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퇴원한 전광훈의 입에서 나온 말들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0.09.02 14:5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로 확진돼 입원했던 전광훈 목사가 2일 퇴원했다.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그는 문제적 발언을 쏟아냈다. 팩트체크 미디어 뉴스톱이 전 목사의 발언을 검증했다.

전 목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 달 시간을 줄테니 문재인 대통령은 사과하라"며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계속하면 지켜보다가 목숨을 던지겠다. 순교는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 목사가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한 부분은 "1948년 8월15일 건국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과 "대한민국을 해체하고 1국가 2체제 시도를 중지하라"는 대목이다.

 

①문재인 대통령은 1948년 8월15일 건국을 인정하지 않는다? - 사실

전 목사는 '건국절 논란'을 끄집어 내 우파 결집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러 차례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이 대립했던 사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이전인 2016년 광복절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했다. 이 글을 통해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 건립됐으므로 그날을 건국절로 기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역사를 왜곡하고 헌법을 부정하는 반역사적ㆍ반헌법적 주장”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대한민국 헌법은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제헌 헌법도 ‘3ㆍ1운동으로 대한민국이 건립되고 제헌 헌법으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한다’고 밝혔다”며 “우리가 한반도 유일의 정통성 있는 정부임을 자부할 근거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또 “임시정부가 국민에게 주권이 있는 민주공화국을 선포한 지 100년이 다가오는데도 우리는 아직 민주공화국을 완성하지 못했고 국민주권도 실현하지 못했다”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가 실현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광복을 맞이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진영은 독립운동 과정의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 시점으로 본다. 반면 뉴라이트를 중심으로 한 우파진영은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을 건국의 시점으로 본다. 

 

②"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해체하는 1국가 2체제를 시도하고 있다" - 거짓

전 목사는 "대한민국 체제를 바꾸는 것은 실패할 것"이라며 "절대로 주사파와 문재인과 국가부정, 낮은 단계 연방제를 통해 대한민국을 해체하고 북한으로 가려고 하는 이들에게 속지 마십시오."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의 이런 언급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의 19대 대선 공약집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분야 공약이 담겨있다. 공약은 "헌법 4조에 따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과 정부의 공식 통일 방안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계승 발전"이라고 적혀있다.

2018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분단은 대한민국을 대륙으로부터 단절된 섬으로 만들었다. 분단은 우리의 사고까지 분단시켰다. 많은 금기들이 자유로운 사고를 막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분단은 안보를 내세운 군부독재의 명분이 되었고, 국민을 편 가르는 이념갈등과 색깔론 정치, 지역주의 정치의 빌미가 되었으며, 특권과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분단을 극복해야 한다"며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1994년 8월 15일 김영삼 대통령이 제시한 통일방안으로서, 1989년 9월 11일 노태우 정부 시기에 발표된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계승하면서 남북기본합의서 발효 등 상황변화를 반영하여 보완·발전시킨 것이라고 설명한다.

문재인 정부의 통일방안은 이전 정부들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③전광훈, "나는 정치가가 아니다" - 거짓

전 목사는 회견에서 "저는 정치가도 아니요. 사회운동가도 아니요. 어떤 사회를 이끌만한 사람도 못되지만 한국교회를 이끄는 선지자 중의 하나"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기독자유당이나 자유통일당 등 기독교 계열 정당의 창당 과정을 주도하거나 동참했고, 각종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비판하는 등 정치적 행보를 나타냈다. 이미 전 목사는 우파 진영의 핵심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이 외에도 전 목사는 "(문재인 정부가) 재개발을 선동해 사랑제일교회 진입을 시도하며 우한 바이러스(코로나19) 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뒤집어 씌워 사기극을 펼치려 했으나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실패했다. 바이러스를 가지고 범죄 행위를 감추지 마라"고 말했다.

전 목사가 시무하는 사랑제일교회가 위치한 서울 장위동 10구역의 재개발 사업은 2018년 4월3일 성북구에 의해 결정·고시된 장위재정비촉진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이주한 가운데 교회는 보상금으로 563억원을 요구하며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감정한 82억원의 7배 정도되는 금액이다.

재개발 조합은 교회를 상대로 건물을 비워달라는 명도소송을 냈고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5월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교회는 1심 패소 직후 북부지법에 강제집행 정지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항소심에서도 한차례 기각되자 18일 다시 신청했다. 지난 6월에도 집행인력이 나서 이 교회를 철거하려 했으나 교인들이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협박하는 등 반발해 무산된 바 있다. 정부가 재개발을 선동했다는 전 목사의 주장도 전혀 근거가 없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