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정상회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일까, 선물일까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19.12.1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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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24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합니다. 아직 공식확정은 안됐지만 한국 정부는 한중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이 자리에서 3국간 해묵은 갈등이 해소될지 주목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만나는 한중일 정상회담',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출구전략 모색하는 한일

한일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면 지난달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 연장하면서 양국 갈등을 봉합한 뒤 처음 열리는 정상회담입니다. 의제는 당연히 지소미아 종료 이후 후속조치, 즉 수출규제 해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로서는 정상회담 결과를 낙관도 비관도 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한일간 수출관리정책대화가 오는 16일에 잡혀 있는 등 실무진들간의 대화는 일정에 따라 열릴 예정입니다. 문제는 양국 정부 모두 내부 정치의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일본 입장에서는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게 강제징용 노동자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 때문에 이 사태가 시작됐다고 봅니다. 그래서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관해 한국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부당하게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작하면서 이 사태가 불거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는 사법부 소관이라는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어느 한쪽이 양보를 할 경우 그 정부는 자국내 정치적 비난을 떠 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한국 정부가 조건부 연장된 지소미아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지소미아 협곡으로 다시 들어간다면 미국 압력이라는 상당한 부담을 안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상회담 전에 협상안에 대한 입장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2. 사드 해법 찾는 한중

3국 정상회의 참가자는 리커창 총리이기 때문에 시진핑 국가 주석과 만나려면 중국 베이징을 따로 들러야 합니다. 한중정상회담이 개최가 된다면 의제는 북 비핵화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한 설득작업이 주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미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겠다며 미국 위협 담화를 내놓았고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하는 등 압박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현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한국 정부의 중재 노력에 북한이 설득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나마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곳은 중국 정부입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내년 초 방한 문제가 거론될 것이고 사드 갈등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 해소방안도 우회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드문제 역시 한국 정부가 정치적 수사 수준에서라도 유감 표명과 함께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 있어야 해법이 보일 것입니다.

 

3. 동상이몽 한중일

한중일 3국 정상의 공통 관심사는 역시 북한이 될 것입니다. 다만 한중일간 입장차가 있기 때문에 얼마나 실효성 있는 카드가 나올지 미지수입니다중국 입장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가까워지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세계 이목이 쏠린다면 홍콩사태와 관련된 국제사회의 압박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중국은 파국은 막되 현상유지를 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도 북한의 도발이 싫지 않습니다. 현재 아베 총리는 내각의 마지막 과제로 평화헌법 개정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전쟁을 할 수 있는 정상국가로의 복귀를 하려면 외부의 위협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 북한의 핵실험은 안된다'는 원론적인 선언 이상이 나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가장 힘든 것은 한국정부입니다. 내일 열릴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을 어느 정도로 추가 제재하는 방안이 나올지도 변수입니다. 2주 가량 정상회의가 남았지 어떤 의제가 어떻게 논의되고 합의안이 나올지는 속단하기 힘듭니다.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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