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궁금증 총정리] WHO에서 마스크를 권하지 않는 이유는?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0.03.09 23: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매보다 정확한 사용방법이 중요, 마스크 논란 팩트체크

코로나19 확산사태와 함께 마스크 구매에 대한 불만이 뉴스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번졌습니다. 일부 업자들의 사재기도 문제지만, 정부의 마스크 사용 지침 혼선, 즉 ‘메시지 관리’ 실패도 주요한 원인입니다. 결국 정부가 마스크 공급에 직접 나섰지만 국민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마스크 사용 논란과 관련해 핵심적인 팩트를 확인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① 모두가 마스크 착용해야 한다?

→WHO와 미국 CDC, 일반인 상시 마스크 착용 권하지 않아

현재 보건의료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인 WHO(국제보건기구)와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여전히 상시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WHO는 <공중을 위한 코로나 바이러스 질병 (COVID-19) 조언: 마스크 사용 시기 및 방법(Coronavirus disease (COVID-19) advice for the public: When and how to use masks)> 페이지를 통해, “건강하다면 2019-nCoV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을 돌보는 경우에만 마스크를 착용하면 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라. 마스크는 손 소독과 손 씻기 등 손이 깨끗해야만 효과적이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사용 방법을 알고 올바르게 폐기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WHO(세계보건기구)
이미지 출처: WHO(세계보건기구)

또 미국 CDC는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페이지에 “코로나19를 포함한 호흡기 질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질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사용해야 하며, 마스크 사용은 의료계 종사자나 간호 중인 사람들에게 중요하다.”는 내용을 게시했습니다.

미국 최고의 의과대학으로 꼽히는 하버드 의과대학은 “미국에서는 일반인들에게 마스크를 권하지 않지만, 거주하는 지역의 공중보건 권고를 따르라”고 조금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정부 당국과 대한의사협회 모두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모든 국민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다가 최근에는 “모든 사람들이 항상 마스크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는 방향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2월 25일에 발표한 코로나19 예방행동수칙에 따르면 일반국민은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하지만 일상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질병관리본부, 대한의사협회
이미지 출처: 질병관리본부, 대한의사협회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코로나19 예방행동수칙' 카드뉴스. 일반국민은 의료기관 방문시 마스크 착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코로나19 예방행동수칙' 카드뉴스. 일반국민은 의료기관 방문시 마스크 착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구밀집도가 높고 현재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진 국내 여건상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절대적일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② KF-80등급 이상 마스크만 사용해야 한다?

→면 마스크도 비말 막아 방역 효과 있어

마스크 사용과 관련해 많이 궁금해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어떤 마스크를 써야 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지 여부입니다. 우선 마스크의 종류로는 일반 방한용 마스크, 보건용 마스크(황사방지용 및 방역용 마스크), 병원에서 많이 쓰는 수술용(덴털) 마스크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황사가 오거나 최근처럼 바이러스 감염이 우려될 때 많이 찾는 보건용 마스크는 KF80, KF94, KF99의 세 가지 등급이 있습니다. 이 중 KF80은 황사용, KF94, KF99는 방역용으로 분류됩니다. KF80은 0.6μm(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입자를 80%이상 차단할 수 있고, KF94는 0.4μm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KF99는 0.4μm 크기의 입자를 99% 이상 걸러낼 수 있습니다.

시중에서 흔히 보이는 N95마스크는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기준에 의거한 등급입니다. 한국 기준으로는 KF94 등급에 해당합니다. N95 이상 마스크는 착용시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주로 의료인이 착용합니다. 일반인들에게는 KF-94, KF-80 마스크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마스크의 바이러스 차단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진행중입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N95마스크와 수술용 마스크 간 바이러스 차단 효과에 차이가 없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CDC 소속 연구팀과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의학센터 등은 2011~2015년 미국 7개 도시 137개 외래병동에서 인플루엔자 치료를 전담한 의료진 2371명을 대상으로 N95마스크와 수술용 마스크 착용군을 비교한 결과 통계적으로 두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최근 국내에서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워 방한용 천 마스크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정전기 필터를 단 수제 면 마스크도 보건용 마스크만큼 방역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2월 28일 필터 교체형 수제 면 마스크가 평균 80%~95%의 비말입자 차단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습니다. KF80마스크와 비슷한 성능입니다. 수제 면 마스크를 여러 번 빨아도 잘 건조한 뒤 필터만 바꿔주면 코로나19를 전파하는 비말입자를 차단하는 데 보건용 마스크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면 마스크 사용, 오염되지 않은 1회용 마스크의 재사용 등도 괜찮다고 하고 있지만, WHO가 면 마스크의 보건용 사용과 1회용 마스크의 재사용을 권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필터 교체형 수제 면 마스크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③ 마스크 쓰면 코로나19 감염 막는다?

→ 마스크 만지는 습관 감염원인 될수도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코로나19는 ‘공기 감염’은 하지 않고, 주로 비말(침방울) 형태로 전염됩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한 번 하면, 5㎛ 크기의 비말이 평균 3천 개 이상 나온다고 합니다. 비말 핵은 지름 1~4㎛ 입자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실험 결과를 보면, 필터 없는 일반 면 마스크도 0.6㎛ 입자를 평균 16~22% 차단했습니다. 이 정도면 면 마스크로도 비말 감염을 상당 부분을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마스크 사용 습관은 오히려 감염 확률을 높이는 역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착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얼굴을 만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눈이나 코, 입을 통해 바로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면 마스크의 경우 비말을 표면에 머금고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다른 재질의 마스크보다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오염된 마스크 표면을 만진 손을 씻지 않을 경우 바이러스 감염에 쉽게 노출됩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④ 마스크가 바이러스 최고 예방책?

→마스크는 전문가마다 이견...공통의견은 손씻기

또 코로나19는 비말 감염 외에 감염된 표면이나 물체와의 접촉으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있는 표면이나 물체, 예를 들면 엘리베이터 버튼이나 지하철 손잡이 등을 만진 다음 오염된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만질 경우 감염이 될 수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서는 조금씩 다른 견해를 보이기도 하는 전문기관들이 손씻기와 관련해서는 이견이 없는 이유입니다.

WHO, CDC, 질병관리본부, 대한의사협회 등 현재 주요 지침이 되고 있는 곳 모두 1순위는 마스크 착용이 아닌 손씻기입니다. 영국과 유럽 보건당국도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손씻기를 가장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WHO는 ‘코로나19 기본 예방법’이라는 이름의 페이지 최상단에 ‘비누나 알콜이 들어간 세정제를 이용해 자주 손을 씻을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WHO 비상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클 라이언 박사는 지난 2월 28일 기자회견에서 “마스크는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기는 것을 막는 용도”라며, “마스크가 감염으로부터 얼마나 보호할 수 있는가에는 한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을 씻고,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말며, 철저하게 위생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리하면, 마스크 사용은 코로나19의 비말감염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사용방법을 잘 지켜야 효과가 있습니다. KF80등급 이상의 마스크가 가장 좋지만, 면 마스크나 수술용(텐털) 마스크로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마스크 사용시 필수이면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가장 효과가 높은 방법은 손씻기입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