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다음날, 보수언론은 이낙연을 홀대했다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20.04.1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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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역대급 압승으로 4.15 총선이 끝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시민당은 180, 미래통합/한국당은 103석입니다. 각 언론은 이번 총선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조간신문 헤드라인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코로나 민심 잡은 여당

1면 톱기사로 중앙일보는 <민주당 압승, 코로나 민심은 안정을 택했다>, 국민일보는 <민주 압승코로나 민심, 강한 정부 택했다>, 한국일보는 <여권 180석 근접코로나 표심 쏠렸다>를 올렸습니다. 동아일보 <‘국난 극복힘실은 민심압도적 과반> 1면 톱기사도 코로나라는 단어는 없지만 코로나정국을 의미합니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 선거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는데, 결국 안정적으로 코로나19 사태를 통제한 정부여당의 능력에 손을 실어줬다는 것이 주요 신문들의 분석입니다.

조선일보는 2면에서 <코로나·막말이 삼켜버린 정권심판론50까지 에 등돌려> 기사로 보수야당의 패배원인을 분석했고, 중앙일보도 2면에서 <트럼프 'SOS', 막판 재난지원금민주당 승리 부른 5장면> 기사로 민주당의 승인을 분석했습니다. 한국일보는 3면 해설기사에서 <코로나 블랙홀에 묻힌 정권심판론...민심은 안정 택했다> 기사에서 경제 실정, 조국 논란 등으로 위기 몰린 여당에 코로나 사태가 전화위복이 됐고, 통합당은 대안세력으로 인정을 못받았다고 분석했습니다.

 

2. 이낙연의 대선가도

서울신문은 종합일간지 중 유일하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당선을 1면 톱기사로 올렸습니다. 제목은 <이낙연, 대선 전초전 압승>입니다. 다른 신문들도 2면 혹은 3면에 이낙연 후보의 압승을 전하면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사퇴소식을 같이 전했습니다. 경향신문은 <호남에서 종로까지 ‘66이낙연, 대권 가도 탄력> 기사와 함께 <정치 신인 황교안 좌절책임지겠다당 대표직 사퇴> 기사를 2면에, 한겨레는 2면톱 기사에 <적장 황교안잡은 이낙연, 대선 가도 다지기 나서나> 기사와 <‘통합못한 황교안 리더십당내 입지마저 흔들> 기사를, 세계일보는 3면 톱기사로 <종로 압승이낙연 대권가도 순풍참패 책임황교안 정치행보 흔들>을 올렸습니다.

반면 보수신문들은 최대한 이낙연 띄우기를 자제하는 모습입니다. 동아일보는 5면에, 조선일보는 6면에, 중앙일보는 4면에 이낙연 후보 당선 기사를 배치했습니다. 주요 신문들은 특히 보수야당의 거물들이 상당수 낙선한 것에 주목했고 향후 당권이 누구에게 갈지, 비대위 체제는 어떻게 꾸려질지에 대해서 주목했습니다. 동아일보는 4<보수진영 대선주자 지각변동 예고> 기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백의종군한 유승민, 3선에 성공한 김태호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3. 지역주의 회귀

대부분 언론이 양당구도 회귀와 지역주의 부활을 강조했습니다. 조선일보는 1면 하단에 <되살아난 지역주의> 기사를 게재했고 국민일보는 3면에 <통합 영남 석권, 민주 호남 싹쓸이지역주의골 더 깊어졌다> 기사를 올렸고, 세계일보는 2면에 <민주는 호남·통합은 TK 독식지역구도 타파는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막판 표결집 현상으로 인해 보수적인 지역은 더 보수적으로 진보적인 지역은 더 진보적인 색채를 띄게 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중앙일보는 <호남은 푸른색, 영남은 분홍색으로 덮였다더 세진 지역주의> 제목의 온라인 기사를 냈습니다.

언론들은 낙선한 김부겸 후보의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상당히 비중있게 보도했습니다. 이낙연 후보가 "지역주의 완화 진척 안돼...무거운 과제"라고 말한 것도 많은 언론이 다뤘습니다. 다만 지역주의가 선거 승패를 가른 원인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지역주의가 이번 선거를 지배했다면 상대적으로 의석이 적은 호남에 기반을 둔 민주당의 수도권 싹쓸이 및 압승을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역주의는 결과적, 징후적으로 드러났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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