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후 사바나의 이글거리는 햇빛을 피해 잡목림의 작은 그늘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던 늙은 수사자는 불현 듯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무리의 모든 사자를 불러 놓고 일장 연설을 한다. “존경하는 사자들이여. 우리는 이 초원의 제왕이다. 우리 무리를 가리켜 사람들은 프라이드pride(사자의 무리를 지칭하는 영어 단어)라고 한다. 우리는 존재 자체가 자긍심인 것이다. 태어나길 제왕으로 태어난 우리, 하지만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2시간 정도 사냥을 하고 나면 그 뿐, 하루 내내 뒹굴거리고 자고 장난만 치고 있지 않은가
침팬지에게 물어봅니다. ‘인간과 고릴라 중에 누가 너와 더 가깝니?’ 침팬지가 대답하지요. ‘인간이 더 가까워.’ 우리 침팬지와 인간은 500만~700만 년 전에 공통 조상에서 서로 갈라졌지만 고릴라하고는 1000만 년 전에 서로 헤어진 걸. 고릴라와 헤어진 다음에도 침팬지와 인간은 500만년이나 같은 조상 아래 있었던 거야...이제 고릴라에게 물어봅니다. ‘고릴라야, 인간이랑 일본원숭이 중에 누가 더 너와 가깝니?’ 고릴라가 말합니다. ‘당연히 사람이지. 일본원숭이는 긴꼬리원숭이과에 속하고 나는 사람과에 속하는 걸. 일본원숭이와
여러분들 대부분이 지능검사 혹은 IQ 검사를 받으신 적이 있을 겁니다. 대략 40세 이상은 국민학교 혹은 중학교에서 필수적으로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들을 들은 적 혹은 한 적이 있을 겁니다. ‘그 집은 아빠가 똑똑하니까 아이들도 다 똑똑하더라.’ 뭐 이런 이야기지요.과연 지능은 유전되는 걸까요? 아니 그 이전에 지능이라는 것의 정의가 뭘까요? 이 문제에 처음으로 천착한 사람 중 한 명이 시릴 버트Cyril Burt입니다. 우연하게도 그는 우생학의 창시자인 프랜시스 골턴의 주치의의 아들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릴 버트의 이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나라가 있다’라는 루이 파스퇴르의 말은 꽤나 많은 이들에게 감명을 주었습니다. 황우석박사가 한창 잘 나갈 때 인용한 말이기도 하지요.그러나 과학자의 잘못된 애국심이 자신의 연구에 투영되어 인류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를 낳는 경우도 꽤나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독일의 프리츠 하버Fritz Haber입니다. 암모니아의 합성법을 개발했고 그 업적으로 1918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걸로 유명한 사람이지요. 그가 개발한 하버-보쉬법은 공업적으로 암모니아를 만드는 최초의 방법이었습니다.
유럽의 나라들이 제국이 되면서 박물학은 시대의 주목을 받는 학문이 되었습니다. 작은 섬나라였던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고, 프랑스는 그 영국이 아프리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걸 막으며 아프리카의 동서를 관통하려 애쓰고 있었습니다. 인도차이나 반도는 프랑스령이 되었고, 말레이제도는 네덜란드가, 인도는 영국이 차지했지요. 북아메리카의 위쪽은 프랑스가 아래쪽은 영국이 가졌습니다. 남아메리카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땅이었고, 필리핀도 스페인의 것이 되었습니다. 그곳에 원래 살던 이들은 그러나 영국시민도 프랑스 국민도 아닌 배제되거나
인간이 하늘을 보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 시간을 알고 싶어서일 것입니다. 제대로 살기 위해 하루, 일주일, 한 달, 계절, 일 년에 걸쳐 시간에 대한 나눔을 하는 것이 신석기 혁명 이후로 필수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아니 사실 구석기 수렵 채집 생활에서도 커다란 주기들-계절의 변화는 아마 몸으로 익히고 있어야 했을 것입니다.하루의 시작은 언제일까요? 유태인들은 하루의 시작을 해가 질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루의 시작을 힘든 일을 마치고 쉴 때부터로 잡은 것. 그 영향이 현대에까지 이어져 이브가 있지요. 또 어떤 이들은 하루
구글 웨이모가 12월 5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를 게임체인저라고 부릅니다. 다른 자동차회사들도 늦어도 2~3년 안에 자율주행차량 판매 혹은 대여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바로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Autonomous Vehicle)은 전기 자동차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질 것입니다. 산업 구조의 근본적 재편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현재 미국이나 우리나라의 경우 운송업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전체 노
2011년 9월 15일은 예년에 비해 대단히 더웠습니다. 9월 중순인데 서울이 31도였죠. 전국적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더구나 한국수력원자력은 영광 원자력 2호기, 울진 원자력 2호기, 4호기가 정비를 위해 정지되어 있었고, 여기에 남부발전의 하동발전소가 긴급정지 되었던 상태입니다. 결국 전기 생산량이 소비량을 감당치 못하자 한국전력의 광역 감시 제어 시스템(WAMAC)이 무작위 정전이 발생하는 블랙아웃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순환 정전을 실시합니다. 미리 알려지지 않은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인해 빌딩의 엘리베이터들이 중
21세기 초에 벤처 붐이 있었다면 요사이는 스타트업 붐이 있습니다. 그런데 스타트업이 불안정한 고용을 양산한다는 점은 흔히 간과하기 쉬운 지점입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 그리고 예상되는 바로 스타트업 대부분은 확률적으로 실패합니다. 미국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쉬하르 가쉬(Shikhar Ghosh)가 2004년에서 2010년간 벤처 캐피털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스타트업 기업 2000개를 대상으로 확인해보았습니다. 10개 중 3~4개는 완전히 실패했고, 나머지 3~4개는 투자금은 건졌고, 남은 1~2개만 성공했습니다. 물론 이는
당신은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뭔가 얻을 것이 있을까 싶어, 아니면 그냥 호기심에 이 책을 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서가에서 이 책을 뽑고 앉아서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이 책을 읽고 있는데, 그 과정은 온전히 당신이 알고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때에도 당신의 뇌 한 가운데는 당신도 모르게 일을 하는 곳이 있습니다. 뇌간이라고 부르는 영역이죠. 대뇌의 아래, 연수와 간뇌 그리고 중간뇌(중뇌)로 이루어진 부분입니다. 당신이 쉴 때도 당신의 몸은 생명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심장 근육은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고, 갈비뼈와 가로막
지난 10월 1일에서 5일 사이에 인천 송도에서 제 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가 있었습니다. 주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지금처럼 이산화탄소를 내놓으면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세계 각국의 정부가 21세기말까지 지구평균기온 상승을 2~1.5℃이하로 묶어두자고 한 걸 지킬 수 없다는 이야기죠. 2015년 협약의 후속조치로 각국 정부가 나라별로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제출했는데 이를 모아보니 3℃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나라별 목표를 더 '빡세게' 가져가야한다는 이야기입
이중용도기술 (dual-use technology)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화적인 목적이나 군사적인 목적에 모두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란 뜻입니다. 그간 가장 많이 거론된 것은 핵분열 기술입니다. 애초의 목적이 군사적 용도였죠. 독일이 먼저 핵무기를 개발할까 겁먹었던 미국이 핵폭탄을 개발했고, 사용했습니다. 그 뒤 핵의 평화적 이용에 대해 고민하던 일군의 사람들이 핵에너지를 기반으로 핵발전소를 만듭니다. 사실 핵발전소와 핵무기를 이중용도기술의 대표적인 예로 거론하는 것은 조금 어폐가 있긴 합니다. 핵발전 자체가 문제가 많은데다 현재의
고대 그리스는 직접 민주주의로 유명합니다. 중요한 안건이 있을 때는 시민들이 모두 아고라에 모여 토론을 하고, 투표로 결정을 했습니다. 물론 노예나 외국 출신, 그리고 여자들은 제외였으니 완전한 의미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당시의 진일보한 정치체제였습니다. 현대에도 직접민주주의를 시행하는 경우로 자주 거론되는 나라가 스위스입니다. 스위스의 경우 웬만한 안건은 국민투표에 부쳐지고, 그 결과대로 시행됩니다. 동네의 일은 동네 주민들끼리 지방 행정구역-칸톤 내의 일은 칸톤 주민들끼리, 그리고 국가적 일은 국민 전체가 투표를 합니다. 스위스
김진수 전 서울대교수가 나랏돈을 들여 수천억대로 평가 받는 기술을 개발해놓고 그 특허를 자신이 소유한 회사로 빼돌린 의혹 때문에 과학기술계와 여타 유관 분야가 시끌시끌합니다. 혹자는 연구 윤리를 문제 삼기도 하고, 어떤 이는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구먹구구식 운영에 비판을 가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저는 근본적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4차 산업 혁명에 이의있습니다’에선 이 문제를 한 번 다뤄볼까 합니다.인류의 진보는 '지식 공유'의 역사11세기 스페인의 알퐁소 6세는 톨레도를 함락시킵니다. 유럽에
'범용 인공지능'이란 특이점은 올 것인가현재 우리에게 꽤 친숙한 인공지능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알파고이고 다른 하나는 파파고입니다. 알파고는 다 아실 터이고 파파고는 네이버에서 개발한 번역 인공지능입니다.이들의 공통점은 좁은 의미의 인공지능이라는 거지요. 알파고는 바둑만 잘 두고, 파파고는 번역만 잘 합니다. 즉 바둑 잘 둔다고 번역도 똑 같이 잘하는 것이 아니고, 번역 잘 한다고 바둑 잘 두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건 어떤 사람은 바둑을 더 잘 두고, 다른 이는 체스를 더 잘 둔다 정도의 의미가 아닙니다.
4차산업혁명이어도 당신은 여전히 불행할 것이다원래 세상은 불공평했습니다. 최소한 신석기 혁명 이래로는 그러했죠. 왕과 귀족이 있었고, 노예와 농노가 있었습니다. 간혹 고대 그리스의 민주정 같은 이상한 정치체제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곳에서도 여자와 노예, 외국인들은 차별을 받았습니다. 초기 로마의 공화정도 그러했지요. 그 외의 사회에선 차별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그러다가 프랑스 대혁명 이후 모든 사람은 성, 종교, 출신, 인종에 관계없이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아주 당연한’ 선언이 나왔습니다. 최소한 지금 지구의 절반 정도는 그 인
지독한 더위가 한반도를 근 한 달 째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의한 ‘인간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드디어 그 결과를 인간에게 돌려주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입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불러올 가장 큰 화는 지금 겪고 있는 폭염 정도가 아닐 것입니다. 더 심각한 사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다의 '이산화탄소 흡수' 포화 상태 지구가 더 더워지면, 툰드라가 녹고, 툰드라에 묻혀있던 탄화수소들이 대량으로 대기에 방출되겠지요. 이산화탄소의 농도
라돈은 방사능을 띤 비활성기체다. 반감기는 3.82일이다. 즉 4일 정도 지나면 절반이 되고 8일 뒤에는 1/4, 16일이 지나면 1/16, 약 한 달 뒤에는 원래 양의 1/250 정도만 남아있게 된다. 따라서 일시적인 라돈의 유출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그럼 왜 라돈 침대는 문제가 된 걸까? 라돈은 우라늄이나 토륨 같은 방사성 원소가 납으로 붕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정확하게는 이들 방사성 원소들은 몇 단계를 거쳐서 핵분열을 일으키는데 그 중간 단계의 원소인 라듐이 분열할 때 라돈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 우라늄과 토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