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이것이 팩트다] ④ "에너지전환은 한국경제 생존의 문제" 전문가 좌담회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0.06.1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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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참으로 많은 것을 바꿨다. 우리 인류는 영원히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인간활동이 위축되면서 자연환경이 회복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는 비관적 예측에 대항해 인류의 노력 여하에 따라 지구가 살아날 수 있다는 단초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국적인 기후변화를 최대한 늦추고 인류가 적응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이 있다. 바로 에너지전환이다. 기후변화를 초래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지구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동참해 정부는 2017년 10월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확정해 이후 에너지전환 정책을 펼치고 있다.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은 대한민국의 에너지전환에 대해 알아보는 [에너지전환, 이것이 팩트다] 기획을 4회에 걸쳐 준비했다. 

[에너지전환, 이것이 팩트다] 시리즈

① 에너지전환 핵심은? 온실가스 감축!! 

② 에너지전환 7대 팩트체크 

③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어디까지 왔나?

④ "에너지전환은 대한민국 경제 생존 문제" 전문가 좌담회

뉴스톱은 2020년 5월29일 에너지전환 전문가와 함께 에너지전환 정책의 성공을 위한 과제를 짚어보는 좌담회를 열었다. 에너지전환 시민운동 출신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국회의원과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 진상현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뉴스톱 김준일 대표의 사회로 진행됐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대한민국 에너지전환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면서 에너지전환을 선언하고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부각시킨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데는 참석자 모두가 뜻을 같이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3주년이 지나도록 눈에 띄는 진전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로 거대여당이 출범하게 된 21대 국회의 정치 지형 변화 속에서 에너지전환 정책이 지속되고 결실을 맺으려면 시민 참여와 정치권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좌담회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뉴스톱은 대한민국 에너지전환이 나아갈 길을 짚어보는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뉴스톱은 대한민국 에너지전환이 나아갈 길을 짚어보는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에너지전환이란 무엇인가

김준일 뉴스톱 대표= 에너지전환에 대한 좌담회를 마련했다. 여러 전문가 분들의 고견을 듣고 싶다. 에너지 전환은 무엇인지 먼저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이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 본부장= 에너지전환에는 넓은 뜻과 좁은 뜻이 있다. 국내에선 좁은 뜻으로 많이 쓴다. 에너지전환의 좁은 뜻은 에너지원을 바꾸는 것이다. 석유 석탄 화석연료 핵에너지 등 논란 많은 발전원을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넓은 뜻은 실제로 에너지원만 바꾸는 것 아니라, 에너지효율을 높이거나 기기를 바꾸는 것만 아니라, 도로교통체계와 건물, 크게는 산업도 전환하는 것을 포함한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비효율적인 면이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전환은 우리사회 전체를 에너지의 관점에서 새롭게 재구성하는 것이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너지전환의 사회적 경제적 측면을 주목해야 한다. 에너지민주주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 원전 석탄 발전 가스발전소는 엄청나게 규모가 크다. 거대 시설을 소수 거대자본이 건설하고 운영하는데 시장이 닫혀 있고 금융 규모도 어마어마하고 공급업체도 독과점으로 운영된다. 에너지전환은 에너지 효율도 비즈니스모델 될 수 있고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도 비즈니스모델이 될 수 있다.

지붕에 올리는 정도의 소규모 발전소를 누구나 설치하고 판매하고 나눌 수 있는 것이 에너지 민주주의이다. 분산형 시장시스템이나 경제 사회 시스템으로 변화시키는 변환이다. 시장이야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협동조합을 만들어 원전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풍력∙태양광은 할 수 있고 지분 참여도 가능하다. 기본소득과도 연결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는 연료가 없기 때문에 한계비용 제로 에너지이다.

설비∙설치 비용을 회수하면 운영비 약간 빼고는 공짜이다. 공짜 전기가 수입이 되면 배당도 가능하다. 원전과 석탄발전은 피해에 대해 보상∙배상 형태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면 재생에너지는 보상∙배상보다는 지분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금융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등이 중요하다. 또 뉴딜과 연결되면서 금융이 저탄소 산업에 우선 투자할 수 있는 기준과 우선순위를 만들게 된다. 이처럼 사회 전반이 모두 엮여 있는 사회전체 변화이다. 저는 그 중에 이익의 주체, 소득 발전의 주체, 민주주의 시장 변화가 담보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김준일=사회 대개조로 봐야하는 것이군요. 생산과 소비, 유통 방식을 모두 아우르는...

이헌석=산업혁명 이후에 현대사회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해서 시작했다. 석탄과 석유 기반 사회였는데 화석연료 기반 사회가 쓰레기 없는 재생에너지 기반 사회로 바뀌는 것이다. 에너지원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중심으로 굉장히 많은 것이 바뀌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에너지전환 다른 나라는 어떤가?

김준일=다른 나라는 어떻게 진전되고 있나.

이헌석=독일에선 에너지전환을 정책브랜드로 수출했다. 에너지원 측면으로 보면 OECD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25%. 유럽으로 한정하면 30% 초반대를 차지한다. 실제 재생에너지 비중이 순간적으로라도 절반이 넘는 나라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겠지만 두산중공업이 경영 어렵다. 왜냐면 더 이상 석탄 화력 발전소를 짓지 않기 때문이다. 두산 뿐만 아니라 GE 지멘스 등 기업은 화석연료 발전소를 팔아서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 이미 3~4년 이상 된 이야기이다. 해외의 경우 에너지전환 관련해 에너지원 전환이든 사회문화적 형태이든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  한국은 표현으로는 시작은 했지만 어느 정도 진전됐는지 척도, 대한민국 정부가 생각하는 에너지전환의 정의가 오늘 이야기 한 것과 부합하는 것인가는 더 논의할 부분이 많다.

양이원영=에너지전환 관련해선 유럽 이야기를 많이 한다. '유럽은 우리랑 다르잖아' 이렇게 많이 얘기를 하시는데, 아시아쪽 예를 들어보자. 아시아국가의 재생에너지는 어떤가.

2018년 독일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계로 재생에너지가 56%를 차지한다. 원전과 석탄 다 합쳐도 40%가 채 되지 않는다. 1년이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아시아 국가의 2018년 전력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베트남 38.6%, 중국 25.8%, 일본 18.4%, 인도 16.8%, 말레이시아 15.2%, 태국 13.4%, 인도네시아 11.6% 인데 우리는 4.2%에 그친다. 

아시아 국가 중 온실가스 많이 배출하는 나라는 일본, 중국, 한국인데 중국은 석탄이 60%를 차지한다. 중국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우리가 10년내 할 수 있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석탄 발전소를 끄는 것은 쉽지만 산업 전환은 훨씬 어렵다.

2018년 아시아 국가들의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비율. 한국은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에너지전환 왜 필요한가?

김준일=에너지전환이 왜 우리시대에 필요한가?

이헌석=에너지전환 관련된 용어가 유행어처럼 쉽게 퍼지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요즘 예를 많이 드는데 세계기상기구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온실가스 줄어든 양을 6% 정도로 본다. 6%가 어떤 의미이냐. IPCC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앞으로 10년 안에 거의 절반을 줄이라고 한거다. 이걸 줄이려면 매년 6%씩 줄여야 한다. 이 얘기는 전세계가 매년 코로나19 사태를 겪어야 한다는 뜻이다. 현 시스템을 고치지 않으려면.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넷 제로'(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의미) 등의 용어에는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다. 온실가스 배출 업종을 줄여야 한다고 한다. 누구나 많이 이야기하고 좋은 이야기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은 발전소 하나를 빼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산업계에서 주요 산업 하나가 없어져 버릴수도 있구나 하는 얘기까지 나가야 한다.

말로만 에너지전환 해야한다고 하니까 (용어가) 확산되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실제적으로 정부 입장에선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방향 설정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다. 미국·유럽에서 그린뉴딜, 그린딜에 엄청난 돈 쏟아붓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등 한 개 끄고 텀블러 좀 더 쓴다고 해서 위기가 극복되지 않는다. 환경단체들도 표현을 바꾸고 있다. 텀블러만 갖고는 지구가 구해지지 않는다. 더 나아가야 한다. 이런 것이 우리가 풀어가야 하는 과제다. 엄중함이 있는 거다.

양이원영=우리나라 온실가스 부문별 배출을 보면 87%는 에너지 사용에서 나온다. 다시 분류하면 44% 에너지 산업, 발전부문이 차지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 온실가스를 못줄일 것처럼 우울한 전망만 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은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  가스와 석탄 발전을 비교하면 석탄 발전소가 온실가스를 3배 가까이 많이 배출한다. 석탄(발전)을 빨리 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 다음 30%는 제조업이다. 자동차보다는 제철 제강, 시멘트, 석유화학. 그 다음 많은 부문이 수송이다. 자동차 2300만대. 자동차에서 나오는 게 16%. 그럼 우리가 뭘 해야할지 보인다. 석탄발전 빨리 끄고 제철 시멘트 석화 어떻게 할거냐. 내연기관차 어떻게 할거냐는 게 나와야 한다.  2030년까지 절반씩은 줄여야 한다.

 

김준일=산업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경제 문제이다. 먹고 사니즘에 배치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 이걸 적극적으로 논의 안 하게 만드는 측면이다.

이헌석=역설적으로 말씀하면 대한민국 자동차 주요수출품이다. 현대차 내수가 3분의 1이고 수출이 3분의 2를 차지한다. 유럽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를 안 쓰기 때문에 더 이상 내연기관 자동차를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예전 엔진 생산 라인, 동력 샤프트 라인이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그 준비를 지금 하지 않으면 일자리가 사라진다. 다른 일자리 생기고 어떻게 연결시킬 것이냐를 정부가 고민해야 된다. 캠페인으로만 될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 안전망이 갖춰져야 하고 산업에 대한 지원책이 나와줘야 한다.

기업 중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데는 포스코이다. 그 다음으로 한전 발전 자회사 5곳과 현대제철 등이다. 제철이 결국 자동차 조선 산업과 연관돼 있다. 석탄발전소를 빼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핵심은 산업체계를 어떻게 바꿔야할까를 바라봐야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에너지 다소비 업종 정책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를 바라봐야 한다.

양이원영= 2030년 배출량 (할당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포스코의 설비투자 규모와 전망이 너무 높았고 제철 석유화학 분야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철강(산업 주도권)이 일본에서 넘어왔다가 중국으로 다시 넘어간다. 철강 산업 설비 투자가 옛날만큼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 

석유화학 업계는 우리가 석유를 수입하지만 수출도 한다고 광고했다. 원유를 정제해 중동으로 많이 수출 하는데 요즘엔 중동에 (세계적) 정유회사들이 (직접) 들어간다. 석유화학 업종에 빨간불 켜진 게 몇 년 됐다. (주력 업종을) 화학으로 바꾼다고 한다. 그때 화학을 석유 기반이 아니라 바이오 기반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정부와 금융기관이 투자에 조건을 붙여야 한다. 저탄소에 기반하고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탄소에 대한 평가가 들어가야 기업이 신규투자에 새로운 산업(공정) 개발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진상현 경북대 교수
진상현 경북대 교수

 

◆에너지전환 시대의 산업전환

김준일=에너지전환이 본격화 되면 산업전환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염두에 둬야할 것은 무엇인가?

진=산업 조정을 3공·5공 시절처럼 할 수는 없다.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간접적으로 푸시 앤 풀(push & pull) 해야 하는데... 풀(유도)는 지원금을 주거나 혜택을 줘야 한다. 푸시(강제)하는 방법으로는 온실가스 피해를 주니까 외부효과를 반영하는 방법 만들었다. 이명박정부때 탄소시장이 등장했다. 미국 유럽 일본도 안 한 것을 한국이 먼저 시작했다. 2011년 법 통과시켜 2015년부터 시행했다. 시행된지 6년째이다. 시장 만들었는데 왜 안돌아갈까. 이게 바로 푸시하는 정책인데...

양이원영=유상 할당을 몇%로 할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온실가스가 나오는데 당연하게 배출하는 게 아니라 돈을 내고 배출해라. 할당을 정할 때 무상 100톤으로 정했다면  110톤을 배출할 때는 배출권을 10톤만큼 사들여야 한다. 배출량을 줄이든지 배출권을 사오든지 해야 한다는 뜻이다. 배출 할당량을 지금은 공짜로 주는데 유상 할당이 3% 늘고 내년에 10%로 늘릴 것인가 하는 문제를 고민 중이다. 이게 탄소세 같은 것이다. 온실가스 전문가는 100% 유상할당을 하루빨리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기간을 논의하고 있다. 세금의 역할을 하는 방안 이런 푸시를 효과적으로 해야 하는데 기업이 힘들다고 하니까...

진상현=이게 세력싸움이다. 한국은 (국제적으로) 후발주자니까 짧게 정했다. 유럽은 5년 단위인데 우리는 3년 단위로.  당초엔 유상 100%였는데 제도 통과 과정에서 기업에서 주장해서 계속 후퇴했다. 세력싸움이기 때문에 얼마로 정할 것이냐는 것은 21대 국회와 문정부가 어떻게 싸울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기업을 새로운 것으로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필요하다. 새로운 정책을 만들면 시행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지금 있는 제도가 잘 자리잡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이원영=유상할당 늘리는 것이 큰 논쟁거리이다. 기업 측은 내부 결제 시스템에서 보면 배출권 할당은 바로 돈이니까. 기업들한테 신호가 갔는데. 어떻게 하게 만들거냐…이게…

이헌석=탄소거래 도입 여부에 대한 초창기 논란이 있었고 기업의 반발이 있었다.  이게 실질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도움이 되는 거냐 시장만 창출하고 끝날 거냐는 비판이 있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라면 실제로 줄였는지 평가해야 한다. 그걸 유상할당이 안 돼서 제도가 작동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을 넘어서라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안이 나와야지 앙상한 제도만 남아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논의가 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핵심을 잊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에 이 제도가 도움이 되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 목표가 사라져 버리는 것 아니냐. 실효성 있는 것이 중요하다.

진상현=2020년 이 시점에서 보면 어렵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다. 기업이 앓고 있다. '다 죽게 생겼는데 탄소세는 무슨...' 이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다.

양이원영=유럽의 그린딜은 1조 유로 약 1300조원 규모이다. 유럽이 그린딜 하겠다고 했다가 코로나19 때문에 더 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논의 중이다. 오늘(2020.5.29) 나온 것은 1020조원 정도 규모의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조성계획을 내놨다. 돈을 줄 때 기준을 정하는데 저탄소 산업에 써야한다. 우리도 공적자금 지원할 때 IMF 이후에 공자금 쓰는 방식이 공적자금 주면 구조조정해 노동자를 줄이고 기업가치 높여서 팔고 회수하는 식이다. 그걸로 과거 구시대 산업, 못하는 산업에 주는 방향이 아니고 미래산업에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전환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분야에 고용 지키는 비용을 써야 한다. 뉴딜 이야기 할 때 그린을 붙이는 이유가 대규모 재정투자 한다는 건데 저탄소 산업을 일으키고 조건을 붙여야지 기존 방식으로 가면 안 된다. 여당 내에서도 그린 뉴딜 용어를 집어넣으려고 할 때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이헌석=지금도 할 수 있다. 수출입은행, 산업은행이 두산중공업, 대한항공 등 기업에 돈을 빌려줄 때 경영권 참여 안 한다고 못을 박는다. 이건 사실 개입의 여지를 없애는 것이다. 빌려줄 때 단서를 달고, 그걸 주식으로 전환하면 경영에 참여해서 대표적으로 온실가스 많이 내뿜는 기업이면 개입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

 

김준일=에너지전환 탓에 고배출 산업 도태된다?

양이원영=우리나라가 과거 기업을 키웠던 방식은 국가자본주의라고 할만큼 개입이 많았다. 이제 (우리나라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세계 10위 경제국가 (규모가 됐다) 과도하게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해서도 안된다. 경제를 배우신 분은 잘 알지만 내버려두면 시장실패 우려가 있다. 경제가 어떤 지향을 가지게 만들 수는 있다. 그게 정부의 역할이다. 제도와 규제로, 스마트한 규제 스마트 레귤레이션이다. 규제 완화도 아니고 강화도 아니고 스마트하게 하자. 시장이 저탄소로 지속가능한 경제로 가기 위해서 민간자본의 투자 방향을 선회할 수 있게 만들자. 그래서 금융이 중요하다. 스웨덴 국부펀드와 세계 녹색금융 네트워크를 비롯해 3000개 넘는 금융기관이 녹색금융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장에 신호를 주는 것이다. 고탄소 산업은 돈이 벌리지 않는다. 저탄소로 가야한다는 것을 법적기준을 둘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유도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정부와 정치권에서 할 수는 있다. 소비자 국민 노동자들이 호응하면서 같이 가야만 전반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이헌석=정책만 갖고는 안 된다고 본다. 산업전환 선발주자인 독일은 2038년까지 석탄 발전을 멈춘다고 했다.  정부가 멈춘다는 계획만 발표한 것 아니라 2023년까지 예산 540억 유로를 투입한다. 지역에 400억 유로 지원한다고 같이 발표한 것이다. 돈은 발전소 노동자 유관산업 지원하기 위한 계획이다. 한국도 탈석탄 탈원전 이야기를 많이 한다. 공기업 시스템이라도 돈이 들어간다. 그런데 한국에선 돈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산업을 바꾸는 것이 정책에서 법 한줄 바꾼다고 바뀌지 않고 비용이 들어간다. 비용 빼놓은 상태에서 에너지를 전환한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국 누군가는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뜻이다.

 

김준일=에너지전환과 관련한 산업전환과 탄소거래까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정부 역할, 조건부 금융 지원에 정부의 적극적 개입 등이 중요하다는 점을 짚어봤다.

양이원영=독일에서 MBA과정 이수하면서 가졌던 질문이다. 공기업이라고 민간성을 담보하냐는 물음이다. 우리 공기업은 누구보다 석탄 원전을 확대하면서 공공성을 위반하는데 왜 제어를 못하나. 독일은 석탄 원전 소유기업인 4대 민간 회사가 지역독점 시장이 개방되면서 변화를 꾀했다. 민간기업들이 발전소는 고정자산인데 발전소를 폐쇄하는 것은 자산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법 통과 전 2000년에 적녹 연정하면서 발전회사들과 합의해서 원전마다 발전량을 협상해서 확정했다. 2020년쯤 원전 가동 중지한다고 협상한 것이다. 정부는 기업이 고정자산을 포기하는 대신 얼마만큼 배상하냐는 문제를 협상한 것이다. (독일 내에서) 후쿠시마 사태 이후 위험한 원전을 닫자고 할 때는 협상 없었다. 나중에 (개별 기업들이) 소송해서 배상을 받았다.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무얼 포기하려면 비용이 들어간다.

(독일 노동자들은) 원전과 석탄 발전소가 문을 닫으면 일자리를 잃는데 왜 반대를 안 했을까. 산별노조가 개별기업과 협상했다. 동일임금, 동일휴가를 요구했는데 일자리를 전환해서 그 개별 기업이 부담을 떠안으면 정부가 기금에서 지원하는 방안이 일괄 타결됐다. 그런 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자본 노동과의 협상이 모두 비용으로 논의가 가능했다. 한국의 노사정이 피해를 보는 산업과 노동자들을 어떻게 세심하게 볼 것인지, (피해 규모를)산정하고 협상하고 논의하는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석탄 발전에 민간자본이 들어갔는데 (온실가스 배출량을) 수천만톤 줄이려면 그돈 아껴서 석탄 발전소 끄는데 보상해주면 된다. 하지만 근거법이 없다. 공무원들이 민간자본과 협상을 해야 한다. 근거법을 만들고 재원을 쓸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정의당이 지원법안을 만들었는데 피해자가 최소화될 수 있을 것이다.

진상현=에너지전환 성공하려면  유관 산업의 노동자를 재배치해야 한다. 이 주제에 관해 노조랑 같이 연구 중인데, 제 판단은 한국은 에너지전환 안 하고 있다. 에너지전환이 일어나면 지역이 뒤집어져야 한다. 탈원전 탈석탄하는데 일자리 변화가 없다. 따져보면 약간은 있는데 (미미한 수준이다.)

양이원영=노동계와 토론을 한 적이 있다. 2020년대만 문닫을 발전소가 꽤 되고 해고 예정자가 1만2000명 수준이라고 하는데.

진=부풀려진 것이다. 현재는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지금 제도에서도 충분히 인력을 재배치 할 수 있다. 아직 절실하지 않다. 석탄발전 끝나면 폐광 지역은 문을 닫아야 한다. 아직 안하고 있다. 아직은 한게 없기 때문에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이번 정부 에너지전환 슬로건 확실하지만 우발적으로 띄워놨고 아직 한게 없다.

양이원영=제가 여당이라서가 아니라. 이명박근혜 생각해면 지금 생각해도 숨이 막힐 정도로 폭주기관차 같았다. 원전 10개 석탄발전소 60개 만든다고 했다. 후쿠시마 사태 다음해에 신규 부지를 지정했다. 석탄발전소 20여개가 신규로 들어갔다. 박근혜정부때 추가로 더들어갔다. 폭주기관차처럼 확대하는 정책을 이 정부에서는 브레이크를 걸고 방향을 제시했다. 그런 개념을 내세운 정도의 역할이지 않을까. 남은 2년 동안 정책이 퇴행하지 않도록 제도적 재정적으로 준비하는 속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

 

◆에너지전환 관련 공약들 지켜지고 있나

김준일=문재인정부의 에너지관련 공약들이 꽤 있다. 뉴스톱이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 이행 평가 사이트인 뉴스톱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행 실적이 눈에 띄지 않는다.

진상현=양 의원의 의견에 동의한다. 상징적 의미는 크다. 기존 정부의 에너지 기후변화 정책이 대통령 아젠다로 들어간 적이 없다. 이번 정부 들어선 명확한 방향 제시라는 의미는 있지만 실제로 바뀌었느냐는 걸 봤을 때 이뤄진 것은 별로 없다. 보수 언론들의 표적만 됐다. 이번 정권이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남은 2년이 중요하다. 이전 정권에 비해 레임덕 없는 정부 이야기도 나온다. 무슨 희망을 걸어야 할 것이냐. 검찰개혁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환경개혁에도 관심 가져달라. 그린뉴딜을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문제제기했던 녹색당과 정의당은 지난해부터 논의를 시작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대규모 재정투입이 필요했고 (그린뉴딜) 그것도 포함시켜봐라고 이야기됐다. 현 정부의 마인드는 코로나19 비상사태 극복이다. 재정지원 환경이 나쁘지 않으니까 대중의 호감도가 높은 그린 이슈를 부처마다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게 여전한 한계이다. 좁은 의미의 에너지 전환, 좁은 의미라도 그나마 많이 얻어내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정권 안에서 얼마만큼 그린화시킬 수 있을지… 이번 정부의 환경 마인드는 위기의식이 공유되지 않는 것 같다.

이헌석= 에너지 공약은 '안전한 대한민국,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분야에 들어있다. 안전의 핵심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위상 강화였다. 이게 문재인정부 3년차에 한 번도 아젠다로 올라온 적이 없다. 원안위의 여러가지 역할 정도만 언급됐을 뿐이다. 21대 국회가 시작되니까 원안위 역할을 제대로 정립해 안전 규제를 하고 있느냐 반드시 짚어야 한다. 지속가능 대한민국이 실현되려면 남은 기간 동안 공약 다 떠나서 핵심은 기후 문제와 환경 이야기가 핵심 아젠다로 올라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문대통령 이후에 민주당 정권이 지속되더라도 탈원전 에너지 기후 문제가 거꾸로 돌아가는게 아니냐고 걱정한다. 법제화된 것 아니고 행정계획으로 돼 있다. 다음 정부가 계획을 바꾸면 언제든지 백지화할 수 있는 모래성 같은 정책이다. 문재인정부 후반기 21대 국회가 열렸다. 현재 에너지 기후 관련 법안이 20여개인데 다시 체계를 잡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다음 정부에서도 이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 잠시 몇년 바짝 이야기했다가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 아젠다 행정계획이 아니라 제대로 된 법적 기반 위에 세우는 것이 필요한 것 아니냐

양이원영=이번에 취임 3주년 기념 대통령 연설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는데 단 한글자도 그린 이야기가 안나와서 너무 실망했었다. 당선되자마자 그린 뉴딜 집어넣으려고 여러 루트로 시도해봤는데 잘 안 됐다. 며칠 후 국무회의에서 직접 대통령 입으로 그린뉴딜 조사해봐라고 하고 일주일만에 사업 집어넣고 그랬다. 디지털뉴딜과 동격으로 3차 추경에 반영하라고 했다. 거기에서 희망을 본다. 또 하나는 녹색당에서 그린 뉴딜 얘기했고 정의당에서 심상정 대표의 대선정책처럼 크게 발표했다. 그만큼 당에서 비중있게 보고 있다. 야당에 선점된 그린뉴딜을 민주당이 용어를 가져왔다. 국내에서 그런 정무적 판단은 쉬운 일은 아니다. 민주당과 시민당 정책발표하는 날이 있었는데 그린뉴딜에서도 나왔듯이 2050년 넷제로(탄소배출량 0) 얘기했다. 정치는 행정보다 앞서 나가는 것 같다. 환경부가 LEDS(장기 저탄소 발전 전략)권고안 만들 때 정치권에서 이야기했고 행정부 대표 대통령 그린뉴딜 이야기했고 어쨌든 희망을 거기서 보는 것이다.

최근 좌우명이 하나 더 생겼다. 문제는 지적만 하는 게 아니라 해결하라고 있는 것이다. 지적하고 규명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해결하려면 해결할 수 있는 지점과 긍정적인 부분, 의견이 다른 사람과 교집합을 찾아서 늘려나가는 작업을 해야하지 않을까.

 

◆에너지전환 가짜뉴스는 어떻게 대응해야?

김준일=결국 국민의 인식이 중요하다. 부정적 인식을 일으키는 가짜뉴스도 많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프레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이헌석=예전에도 했던 이야기이지만 언론의 역할이 크다. 가짜뉴스 확산되는 순서는 유튜브, 정치인 따옴표 언론, 또 따옴표. 확대 재생산되는 사이클이다. 사실 단순하게 유튜브 일부 정치인만 이야기하면 사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산업 에너지와 과학기술도 마찬가지이다 전문기자가 없다. 정치 쪽에서는 국회 취재는 정치부 기자들이 담당한다. 정치부 기자들에게 따옴표 기사가 너무나 일상적이다. 정치적으로 주장하는 게 아니라 팩트를 왜곡하는 주장이 계속돌고 있다. 시작과 끝은 언론에 대한 문제이다. 언론 자체적으로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한 (가짜뉴스가) 양산될 수 밖에 없다. 두산중공업 관련해선 팩트체크가 의미가 없을 정도이다. (가짜) 얘기가 또 나오고 또 나온다. 조선일보는 두산중공업에 정책자금 지원하기로 결정된 다음날 '망하게 해놓고 돈 빌려주냐'는 보도를 냈다. 가짜뉴스 핵심은 언론계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가짜뉴스)그것을 그대로 옮겨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상현=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짜뉴스와 왜곡된 기사가 있다. 소설에 소설인 것과 가짜라고 하기도 뭐한 것이 있다. '탈원전 때문에 망해'라면 가짜 뉴스다. '원전핵심 기업 두산중공업이 망한다. 이 정부 때문에 망한다'라고 보도했다면. 원전 핵심 기업 논란 여지 있다. 헤드라인 뽑으면 보수신문들은 완전 거짓말도 아니고 관점을 가지고 오해하게 만드는 보도들이 많은 것이다. 가려낼 수 있는 시민들이 답이다. 행간을 읽을라고 한다. 관점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 그들끼리 돌고 도는 가짜뉴스들은 차단 되지도 않는다. 가짜뉴스와 왜곡보도를 걸러내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시민들이 갖춰야 한다.

양이원영=기후 위기 또는 환경 쪽에 더 신경쓰면 경제를 망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저탄소 경제를 만들지 못하면 굉장히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주한 EU대사를 만났는데 웃으면서 하는 이야기였는데... 유럽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산 제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한국산이다. 자기들은 1조 유로를 투입해 그린딜을 추진하는데 자기들 재정투자 해서 재생에너지 늘리고 탄소 줄이려고 하는데 가만히 있을 것 같냐고 묻는다. 탄소 국경세 이야기도 나오는 중이라고 한다. WTO 체제에서 그럴 일 없다고 하는 사람들 있지만 미중 갈등을 감안하면.

미국 대선의 영향이 굉장히 클 것이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 시장 진출조차도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 한가한 때가 아니다. RE100(100% 재생에너지 사용) 선언한 다국적기업들이 240개 정도 되고 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수많은 기업들이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기업은 하나도 없다. 재생에너지 전기를 직접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에서 우리나라는 완성품도 수출 많지만 중간재 수출이 많다. 애플의 국내 발주액이 연간 30조원에 이른다. 임원 한 명이 들어와서 재생에너지 전기 비율을 몇%로 할거냐고 물어보고 갔다고 한다. 전세계 배터리 공급업체 1위가 엘지화학인데 작년에 배터리 수주액이 300조원에 이르지만 국내엔 공장을 안 짓는다. 납품할 기업이 RE100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법제도의 문제로 재생에너지 전기를 살 수가 없다. 더 이상 기후위기와 환경 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다. 빨리하면 좋은 게 아니다. 기후위기와 경제위기를 동시에 잡는 그린뉴딜에서 시작해야 한다. 시장 자체가 죽어가고 있는데 그 레드오션으로 왜 들어가야 하나. 원전시장은 50조, 석탄화력발전 연 130조, 재생에너지 1300조, 해상풍력 5000조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가 공멸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헌석=1차적으로 에너지 정책에 대해 제대로 된 찬반 논의가 필요하다. 정쟁 이슈로만 부각되면서 피로감이 높아졌다.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고 이게 오히려 변화의 시점을 가로막고 있다. 에너지전환 논의가 피곤한 것으로 인식돼 해악이 너무 크다. 가짜뉴스 탓에 잘못된 인식이 퍼지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서 나오는 폐해와 문제점이 있다. 그런데 진영 싸움이 되면서 찬반 진영으로 선이 그어졌다. 사안에 따라서는 과거 정부에서 허가를 내줬던 문제 많은 태양광도 있는데 이런 논의는 사라졌다. 그린뉴딜은 아직 예산안도 안 나온 점이 우려된다. 일부 지자체에선 그린뉴딜 음악회를 하고 있다. 단어 자체로 좋은 것이다. 좋은 면도 있지만 걱정스럽다. 그렇게 소비돼서 버려지기에는 해야할 일이 많다. 표현만 소비되고 버려지는 것이어선 안 된다.

진상현=한 때 대한민국이 녹색성장으로 도배됐던 때도 있었다. 2011년 세계금융위기를 돌파하는 정책 수단으로 UNEP이 그린뉴딜을 제시했다. 리먼사태 때도 그린뉴딜 이야기 가 나왔다. OECD가 동의했다. 보고서도 나왔다. 그린뉴딜 잘하는 곳이 한국이라고 했다. 녹색성장 관련 예산 다 끌어다가 한국은 예산의 80%가 '그린'이라고 평가했다. 한 차례 경험이 있다. 더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엊그제 이야기 했다. "MB가 좋은 것 했다. 녹색성장 배우라"고 했다. 그런데 한국이 녹색화됐나? 이번 정부가 비관적으로 평가되는 이유는 의지, 관점 파악, 정치적 철학 안잡혀있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야할 것이냐. 에너지 정책과 에너지 정치 모두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 왜 탈원전 선언했나. 이분은 부산 사람이다. 부산 출신 정치인. 부산 시민 300만명이 원전 근처에서 살고 있다. 300만명이 정부랑 싸웠다. 고리원전 수명 연장에 대해 산업부 지경부 입장은 아무 문제 없다고 했지만 싸웠다. 부산 300만 시민들이 멈추자고 했고 시장도 멈추자고 했다. 국회의원, 시의원, 시민단체, 여야없이 그래서 박근혜 정부 때 폐쇄한 것이다. 부산 출신 힘을 받아서 탈원전 가져가는 측면이 있다. 기후변화에는 관심이 없다. 정책은 그냥 오지 않는다. 세력화가 필요하다. 유럽의 각종 기금이 탄소 못하게 하는 것은 좋아서 훌륭해서 그런 것 아니다. 시민들의 압력 때문이다. 애플 과 구글이 훌륭해서 RE100 선언한 게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보이콧과 피케팅해서 받아낸 것이다. 기업의 공공성은 시민들이 요구해야 받아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환경 마인드가 없다. 대통령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주변의 시민들과 정치 세력이 바뀌는 수밖에 없다. 일정 부분 이뤄지고 있다. 시민단체에서  시민의 요구로 의원들을 배출했다. 국회의원들이 제도 개혁을 해야 한다. 대선 공약에 지속가능발전이 들어가 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 공약에도 들어가 있다. 문 대통령 공약에는 들어가 있는 데 실행을 안 한다. 요구하는 집단이 없어서 그렇다. 올바르지만 안된 것은 뭐냐면 세력화이다. 공약 이행을 요구하는 사람이 없다.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제는 부산 때문에 공약에 넣었다. (가까운 원전 탓에 더) 위험한데 왜 우리는 똑같이 내냐. (부산 시민들이)세력화된 것이 공약에 반영된 것이다. 부산 시민들이 피케팅하면 이행할 것이다. 지금은 세력이 없어서 이행되지 않는다. 

뉴스톱에서 열린 에너지전환 전문가 좌담회. 왼쪽부터 진상현 경북대 교수,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 김준일 뉴스톱 대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톱에서 열린 에너지전환 전문가 좌담회. 왼쪽부터 진상현 경북대 교수,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 김준일 뉴스톱 대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에너지 전환 무엇을 해야할까?

김준일= 긴 시간 동안 좋은 말씀 감사드린다. 마무리 한 말씀씩 부탁 드린다.

이헌석=중요한 시기다. 코로나19 이후 급변의 시기이다. 에너지 측면으로 국내외적으로 굉장히 많은 것을 요구받고 있다. 향후 3~4년 문재인정부 끝나고 새정부 초기까지 굉장히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기회를 잡을 것이냐 놓칠 것이냐. 21대 국회나 중앙 정부가 해야할 것 많다. 정당으로서도 역할이 많겠지만 언론도 이 시기가 가진 중요성에 주목하면 좋겠다. 이 기회를 놓치면 지금은 기후악당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한국의 국제 사회에서의 역할과 영향력은 지금 상태를 벗어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설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진상현=뉴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미국 사람들은 뉴딜에 대해 굉장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대공황을 맞아 정부가 투자를 늘려 극복했다는 서사이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논란이 많다. 뉴딜정책 덕분에 극복한 게 아니라 2차 대전의 전시호황 때문에 극복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여튼 미국 사람들에게는 좋은 이미지가 남아있다. 100년전 이야기이지만 세계 각지에서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살아난다. 금융위기, 코로나19. 뉴딜이 정말 효과 있느냐 이야기 나오면서 정부에게 계속 책임을 지우는 형국이다. 한국판 뉴딜로 가는데 환경진영은 그린으로 편승 중이다. 한계는 코로나19 상황이다.  상당부분은 코로나가 장악할 것이다. 뉴딜 이슈를 환경적 측면에서 제대로 하려면 미국 테네시 밸리 사업 같은 재정 투입 기반이 아니라 도시 구조와 산업 시스템을 바꾸고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방법이 될 것이다. 

양이원영=학자들은 진작부터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경고했다. 에볼라 메르스 등 보통 50~70년 주기로 대유행이 발생했는데 환경 훼손과 야생 서식지 파괴 등으로 인수공통감염병이 늘어날 것이란 경고가 있어왔다. 경고가 있었음에도 전세계가 타격을 입었다. 기후위기도 마찬가지이다. 기후재앙으로 갈 것이다. 그 시간이 7.7년 밖에 안 남았다. 전세계 과학자들이 하나 같이 이야기하고 데이터로도 말하고 있다. 이 위기와 재앙을 최소화시키는 작업은 어쨌든 기성세대가 책임을 져야 한다. 판단과 행동. 문제는 지적하라고만 있는게 아니라 해결하는 것이다.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엄마가 돼서 애가 열이 펄펄 끓면 뭔가를 해야한다. 부작용이 걱정돼도 주사를 맞혀야 하고. 마찬가지로 산업혁명 이후 인간활동이 지구를 파괴·훼손한 것이었다면 인간의 추가적 행동이 지구를 치유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그렇게라도 희망을 찾아서 뭐라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큰 비전과 철학을 공부하고 제시하는 동시에 디테일을 챙겨야겠다. 2050 넷제로를 실현하려면 소비도 줄여야 하지만 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늘려야한다. 매년 태양광 10기가 이상 늘어야하고 풍력 매년 4~5기가 늘려야 하는데 올해 목표를 2기가 확대로 늘려야겠다. 관련 산업 만들어지고 일자리 만들어지고 해고 안해도 될테고 원전 석탄 더 빨리 문 닫는게 가능할 거다. 수백개 개별 재생에너지 사업들을 다 챙길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재생에너지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인 것 같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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