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투표수가 인구수 초과, ‘유령투표’ 증거"?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0.06.16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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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야권 낙선 인사를 중심으로 제기되던 21대 총선 부정선거 주장이 더 이상 호응을 얻지 못하는 가운데, 최근 한 인터넷 매체가 ‘수십 개 선거구에서 투표수가 유권자수를 초과했다’면서 ‘부정선거의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매체는 부정선거 주장을 그대로 전하기만 할 뿐 주장의 출처나 팩트체크는 물론 해당 주장에 대해 선관위에 확인하는 ‘크로스체크’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 독자의 제보와 요청으로 <뉴스톱>에서 ‘대신’ 확인했습니다.

파이낸스투데이 홈페이지 갈무리
파이낸스투데이 홈페이지 갈무리

‘21대 총선은 부정선거’라는 주장을 잇달아 소개하고 있는 해당 매체는 지난 6일 <부정선거 의혹 또 제기, “수십개 선거구, 투표수가 유권자수 초과...말이 돼?”>라는 기사에서,

“시민들이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찾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선거구의 총 인구수 보다 더 많은 투표수가 나온 곳들이 다수 발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도 파주 진동면의 경우 총 인구수보다 총투표수가 무려 24명이 더 많이 나온다. 강원도 철원군 근북면, 충남 보령시 대천2동,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 대전 중앙동, 경기도 연천군 중면, 인천 웅진군 북도면 등을 포함 전국적으로 수없이 많은 곳에서 선거가능 인구수 보다 선거인수가 더 많이 집계 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4.15 총선의 관리에 총체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과 함께 부정선거의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의혹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등의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기사에서는 해당 주장의 출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기사에 사용된 이미지로 미루어 ‘가로세로연구소’와 온라인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로 보입니다. 이 같은 주장은 일부 유튜브와 블로그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우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해당 내용에 대해 문의했습니다. 선관위 담당자는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사전투표는 선거인의 주소지 기준에 따라 관내선거인과 관외선거인으로 구분되는데, 선거인이 자신의 주소지 구·시·군(해당 행정구역의 인구과밀로 갑·을·병 등 여러 선거구로 나뉘는 경우에는 선거구 기준)에서 사전투표를 하는 경우 모두 관내사전투표로 분류되며, 실제 사전투표를 한 읍·면·동의 관내사전투표자수에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선거방송 유튜브 영상 갈무리
한국선거방송 유튜브 영상 갈무리

유튜브 등에서 투표수가 유권자 수를 초월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하고 있는 파주시 진동면의 경우, 관내사전투표자수 114명은 진동면이 주소지인 사전투표자의 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파주시을 선거구 내 11개 읍·면·동지역(문산읍, 법원읍, 파주읍, 월롱면, 적성면, 파평면, 군내면, 진동면, 금촌 1, 2, 3동) 총 11개 행정동 선거인 중 진동면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한 수치입니다.

또, 파주시 진동면 지역 전체 인구(4월 기준 159명)보다 많다는 파주시 진동면 개표결과 선거인수(201명)는 선거일 진동면투표소 선거인수(=유권자수)에 관내사전투표자수를 합한 수치라는 것입니다. (선거인수는 주민등록을 통해 사전에 파악할 수 있지만 사전투표자수는 투표가 종료가 된 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예로, 가톨릭교회의 경우 지역별로 교회(성당)이 있고 해당 교구나 성당별로 등록된 신자들이 정기적으로 예배에 참석하지만, 여행이나 출장 등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신이 등록되지 않은 타 교구나 지역의 성당에서 예배를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해당 교구나 성당에 등록되지 않은 신자들의 예배 참석이 많은 날은 해당 성당의 등록된 신자수보다 많은 인원이 예배를 보게 됩니다.

파주시 진동면의 인구와 선거인 수 등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파주시 진동면 투표 현황

파주시 선관위도 ‘진동면 유령표 발생 주장’에 대해 지난 10일 중앙선관위와 같은 내용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파주시 선관위 선거계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진동면 선거인수가 143명이고 진동면에 실제 주소를 둔 관내 사전투표자수는 44명이다. 또 진동면 선거인이 관외에 가서 투표한 수는 12명이고 당일 투표한 사람은 67명이다. 이를 다 더하면 123명이다. 그러면 선거인수가 143명이라 말씀드린 숫자를 넘지 않아서 이상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진동면 유권자 가운데 20명이 투표를 안 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위의 표의 내용(선거인수 - 투표수)와 일치합니다.

중앙선관위는 파주시 진동면처럼 인구수 대비 선거인수(관내사전투표자수+선거당일 선거인수)가 많은 읍·면·동수는 전국적으로 48개라고 밝혔습니다.

선관위의 등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진동면은 전역이 민통선 이북 지역으로 인구가 거의 없는데도 갑자기 외부인 사전관내투표가 늘어난 것이 이상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은 2016년 실시된 20대 총선의 사전투표율 12.19%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26.69%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사전투표자 수가 늘어난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며 진동면의 경우도 20대 총선 때는 59명이 사전투표를 했지만 이번 21대 총선에는 약 2배가 증가한 114명이 사전 투표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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