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후쿠시마 어디가 위험하고 어디가 안전하다는 거야?"

  • 기자명 뉴스톱
  • 기사승인 2019.12.0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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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 국가대표팀이 도쿄올림픽에 참가합니다. 원전사고 지역에서 약 67km 떨어진 후쿠시마 아즈마 스타디움에서도 경기가 열립니다. 한국 응원단 역시 이 지역을 방문해야 합니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이후 최근까지 수 많은 한국 언론의 후쿠시마 방사능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8년째 똑같은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를 봐서는 어디가 위험하고 어디가 안전한지 알 수가 없습니다. 팩트체크 미디어 <뉴스톱>은 후쿠시마 주요 지점 방사능을 직접 측정해 방사능 지도를 그렸습니다. 이 기사와 지도가 한국 국민과 정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팩트입니다.

[모두를 위해 '후쿠시마 방사능 지도'를 그리다] 시리즈

"그래서, 후쿠시마 어디가 위험하고 어디가 안전하다는 거야?"

JTBC는 왜 일본시민단체로부터 '방사능 편파보도' 항의를 받았나

③ 사고 5km 이내 높은 수치...후쿠시마 경기장 방사선은 '보통'

후쿠시마 음식 37개 측정...전체 방사선 이상 없어

⑤ '후쿠시마 방사능' 위험지역과 안전지역을 확인하다

⑥ "문제 없다"와 "끝났다" 사이에 '후쿠시마의 진실'이 있다

⑦ "후쿠시마 방사능 피해는 암이 아니다. 공동체와 산업의 파괴다"

⑧ "도쿄올림픽 후쿠시마 경기, 원전사고 종식되었다는 식으로 이용될까 우려"

⑨ "일본 방사능 데이터 은폐는 불가능하다. 민간에서 끊임없이 조사하기 때문"

⑩ [기고] 시민들이 측정해 만든 '일본 방사능 지도' 어디까지 믿을수 있나?

⑪ [팩트체크] 일본정부가 원전사고 뒤 방사능 기준치를 낮췄다?

⑫ 방사선 안전기준치와 선량한도치는 100배 차이가 난다

⑬ [팩트체크] 후쿠시마는 체르노빌보다 11배 큰 원전사고다?

⑭ [팩트체크] 후쿠시마 사고 후 도쿄전력 임원들 해외도피?

⑮ [팩트체크] ‘먹어서 응원하자’ 참여한 일본연예인 피폭?

■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와 서울대 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습니다.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가 2011년 3월 11일 폭발했습니다. 2016년 일본정부는 후쿠시마에서 야구경기를 여는 것을 공식 추진했고 2017년 3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0 도쿄올림픽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 일부를 원전사고 피해지역인 후쿠시마에서 개최하는 것을 승인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선을 앞둔 상황이어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분명 관심을 가져야할 뉴스였습니다. 일본 정부가 발표하는 방사능 수치를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후쿠시마에 가서 야구 경기하는 것이 괜찮을까란 걱정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도쿄올림픽 보이콧?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

후쿠시마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다시 본격화된 것은 지난 7월입니다. 일본의 수출제재가 시작되면서 국내에서 반일 감정이 고조되던 상황에서 차제에 방사능 오염우려가 있는 도쿄 올림픽을 정부 차원에서 보이콧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jtbc는 7월 24일 팩트체크 코너에서 대한올림픽위원회(KOC)에서 선수단 안전을 이유로 불참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정부가 결정할 수는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선수단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8월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보이콧은)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올림픽 위원회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말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이 심각한 상황이라면, 대한올림픽위원회는 도쿄올림픽에 불참까지 고려해야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현재 한국에겐 일본 정부가 발표하는 방사능 데이터 밖에 없습니다. 일본 정부가 발표한 방사능 수치를 일본 국민도 못 믿는다는 뉴스가 나오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아무런 데이터가 없었습니다. 

2011년 이후 한국 언론, 특히 방송사들은 지속적으로 후쿠시마 지역을 취재했습니다. 분명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방송사의 후쿠시마 취재는 한일 양국 정부 갈등이 심화된 2019년에 집중됐습니다. jtbc, MBC, SBS, KBS 등 주요 방송은 일본 후쿠시마에 취재진을 보내 직접 방사능 수치를 측정했습니다.(방송사 기사 리스트는 아래 박스 참고) 기준치보다 수배에서 천배까지 높게 나왔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습니다. 

 

8년째 똑같은 보도를 하는 언론들...전체 데이터 필요성 증가

문제는 언론의 이런 취재방식이 원전사고가 터진 뒤 8년째 똑같은 패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후쿠시마 사고 원전 인근에 가서 방사능 수치를 측정한 뒤 수치가 기준치에 비해 매우 높게 나왔다고 보도합니다. 도대체 어디가 많이 오염됐고 어디가 덜 오염됐는지, 어디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어디가 위험한지 한국 언론 보도를 보고는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국내 방송사들이 방사능 측정 장비 사용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엉터리로 측정한 것도 확인했습니다(이후 기사에서 자세히 밝힐 예정입니다)

"그래서 후쿠시마에 가도 된다는 거야, 안 된다는 거야?"

저희가 느낀 의문을 독자들도 느꼈을 것입니다. 뉴스톱이 후쿠시마 방사능 취재를 결정한 것은 지난 8월입니다. 방송을 봐도 도대체 어디가 안전하고, 어디가 위험한지를 알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고 초창기라면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이 얼마나 오염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이 8년째 지속되는 것은 분명 문제입니다. 한국에서는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당장 2020년 도쿄올림픽에 참가해야하는 선수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지역에서 경기가 열릴 경우 한국 선수들과 응원단이 가야 하는데 어디를 조심하고 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전무합니다. 그래서 팩트체크 미디어 뉴스톱이 직접 취재를 결정했습니다. 후쿠시마 지역의 방사능 지도를 그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뉴스톱의 방사능 취재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추진됐습니다. 대한올림픽위원회가 2020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면 반드시 정확한 후쿠시마 방사능 데이터에 기반해야 합니다. 세간의 소문이나 일부 언론의 보도에만 의존하면 오히려 일본 정부에게 역공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도쿄올림픽 참가가 결정된다면 한국 선수단의 안전과 컨디션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부정확한 정보로 선수단이 방사능 공포에 휩싸인다면 분명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또 한국 응원단 다수가 후쿠시마 현지에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겁니다. 이들이 어디가 안전한 지역이고 어디가 위험한 지역인지 알아야 대처를 할 수 있습니다. 

'뉴스톱'과 협업한 일본 방사능 측정 시민단체 '세이프캐스트'의 방사능 지도. 뉴스톱이 만든 방사능 지도는 이후 기사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뉴스톱은 방사능 오염지도와 함께 측정 데이터까지 모두 공개하고 이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를 자세히 기사에 설명할 계획이다.
'뉴스톱'과 협업한 일본 방사능 측정 시민단체 '세이프캐스트'의 방사능 지도. 뉴스톱이 만든 방사능 지도는 이후 기사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뉴스톱은 방사능 오염지도와 함께 측정 데이터까지 모두 공개하고 이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를 자세히 기사에 설명할 계획이다.

 

후쿠시마현 주요 지점 측정..방사능 맵 공개 예정 

보통 후쿠시마라고 부르는 '후쿠시마현'은 일본 도호쿠(동북부)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도쿄에서 차로 3시간 정도 걸립니다. 면적은 1만3783㎢로 경기도(1만183㎢)보다 크고 충청도(1만6641㎢)보다 약간 작습니다. 이 정도 면적이라면 분명 더 오염된 곳이 있고, 덜 오염된 곳이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충남 서산이 오염됐다고 하더라도 충북 제천이 오염됐는지 여부는 확인해보지 않는 이상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뉴스톱 취재진은 2019년 11월 3일부터 10일까지 일본 후쿠시마현과 도쿄 현지 취재를 했습니다. 사고 원전 2㎞에 접근해 측정했고 사고지역에서 5~10㎞ 떨어진 주요 도시의 방사능을 측정했습니다. 특히 다른 언론이 취재하지 않은 지역을 집중적으로 다녔습니다. 도쿄올림픽 야구 경기가 열리는 아즈마 스타디움과 축구경기가 열리는 미야기 스타디움에서 방사능을 측정했습니다. 후쿠시마현의 주요 관광지를 직접 다니며 방사능을 측정했습니다. 후쿠시마 지역 음식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었고 취재진도 실제 불안했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때마다 방사능을 측정했습니다. 그리고 현지 후쿠시마 주민과 방사능 전문가, 의사, 시민단체를 인터뷰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일본 정부의 방사능 측정 데이터를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2주에 걸쳐 후쿠시마 현지 방사능 취재 기사를 내보냅니다. 뉴스톱은 후쿠시마 일대의 방사능 지도를 그렸고 이를 일본 시민단체가 측정한 결과와 비교했습니다. 방사능 수치가 높은 곳도 있고 낮은 곳도 있습니다. 측정한 방사능 수치가 어떤 의미이고 이게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얼마나 자주 노출되어야 위험한지도 취재해 보도합니다. 중요한 것은 팩트입니다. 사실을 정확히 알아야 올바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도쿄 방사능 특별취재팀: 김준일·송영훈·지윤성·홍상현·강양구·김성수·박강수
*취재에 도움을 준 단체: 일본 최대 진보언론 <신문 아카하타>, 일본 방사능 측정 시민단체 <세이프캐스트>, 방사능 측정장비 기업 <램텍><써모피셔사이언티픽>

 

*한국 방송사 후쿠시마 취재 기사리스트

MBC <뉴스데스크> 2019.11.7~8

[단독] 우려가 현실로…태풍 뒤 '세슘' 수치 치솟아 (11.7)

[단독] 가는 곳마다 '삐이삐이'…"방사능 안전지대 없다" (11.7)

[단독]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 (11.7)

8년간 겉만 살짝 긁어낸 日…비만 와도 방사능 '쑥' (11.8)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2019.11.7

그린피스 최초 동행탐사, 후쿠시마 제한구역 천 밀리시버트의 진실

 

JTBC <뉴스룸> 2019.11.7~8

후쿠시마 접근제한구역을 가다…기준치 400배 "사망 이를 수치" (11.7)

강 타고 태평양까지 흘러가는 '방사능'…안전지역 '재오염' (11.7)

후쿠시마, 3년간 나아진 건 없었다…그린피스와 동행취재 (11.7)

후쿠시마 소아 갑상샘암 60배…'핵오염 지역' 가까울수록↑ (11.8)

일본 정부 발표보다 높은 '바다 오염도'…지금도 누출? (11.8)

일본 "다른 나라도 원자력 오염수 배출"…방류 합리화 (11.8)

 

MBC <뉴스데스크> 2019.9.26

"콘크리트 덮인 곳만 측정"…日 '교묘한' 왜곡

후쿠시마와 서울 별 차이 없다?…日 '황당' 홍보전

 

JTBC <뉴스룸> 2019.8.19~20

도쿄올림픽에 가려진 후쿠시마 가보니…재난, 현재 진행형 (8.19)

검은 봉지 수백개…터져나온 '방사성 흙'에 몸 부비는 소들 (8.19)

"올림픽 성공만 외치는 일본 정부…후쿠시마 이용만 할 뿐" (8.19)

'피난 해제' 2년, 주민 6%만 복귀…곳곳에 기준치 넘어 (8.19)

(유튜브 풀버전 8.19)

도쿄올림픽 위협하는 '방사능 잔재'…야구장 주변은 '기준치 2배' (8.20)

도쿄올림픽 성화봉송 루트도…방사능 기준치 '25배' (8.20)

야구팀, '후쿠시마 경기장'으로?…선수도 관중도 불안 (8.20)

사람 살기 힘든데 '어린이 초청'…홍보 열 올리는 일본 (8.20)

(유튜브 풀버전 8.20)

 

SBS <사실은> 2019.8.20~9.26

[사실은] 후쿠시마 식재료 안전하다는 日, 방사능 검사해보니… (8.20)

[사실은] 日 후쿠시마 야구장의 방사능 수치가 뜻하는 것은? (8.22)

[사실은] 日 올림픽 성화 봉송, 경로 보니…후쿠시마 원전 '코앞' (8.23)

[사실은] 도쿄 '방사능 핫플레이스', 엑스레이 100만 번 찍는 양? (9.1)

[사실은] 日 후쿠시마·도쿄 3박 4일…방사선 얼마나 받았을까? (9.7)

[사실은] 日 후쿠시마 마트에서 식재료 사재기한 이유는… (9.9)

[사실은] '방사능 고등어' 먹으면 진짜 몇 만 배 피폭될까? (9.17)

[사실은] 日 방사선량, 대부분 정상 수준?…직접 재보니 (9.19)

[사실은] 日 후쿠시마현이 공개한 방사선 데이터…'착시'인 이유 (9.20)

[사실은] 도쿄올림픽에 방사능 목재…주먹구구식 세슘 검사 (9.21)

[사실은] 99.9% 합격률 자랑하는 후쿠시마 목재, 그 이면은? (9.22)

[사실은] "후쿠시마 방사선량, 서울 수준"…일본의 꼼수 (9.26)

 

SBS <더저널리스트> 2019.9.11

"방사능 올림픽 될까?"…방사능 '공포' 후쿠시마 현지 '팩트체크'

 

SBS <비디오머그> 2019.9.4

후쿠시마는 정말 괜찮을까? '거짓의 대가'는 무엇일까?

 

KBS <뉴스9> 2019.4.12

[르포] 방사능 공포 여전…후쿠시마를 가다 

 

JTBC <스포트라이트> 2016.3.4

끝나지 않은 재앙, 후쿠시마 5년 현장을 가다 39-1

끝나지 않은 재앙, 후쿠시마 5년 현장을 가다 39-2

끝나지 않은 재앙, 후쿠시마 5년 현장을 가다 39-3 

 

JTBC <스포트라이트> 2016.3.11

후쿠시마 사고 5년, 한국은 안전한가? 40-1

후쿠시마 사고 5년, 한국은 안전한가? 40-2

후쿠시마 사고 5년, 한국은 안전한가?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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