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SNS 떠도는 ‘등교개학의 문제점’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0.05.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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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어린이날 영상의 주인공은 북한소년”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등교개학을 앞두고 ‘등교개학의 문제점’이라는 글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킹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1. 청와대 어린이날 영상 주인공이 북한소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이해 청와대가 공개한 ‘청와대 마인크래프트 맵’ 영상에 “북한의 소년단 넥타이를 맨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며 “어린이날에 한국 어린이가 아닌 북한 소년단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KBS에서 확인했습니다.

KBS 방송화면 갈무리
KBS 방송화면 갈무리

마인크래프트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입니다. 청와대가 매년 어린이날마다 청와대 초청 행사를 진행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게임 형식을 빌려 온라인 초청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청와대가 공개한 맵을 설치하면 누구나 청와대를 둘러볼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가로세로연구소가 북한 소년단으로 지목한 캐릭터는 유명 유튜버 ‘도티’의 게임 캐릭터입니다. 도티는 2014년부터 빨간 스카프를 두른 캐릭터를 사용했습니다.

‘도티’는 과거 인터뷰에서 “시청자가 해당 아이템을 보내줬다. 감사해서 계속 사용하다 보니 익숙해졌고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생겼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논란이 된 적은 없었습니다.

이번 행사 직후 미래통합당에서도 관련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없었습니다. 정원석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 상근대변인과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청와대의 시도를 참신하게 평가했습니다.

2014년에 누군가 북한 소년단 이미지를 도티 캐릭터에 의도적으로 입혔다고도 상상해볼 수도 있지만, 지난 수년 간 특별히 논란이 된 적이 없고, 본인도 스스로 이야기하는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볼 때 의도적으로 사용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영상에서 도티 캐릭터를 활용한 것은 도티가 샌드박스의 창업자이자 가장 유명한 마인크래프트 콘텐츠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도 “초등학생이 가장 좋아할 만한 수단을 고민한 끝에 마인크래프트와 도티의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2. ‘성적 지향’이 확진자 보도에 꼭 필요할까?

지난 7일 국민일보가 ‘단독’이라며 “성 소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점을 부각한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개인의 성적 지향을 부각해서 보도하는 게, 방역이나 국민 알 권리에 득이 되는지 JTBC에서 확인했습니다.

JTBC 방송화면 갈무리
JTBC 방송화면 갈무리

‘감염병예방법’에는 필요한 경우 확진자 동선 정보 같은 개인정보를 최소한도 내에서 공개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방역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까지 지나치게 공개해 사생활 침해의 부작용이 잇따르자 ‘개인이 특정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지침이 세워졌습니다.

확진자와 같은 시간대 같은 장소에 있던 사람이 다 파악이 안 됐을 경우에 제한적으로 ‘상호명’까지 밝히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1일에 한국기자협회는 ‘코로나19 보도준칙’을 발표했습니다. 인권침해, 혐오 조장 표현을 주의하자고 밝혔습니다.

3월 9일, 인권위원회도 “개인을 특정하지 않고 시간별로 방문 장소만을 공개하는 방안 등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면서도 사생활 보호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는 지난 4월 28일에는 아예 ‘감염병 보도 준칙’을 정식으로 제정해 “감염인을 취재하는 것만으로도 차별과 낙인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개인정보 보호, 사생활 존중”을 강조했습니다.

게다가 방역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방역이 잘 되려면 무엇보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검사 등의 협조가 필요한데. 해당 보도들로 인해 혐오의 대상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된 사람들은 협조에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3. SNS에 떠도는 ‘등교개학의 문제점’ 문서 팩트체크

이번 주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초·중·고 ‘등교개학’으로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 SNS상에서 ‘등교개학의 문제점’이라는 출처 미상의 문서가 퍼졌습니다.

10개 세부 항목으로 분류된 해당 글에는 ▲마스크 끼고 수업 ▲에어컨·정수기 등 이용 불가 ▲이동수업(체육, 미술 등) 불가 ▲감염자 발생 시 전교생·교사 학교 내 대기 ▲화장실은 정해진 시간에만 갈 수 있어 급해도 참아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연합뉴스에서 확인했습니다.

■ 마스크 끼고 수업? → 사실

교육부 지침은 ‘학생 및 교직원은 등하교 시 및 학교 내에서는 상시 마스크 착용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다만 점심 식사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에어컨 이용 불가? → 사실 아님

교육부 지침은 ‘냉방기기(에어컨 등)를 가동하되 모든 창문의 ⅓ 이상은 열어둔 채 가동할 것을 권장’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단, 공기청정기에 대해서는 가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 정수기 이용 불가? → 사실 아님

‘정수기 이용 불가’는 이번 교육부 지침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물 마실 때 개인 컵을 사용하고 정수기 소독을 철저히 하는 등 위생에 주의하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 야외 체육수업 못한다? → 부분적으로 가능

체육수업처럼 별도의 장소에서 하는 ‘이동수업 불가’는 교육부 지침에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각 학교장과 교사의 재량으로 야외 체육수업도 부분적으로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실기를 해야 될 불가피성이 있으면 학생 간에 2m 이상 떨어져서 해야 하고, 야외 체육 수업 때 마스크는 기본적으로 항상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수업 프로그램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화장실 사용시간 제한? → 학교 상황에 따라 가능

교육부는 화장실 사용과 관련, 발표된 지침에 담지는 않았지만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동시에 쏟아져 나와 대화함으로써 감염 위험이 커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학교별로 적절한 방법을 찾도록 했습니다.

■ 확진자 발생 시 학교 안에서 대기? → 사실 아님

교육부 지침은 ‘학생 또는 교직원이 등교 후에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 양성(확진자)으로 판정된 경우 학교에서는 신속하게 모든 학생 및 교직원에게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한 후 즉시 가정으로 돌려보내고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 결과에 따른 학교소독 등 추가적인 조치를 시행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학교에 대기시키는 것이 아니라 즉시 귀가토록 한 뒤 당분간 원격 수업 체제에 들어가는 한편,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자의 밀접 접촉자를 찾아 관리하겠다는 설명입니다.

■ 기숙사에서 24시간 마스크 착용하고 정수기·선풍기·에어컨 사용금지? → 사실 아님

이런 내용은 교육부 지침에 없습니다. 다만 지난 3월 24일 교육부가 배포한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코로나19 감염예방 관리 안내’를 살펴보면, 하루 통학 가능 거리에 거주하는 학생은 가급적 기숙사 이용을 자제하라는 내용과 함께, 시설 내 주요 공간의 청소, 소독 및 환기를 강화하고 가급적 1인 1실을 사용할 것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4. ‘한국 부정 선거’ 보고서 쓴 美 교수 ‘오류 가능성’ 인정

최근 21대 국회의원 총선 결과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했더니 이른바 ‘사기’, 즉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보고서를 쓴 미시간 대학교 월터 미베인 교수를 YTN에서 인터뷰했습니다.

YTN 방송화면 갈무리
YTN 방송화면 갈무리

월터 미베인 교수는 “문제 제기는 타당하지만, 꼭 그렇다는 건 아니다. 이미 언급했듯이, e포렌식 분석 모델에서 소위 ‘사기(fraud)’라는 것들이 정말 나쁜 행동의 결과인지 아닌지는 모호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개발한 분석 시스템에 21대 총선 결과를 대입했더니, 사전투표에서 통계학적 평균을 벗어난 표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조작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미베인 교수는 ‘전략적 투표 행위’의 결과를 분석 시스템이 ‘사기’(부정 선거)로 판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진영은 사전투표를 독려했고, 통합당 진영 일부는 사전 투표의 조작 우려를 제기하며 본 투표를 장려했습니다. 월터 미베인 교수도 “가능성이 있다. 전략적인 행동의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사기’(fraud)라는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서는 분석 모델에서 쓰는 용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또 분석 모델 자체가 투표 조작이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계가 존재한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또한 윌터 미베인 교수의 보고서에서 오류도 확인됐습니다. 미베인 교수는 분석이 일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며, 오류 가능성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당선인이 뒤바뀔 정도의 이른바 ‘사기(fraud)’는 민주당과 통합당 승리 지역 모두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에 특정 세력이 선거에 이기려고 조작을 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미베인 교수도 “너무 심각하게 모델을 해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일부에서의 주장처럼 CIA(미 중앙정보국)이 아닌 일본 와세다대 정훈 교수가 메일을 보내와 분석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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