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건재 확인됐음에도 반성없는 허위정보 스피커들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20.05.0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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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조선중앙방송은 김 위원장이 노동절인 5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공개행보는 411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20일만입니다. 김 위원장은 15분간 편집된 영상에서 밝게 웃으며 일정을 소화했고, 실내외에서 담배를 연달아 피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줄담배로 돌아온 김정은,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민생의 해결사

김정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으로 김일성 주석 생일인 415일 태양절에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51일 순천인비료공장의 완성을 알리는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본인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해 없던 준공식 행사를 만들었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코로나19 방역 관련 경각심을 주기 위해 태양절 참배를 취소했지만 비료공장 방문은 예정대로 소화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의 농업생산을 늘리기 위해 2017716일 착공했던 순천인비료공장은 북한 민생경제의 상징 같은 곳입니다. 올해 13일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미군 드론에 의해 암살된 뒤 김정은도 상당기간 잠행할 것이라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나흘만인 17일 올해 첫 현지지도행사로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은 바 있습니다. 지난해 말 제75차 전원회의에서 기본전선은 경제전선이라며 정면돌파 노선을 내세운 것은 재확인 한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절 공식행사에 참여한 것은 집권초기인 2012~2013년 두차례 뿐입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세계적 경기침체가 예상되는데다 국경을 봉쇄해 매우 어려운 처지입니다. 노동자 인민의 생존과 직결된 식량난을 해결하는 것은 최고지도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덕목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크나큰 노고를 바쳐오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서 현대적인 인비료공장이 일떠섰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2. 의도된 롱테이크

김정은 위원장의 건재를 확인해 준 조선중앙TV15분 준공식 영상은 매우 이례적인 편집 방식을 보였습니다. 과거에는 김 위원장은 거동을 짧게 편집하거나 스틸 사진으로 보도를 했는데, 이번에는 소위 롱테이크, 길게 찍기로 김 위원장 동선을 촬영했습니다. 김 위원장 신체에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안팎으로 과시하기 위해 세심하게 연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을 보면 북한 대표 아나운서인 리춘희가 보도문을 낭독한 뒤 김 위원장이 꽃술을 든 군중들의 환영을 받으며 입장합니다. 김 위원장 전용 입장곡이 울려퍼지고 관중들이 만세를 외치는 모습이 잡힙니다. 특히 조선중앙TV는 김위원장이 걷는 모습을 집중 부각했습니다. 공장 입구부터 단상까지 걸어와 내각 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단상에 올라가는 모습을 모두 보여줬습니다. 북한군 열병식이나 귀빈 환영식에서 사용됐던 행사방식이 재현된 겁니다.

끽연가인 김 위원장은 이날도 실내외에서 줄담배를 피웠습니다. 심혈관계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것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한 연출로 해석됩니다. 그동안 원산에서 승마나 요트 등 야외활동을 즐겼다는 주장도 있었는데 이를 증명하듯 김 위원장 얼굴은 살짝 그을렸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김정은 단지 코로나바이러스를 피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김정은 개인 열차가 원산 해변 휴양지에 정차돼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2014년 발목 수술 당시 조선중앙TV불편하신 몸인데도 불구하고라며 수술을 언급했는데 이번엔 그런 내용이 전혀 없었습니다.

 

3. 반성없는 스토커들

김정은 신변이상설 관련해 국내외 언론 및 정치권은 집단적으로 오보를 냈습니다. 데일리NK는 김 위원장이 심혈관 시술을 받고 회복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속보로 수술을 받고 위중한 상태라고 보도했고 블룸버그는 심혈관 수술을 받고 중태에 빠졌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NBC방송의 한 기자는 트위터에 김정은이 뇌사 상태에 빠졌다고 올렸습니다. 일본 주간지 슈칸겐다이도 수술도중 식물인간이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임은 분명하다고 말했고 역시 탈불자인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은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언론 역시 각종 설들을 제기하며 김정은 사망이나 신변이상을 기정사실화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건재가 확인됐음에도 이들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지부조화 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성호 당선인은 속단하지 말자. 진실은 가져질 수 없다고 했고, 태영호 당선인은 과연 지난 20일동안 아무 이상도 없었던 것일까라고 말했습니다. 세계일보는 김정은 팔주사 걸음걸이 추측 난무란 기사를 냈고, 중앙일보는 김정은 심혈관 질환만 불안? '180도 뒤틀린 왼손목' 걸린다며 건강이상설의 여운을 남겼습니다. CNN은 김 위원장 등장 직후 사진의 진위 여부와 촬영 날짜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가 조작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북한 정보는 종종 블랙홀이 된다며 유체이탈 보도를 했습니다. 스토커식 추측과 보도를 해오던 국내외 언론과 정치권은 오류가 확인됐음에도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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