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괴질’이라 불리는 다기관염증증후군, 정말 어린이만 걸리나

  • 기자명 권성진 기자
  • 기사승인 2020.06.0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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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어린이 괴질’로 불리는 다기관염증증후군(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의 의심 사례가 나오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다기관염증증후군과 관련해서는 오해가 많다. <뉴스톱>이 다기관염증증후군과 관련한 사실을 정리했다. 

 

①다기관염증증후군(어린이 괴질)은 어린이만 걸린다?

→ 사실 아님. 20대도 감염 사례 발견.

어린이 괴질이라고 불리는 이 증상의 공식 명칭은 ‘다기관염증증후군’이다. 괴질이라고 불러서는 정확하게 의미를 전달할 수 없다. 괴질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병’을 부르는 말이다. 과거 조선시대에는 전염병인 콜레라를 부르던 말이었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피부, 점막을 비롯해 혈관, 장기 등 온몸에 염증이 발생하는 병으로 콜레라와 증상이 다르다. 두 질병 사이의  연관성도 찾기 어려워 괴질이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일각에서 괴질이라고 부르는 것은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표현을 빌려온 것으로 보인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주로 19세 이하 나이에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성인도 안심할 수는 없다. 면역 체계 활성화가 잘 된 사람을 대상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과학 전문지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다기관염증증후군 증상을 보인 성인도 발견됐다. 이들은 샌디에이고에 사는 20살 청년과 롱아일랜드에 사는 24살의 청년이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을 ‘어린이’ 괴질이라고 부를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다. 뉴욕대학교 의대 소아 전염병 전문의 제니퍼 라이터는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심각한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②다기관염증증후군은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

→ 코로나19 이후 면역반응으로 추정단계

다기관염증증후군이 주목받은 것은 코로나19와의 연관성에서 비롯됐다. 코로나19가 급증한 지역인 유럽과 미국에서 다기관염증증후군을 보이는 환자의 수가 많았다. 그 때문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다기관염증증후군 사이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연구에 의하면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코로나19 감염 이후 회복 단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천은미 교수는 <뉴스톱>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다기관염증증후군을 앓았던 환자의 60%가 코로나19의 양성이 나오고 40%는 항체 검사에서 양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40%는 무증상 보균자로 볼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그는 “아직까지 코로나19와 다기관염증증후군 사이 정확한 인과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고 데이터를 근거로 한 추정 단계”라고 했다. 또한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항체검사를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자료가 없는 상태다. 

 

③ 다기관염증증후군 전염성과 치사율이 높다? 

→전염성은 없고 치사율은 낮음

다기관염증증후군은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는 증상이다. 바이러스성 질환이 아니기에 전염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점에서 면역 체계 작동에 의해서 장기가 손상되는 증상의 일종인 사이토카인 폭풍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새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왔을 때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이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의 치사율은 심각하게 걱정할 수준까지는 아니다. 천 교수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다기관염증증후군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치사율이 높지는 않다”고 했다. “다기관염증증후군으로 볼 수 있는 사례가 300건이 넘지만 사망에 이른 경우는 4건 수준”이라고 했다. 1% 수준의 치사율은 50세 이상의 A형 감염 치사율(1.8%)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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