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 국민 조사? '사망률 오류' 크게 증가한다

  • 기자명 지윤성 기자
  • 기사승인 2020.03.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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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COVID-19)의 팬데믹 Pandemic을 선언한 이후에 미국과 유럽에서의 확진자 증가세가 폭발적이다. 30일 현재 전 세계가 확진자 수는 72만명을 돌파했으며 미국만 14만명이 넘었다. 이탈리아에선 확진자 9만7000여명 중 사망자가 1만명이 넘어 국가가 패닉에 빠진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통제중인 한국의 방역시스템과 빠르고 광범위한 검진능력을 칭찬하는 해외언론이 증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방역당국의 부담을 덜기 위해 일반 병원에서 원하는 국민들을 모두 검진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검진 숫자를 대폭 확대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저지에 정말 도움이 될까? 

이와 관련해서 외신에서 재밌으면서 의미있는 기사가 나왔다. RealClear Politics에서 지난 18일 발행한 '대규모 코로나바이러스 검진의 위험성 (The Perils of Mass Coronavirus Testing)'이란 기사다. 전염병 확산 초기에 빠르고 광범위한 검진은 매우 중요한 초기 대응책이지만, 검진수 확대가 불러올 부작용이 분명하고 검진수의 확대만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내용을 소개한다. 

 

 

전 국민 조사하면 치명률 오류 증가

검진 숫자를 대폭 늘렸을 때 우려되는 점은 사망률 착시다. 가상의 A국가의 코로나19 감염 상태를 가정해보자. 전체 인구가 1천만명인 이 나라에서 990만명은 비감염, 10만명은 감염상태다(그림 1).  

그림 1. 인구 1000만명 중 감염자 10만명, 비감염자 990만명인 A국가
그림 1. 인구 1000만명 중 감염자 10만명, 비감염자 990만명인 A국가

모든 검진 방식은 오류가 있다. A국가에서 사용하는 검진 방식이 90%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고 가정하자. 이럴 경우, 10만명의 유증상자(감염자) 중 양성판정(확진자)은 9만명이며 실제 감염자임에도 음성판정(오차율 만큼)을 받는 사람이 1만명이 나온다(그림 2). 인구 1000만명중 9만명이 확진을 받았기 때문에 데이터로서의 감염률은 0.9%로 나온다. 

그림 2. 감염자 10만명이 90%의 정확도를 가진 진단기로 검사를 받은 상황. 감염자 중 9만명은 양성판정을 받고, 1만명은 감염상태임에도 음성판정을 받는다.
그림 2. 감염자 10만명이 90%의 정확도를 가진 진단기로 검사를 받은 상황. 감염자 중 9만명은 양성판정을 받고, 1만명은 감염상태임에도 음성판정을 받는다.

그렇다면 전 국민 1000만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하면 어떻게 될까(그림 3). 비감염자 990만명을 대상으로 모두 검사를 한다면 10% 확률로 오진이 나온다고 가정할 때 비감염자 중 99만명의 확진자(양성판정 오류)이 나오게 된다. 실제로는 10만명의 감염자가 있는데, 무차별적인 검사로 인해 108만9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기록된다. 이렇게 되면, 치명률이 낮아지게 된다.

그림 3. 전 국민 1000만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한 경우. 비감염자중 990만명이 10%인 99만명이 잘못된 양성판정을 받을 수 있다.
그림 3. 전 국민 1000만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한 경우. 비감염자 990만명의 10%인 99만명이 잘못된 양성판정을 받을 수 있다.

<그림 1>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를 1만명이라고 가정하면, '실제 치명률(치사율)'은 10%다. <그림 2> 상황에서는 양성판정 9만명중 1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보고된 치명률이 11.1%가 된다. 그런데 <그림 3> 상황에서는 확진자가 108만9000명이기 때문에 보고된 치명률은 0.92%가 된다. 실제 치명률과 10배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래서 검진 숫자를 무차별적으로 확대 한 상황에서 실제 사망률은 통계적 발표 수치보다 높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지금은 정부를 신뢰할 때다 

현재 10분 진단키트를 병원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진단 키트의 정확성은 50~70%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값싸고 손쉽지만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이런 진단키트가 널리 보급될 경우, 통계적 착시와 왜곡이 일상화되어 오히려 정확한 상황진단을 방해할 수 있다. 

한국이 칭찬받는 것은 진단검사 수 뿐만이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협력, 감염자 동선 추적을 통한 의심 감염자 추적과 선별진료, 혁신적 진단방법 도입 및 속도 개선도 다른 나라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처럼 긴급재난 문자를 제 때 쏘아주는 국가는 전세계에 없다. 검증되지 않은 주장으로 불안을 증폭시키면 안 된다. 지금은 정부와 방역당국을 신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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