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일본은 가구당 40장씩 마스크 무료 배포한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0.03.16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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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소금물에 담갔다 말리면 재활용할 수 있다" 주장 확인해보니

“일본은 마스크를 40장씩 무료 배포한다”, “대만은 마스크 대란이 전혀 없었다”, “마스크를 소금물에 담갔다 말리면 재활용할 수 있다”. 지난주 관심을 모은 마스크 관련 루머입니다.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킹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1. “중국 동포도 한국에 한 달 살면 선거권 준다?”

“대통령 긴급명령으로 중국 동포도 한국에 한 달만 살면 선거권을 준다. 그래서 이번 총선의 큰 변수가 됐다”는 소문이 온라인 일부에서 퍼졌습니다. SBSKBS에서 확인했습니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SBS 방송화면 갈무리

공직선거법을 보면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을 수 있는 권리는 대한민국 국민만 가질 수 있습니다. 지방선거는 외국인도 투표할 수 있지만 영주권을 얻은 지 3년 넘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습니다.

대통령의 긴급명령은 교전 상태로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데 국회 집회가 불가능할 때, 즉 국회의원들이 모일 수 없을 때 내릴 수 있습니다. 임시국회가 열려 있는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대통령의 긴급명령권이나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이 언급됐는데 지금처럼 국회가 열려 있으면 발동할 수 없다는 게 원칙입니다.

“대통령 긴급명령으로 중국 동포도 한국에 한 달만 살면 선거권을 준다”는 루머는 사실이 아닙니다.

 

2. “일본은 가구당 40장씩 마스크 무료 배포한다?”

“한국은 마스크를 일주일에 두 장 사기 위해 줄을 서야 하는데, 일본은 가구당 40장씩 마스크 무료배포한다”는 글이 온라인에서 공유됐습니다. JTBC에서 확인했습니다.

JTBC 방송화면 갈무리
JTBC 방송화면 갈무리

일본 후생노동성의 지난 4일 자 발표 자료 원문을 보면, 마스크 무료 배포 대상은 일본 전체가 아닙니다.

코로나19 문제가 심각한 홋카이도 지방 그중에서도 감염이 집중된 2개 지역에만 가구당 40장씩 우선 배포하는 계획입니다. 해당하는 가구 수는 합쳐서 6만 3000여 가구, 인구로는 12만 명이 좀 넘습니다.

지난 5일에 첫 배송이 시작됐는데, 그나마도 원래 계획 40장 중에 7장씩만 먼저 지급이 됐습니다.

정리하면 일본 전역이 대상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큰 두 지역에 한해서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이런 조치는 이미 대구시도 시작을 했고 계속 진행 중입니다. 대구시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총 645만 장을 무료 배포한 상태입니다. 전국에서 모든 사람이 일상적으로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한 5부제와는 구분되는 특별공급조치입니다.

실제로는 일본도 마스크 물량이 달려서 비상입니다. 일본 정부도 “마스크 사재기하지 말아달라, 대용품 써달라”고 대국민 호소를 하는 실정입니다.

“일본 정부가 마스크 때문에 예비비를 쓰고 또 지자체 2곳에 40매 무료 지급될 것이다”는 소식은 이미 지난 3일에 국내 여러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기사에는 일본도 마스크 부족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라는 배경과 설명이 담겨 있는데, 닷새 뒤인 지난 7일 한 온라인 매체가 비슷한 내용을 완전히 새로운 제목으로 보도를 했습니다.

‘한국은 마스크 대란인데, 일본은 가구당 마스크 40매 무료 지급’이라는 제목이었고, 기사에는 일본 내 마스크 부족 현상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이 기사의 제목과 사진만 잘라서 잘못된 정보로 가공돼 공유됐습니다.

 

3. “대만은 마스크 대란 전혀 없었다?”

조경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대만(타이완)은 전혀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한테는 1주일에 4장 주고, 성인들한테는 1주일에 2장을 주는데도 전혀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지 않고 있답니다”고 말했습니다. YTN에서 확인했습니다.

YTN 방송화면 갈무리
YTN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 1월 말 타이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편의점에도 마스크 사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중국에 대한 수출을 금지해도, 품귀 현상은 그대로였습니다.

지난달 초 마스크 구매 실명제 도입, 공장 증설 등 정부의 공급 관리가 시작되고, 약국 재고량을 확인하는 앱이 나오면서 ‘마스크 대란’은 사그라 들었습니다. 한국은 같은 조치를 한 달 뒤에 한 것이 아쉬운 대목입니다.

하지만 국내 일부에서는 감염병 대응 조치에도 이념적인 잣대를 들이댑니다. 이와 달리 타이완에서는 별다른 거부감 없이 강제적인 마스크 공급 관리가 이뤄졌습니다.

배경에는 2003년 중증 호흡기 증후군, 사스 사태라는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타이완은 중국·홍콩 다음으로 상황이 심각했고, 마스크 부족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 이후 기침하면 마스크 쓰는 게 문화로 자리 잡았고, 평소 마스크를 비치해놓은 가정도 적지 않습니다. 마스크 공급 통제에 대한 거부감도 적습니다.

또한 타이완에서 주로 판매되는 마스크는 2백 원 수준입니다. 한국 공적 마스크의 1/7 수준이지만, 필터 기능이 없는 얇은 1회 용 ‘부직포 마스크’입니다. KF80 등 한국의 ‘보건용 마스크’와는 다른 것이어서 가격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4. 마스크를 소금물에 담갔다 말리면 재활용할 수 있다?

“마스크를 소금물에 담갔다가 그대로 말려서 쓰면 재사용이 가능하다”, “캐나다에 사시는 분이 소금을 칠한 마스크가 바이러스 제거에 효과적이라는 내용으로 특허를 출원했다”는 루머가 퍼졌습니다. KBS에서 확인했습니다.

KBS 방송화면 갈무리
KBS 방송화면 갈무리

특허 출원은 사실입니다. 캐나다 앨버타대학 화학재료공학과의 최효직 교수인데,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외과 수술용 마스크에 소금 성분을 코팅하는 연구를 5년째 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현지 언론들이 소금 코팅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마쳤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소금물에 담갔다가 그대로 말려서 쓰면 재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과학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내용이 와전돼서 확대 해석된 잘못된 정보입니다.

연구의 핵심은 소금 코팅이 된 필터를 사용하면 바이러스와 세균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연구결과는 2017년에 유명 국제학술지에 발표됐습니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침방울 같은 에어로졸이 필터에 닿으면 소금이 녹으면서 물기는 날아가고, 날카로운 소금 결정이 만들어지는데, 그 날카로운 결정이 바이러스를 물리적으로 찔러서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이 3가지 종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했는데 바이러스가 5분 만에 99% 이상 비활성화됐고 30분 안에 완전히 파괴됐다고 합니다.

특히 연구팀은 필터에 접촉한 바이러스가 사멸되기 때문에 재사용할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대략 1년이나 1년 6개월 뒤에 시판이 가능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최효직 교수는 마스크를 소금물에 담가 재활용하는 것에 대해, “효과가 없다. 소금물에 담갔다 뺀다고 해서 마스크에 소금이 코팅되지도 않고, 오히려 그 과정에서 마스크가 오염되거나 필터 성능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5. 대구숙박업체들 코로나의료진에 바가지?

대구지역 숙박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의료지원을 온 다른 지역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가격담합으로 숙박비를 올려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연합뉴스에서 확인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에는 연인원 1천500여명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의료지원을 나갔는데, 정부는 타 지역에서 온 이들의 숙식을 지원하기 위해 1인당 하루 6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숙박업체들이 가격을 담합하면서 의료진들이 추가금 2만원을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숙소들의 담합에 따른 요금 인상’의 정황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에서 숙박업체들과 협의해 조식포함 6만원 이하로 숙박비를 받도록 조치한 상태고, 이를 지원 온 의료인들에게 일일이 안내·고지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부당한 숙박비 관련 항의나 민원이 들어온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시와 협의가 안 된 곳이 있을 수 있지만, 대구 시청과 동성로 서문시장 등 도심지역 모텔의 하루 숙박비는 대부분 3만원∼6만원 선이었습니다. 하루 숙박비가 10만원인 곳도 있었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해 담합가격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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