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에 날개냐 정치적 사망이냐...16일 이재명 '운명의 날'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20.07.1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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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최종 선고기일이 오는 16일로 정해졌습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6,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둔 방송 토론회에서 자신의 친형 강제입원 의혹에 대해 그런 일 없다고 말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을 받았습니다. 4개의 혐의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모두 무죄를 선고한 반면, 2심 재판부는 허위사실 공표에 대해 벌금 300만원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당시 2심 재판부는 이재명 지사 발언의 전체적인 취지와 투표자가 발언을 접했을 때 받게 되는 인상 등을 고려하면 사실을 왜곡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이후 대법원 소부에서 대법관들은 의견일치에 이르지 못해 전원합의체에 넘겼습니다. 만약 무죄 취지나 양형이 지나치다는 취지로 파기환송될 경우 이 지사는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고, 2심 형량이 확정될 경우 도지사직을 상실하게 됩니다. 16일 정치운명 결정되는 이재명 지사,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대권에 날개냐, 정치적 사망이냐

628일 이재명 지사는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2위를 달리고 있는데 대해 지금 목이 날아가느냐 마느냐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자신의 처지를 단두대 운명으로 비유했습니다. 임기 시작 4개월째부터 지금까지 20개월간 법정공방을 벌인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은 곧 결정됩니다. 원심이 확정되면 도지사직 상실은 물론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때문에 사실상 정치적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입니다. 파기환송이 될 경우,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모든 법적 이슈에서 자유롭게 되어 본격 대권가도에 오르게 됩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낙연 의원에 이어 대선주자 선호도 2위를 달리고 있으며 그 격차가 최근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한 자리수로 좁혀진바 있습니다.

파기환송을 점치는 사람들은 현재 대법원 구성이 진보적 성향 판사들로 이뤄져 있어 다수결 방식이 이 지사에게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소부에서 의견이 갈린 이재명 지사 사건을 6월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첫 회의에서 곧바로 심리를 마쳤습니다. 현재 대법관 구성 상황으로 볼 때 이지사에게 나쁘지 않은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입니다. 이 지사의 정치 운명은 대법관 13명의 판결로 결정됩니다. 과반인 7명 이상 대법관이 동의한 다수 의견에 따르게 됩니다.. 한 명 차이로 최종결정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2. 보궐선거, 사이즈가 달렸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을 뽑는 보궐선거가 내년 47일에 열립니다. 이미 확정된 부산시까지 포함하면 대한민국 인구 1500만명이 영향권안에 있는 보궐선거가 되는 셈입니다. 만에 하나 이재명 지사가 원심 확정판결로 지사직을 상실할 경우 서울, 경기, 부산까지 인구기준 대한민국 절반이 넘는 지역이 선거 영향권 하에 놓이게 됩니다. 추가로 김경수 경남도지사나, 송철호 울산시장까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각각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년 선거 사이즈가 얼마나 될지 아직 짐작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경기지사가 보궐선거에 포함되느냐 안되느냐는 선거 분위기를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입니다. 공석이 된 지자체장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책임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경기도까지 포함이 된다면 정권심판론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1년뒤인 내후년 3월에 있을 대선에까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후보를 내는 것 자체가 부담입니다. 민주당 당헌 96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던 2015년에 만들어진 규정입니다.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이라는 문구를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서울, 부산, 경기 모두 후보를 낼 수 없게 됩니다. 실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후보를 낼 경우 책임론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3. '줄줄이 낙마' 민주당의 고민

유력 대선 후보였던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권 레이스에서 낙마한 상황에서 여권의 남은 유력 후보는 이낙연, 이재명밖에 없습니다.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 지지도 3위부터는 9위까지는 모두 야권인사고 10위고 박원순 시장이었습니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름이 있긴 하지만 현재는 10위 밖입니다. 이 상황에서 만에 하나 이재명 지사가 낙마할 경우, 사실상 이낙연 의원의 세칭 대권후보 무혈입성까지 가능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그림은 민주당에게 좋지 않습니다. 예선인 당내 경선이 어느 정도 흥행을 해야 본선인 대권경쟁에서도 경쟁력이 있는데, 후보 한명의 독주는 결코 유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에선 각종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김경수 지사가 무죄가 확정되면 본격 등판할 것이란 얘기부터,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복귀까지 각종 '썰'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핵심 변수 중 하나는 바로 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입니다. 파기환송이 나올 경우 이런 설은 당분간 수면아래로 내려가겠지만, 원심확정이 되면 정치권은 물밑에서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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