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같은 대구" 전우용이 트윗 삭제하고 사과한 이유는?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0.02.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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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교인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대구 지역 확산이 확인되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소셜미디어에서 정치적 진영에 따른 논란의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난마저 진영논리를 적용한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습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 주로 야당 비판 발언으로 유명한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일본에는 한국의 질병관리본부 같은 기관이 없어 비전문가가 상황을 통제한다”, “대구에는 법적으로 2명이 있어야 하는 역학 전문가가 1명밖에 없어 의사 면허도 없는 시청 직원이 역학조사를 담당한다”, 대구시민들은 자기 도시가 왜 아베의 일본과 비슷한지, 깊이 생각해야 할 겁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전우용 트위터 갈무리 (2월 21일 13시 현재 삭제됨)
전우용 트위터 갈무리 (2월 21일 13시 현재 삭제됨)

해당 게시물은 정부와 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속 시원한 사이다 발언’ 등의 호응과 함께 공유됐지만, 비판이 적지 않았습니다. 전우용 씨의 발언은 일부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주장으로 이르는 과정이 명쾌하지 못하고 비약이 심합니다.

실제로 일본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정치인이자 경제관료 출신의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성 장관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또 “대구에는 법적으로 2명이 있어야 하는 역학 전문가가 1명밖에 없어 의사 면허도 없는 시청 직원이 역학조사를 담당한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구에는 역학조사관이 두 명이 있지만, 전문가 출신은 한 명이라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대구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관문 도시인 인천의 광역단체 역학조사관은 0명이고 대전은 1명, 나머지 지자체는 모두 2명으로 줄었습니다. 2016년 2명이었던 울산의 역학조사관도 1명으로 줄었습니다. 부산과 대구, 인천, 광주, 대전엔 2년의 교육과정을 온전히 이수한 역학조사관이 없습니다.

역학조사관이 부족한 것을 비판하려면 늘리지 못한 정부와 늘리는 것을 반대한 정치권을 비판해야 합니다. 대구시민과 아베의 일본을 같이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자 지역 비하 발언입니다.

반대로 4.15 총선에 대구동구갑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로 출마한 한 후보는 대구·경북지역에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두고 “문재인 폐렴”이라고 지칭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나서서 논란을 빚었습니다.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이 또한 정부여당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속 시원하다, 당연하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다수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대구시민들에게 혐오와 불안감만 부추긴다는 지적입니다.

대구경북지역 독립언론인 <뉴스민>에 따르면 해당 후보는 “이번 사태를 겪으신 어느 시민 한분은 ‘나는 코로나19라 부르지 않고, 이 지경에 까지 오게 한 책임을 물어 문재인 폐렴이라고 부른다’는 말씀을 주셨다”며 “대구시민 여러분과 힘 모아 코로나19의 소멸과 문재인 정권의 책임을 묻는데 온몸 바쳐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해당 사진과 함께 비난의 글이 많이 공유됐습니다. “재난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언론인 출신인데 맞춤법이 틀렸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역시 대구답다”는 지역비하의 댓글도 보였습니다.

이 두 게시물은 20일과 21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었지만, 두 게시물 모두 지지보다는 비난이 크게 우세했습니다.

다행히 전우용 씨는 논란이 있은 다음 날 사과와 함께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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