이른바 ‘패왕 간디’ 밈 덕분이었다. 협박과 함께 유혈사태를 언급하는 평화주의자 간디를 다룬 인터넷 밈은 크게 인기를 끌며 ‘문명하셨습니다’ 와 함께 이 오래된 시
장거리 비행의 지루함을 달래는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항공기는 압도적인 속도 덕분에 장거리 여행에 있어 최우선의 선택지로 고려되지만, 그 경험이 마냥 유쾌한 기억으로만 남는 것은 아니다. 비싼 돈을 내고 비즈니스나 퍼스트로 좌석을 업그레이드하지 않는 한, 대체로 이코노미 좌석의 좁은 환경과 시끄러운 항공기 소음 속에서 여행의 시간은 버텨내야 하는 시간이 되곤 한다. 한 잔 마시고 푹 자버리는 것도 좋은 선택이지만, 막상 그런 비좁은 환경에서 잠드는 일도 말처럼 쉬운 것만은 아니다.여행의 시간을 상대적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사람들은 무
영화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번역에 관련한 논란 또한 함께 커져가고 있다. 영화를 보지 못해서, 또 스포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고 또 알아도 말하기 어렵지만, 꽤 중요한 부분에서 오역이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가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다.해외 영화의 오역 문제가 하루 이틀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영화에 비해 게임의 번역은 더 열악하다고 말해도 무방할 수준이다. 그래도 극장에 걸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번역 과정을 거치는 영화와 달리 게임은 한글판의 출시 여부가 관심사일 정도로 무번역
‘심 시티’를 대체한 도시 시뮬레이션, ‘시티즈: 스카이라인’가상의 공간에 내 마음대로 도시를 설계하고 지어 본다. 지어진 도시는 사람들이 들어와 일하고 살며, 교통 체증으로 도시가 막히기도 하고 산업시설 때문에 오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병원과 치안시설 같은 기초 요소가 부실하면 주민들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만족도와 땅값을 향상시켜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게임의 이름은 무엇일까?조금 오래 된 사람들이라면 ‘심 시티’를 떠올릴 것이지만, 2018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심 시티’보다 앞서 떠
조금 식상한 질문에 대한 조금 색다른 접근‘게임은 예술인가?’ 라는 질문은 이제 좀 식상하게 여겨지는 시대가 되었다. 한때 게임이 예술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될 때도 적지 않은 이들이 주장의 정치적 배경에 대해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사행성이 넘실거리는 게임만 제작되고 유행하는 현실 속에서 게임의 예술성에 대한 강조는 결국 그런 게임산업이 자신의 치부를 감추는 액세서리로만 활용하려는 의도가 강하기 때문이었다.여러 가지 대답이 가능하고, 대답의 가짓수 이상으로 다양한 입장들이 공존하는 지금 ‘게임은 예술인가?’라는 질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