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문 대통령 페북글, '갈라치기'인가 아닌가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0.09.0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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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간호사 응원 글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 글이 게시된 후 3일 정오까지 댓글 3만2000여개가 달리며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좋아요'는 2만8000여개가 달렸고, '화나요'는 1만3000여개가 달렸다. '최고예요' 2700여개가 달렸다.

논란의 핵심은 문 대통령이 '간호사와 의사를 이간질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야당과 의료계를 중심으로 '의사와 간호사를 이간질하려는 의도'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 반면, 여당은 '트집잡기를 위한 트집'이라고 맞대응한다.

야권에서는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김은혜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좌표를 찍었다"며 "의사를 향한 대리전을 간호사들에 명하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 당 안철수 대표도 "단언컨대 어제 대통령의 페북 말씀은 국가 지도자가 하실 말씀이 아니다"라며 "국민을 이간질하고 상처 주는 말씀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은 세간의 비판을 '트집잡기'라며 비판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간호사들에게 보낸 감사 메시지에 대해 편 가르기라며 떠들썩하다"며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극단으로 치닫게 됐을까"라고 썼다. 이어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며 놀랐다. 길에 쓰러진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는데 무슨 의도로 그러냐며 오히려 화를 내는 형국"이라며 "보고도 못 본 척 누가 다쳐도 그냥 지나쳐야 하나.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민감해지게 만들었는가"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도대체 뭘 잘못했다는 말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청래 의원은 "간호사들의 노고를 위로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시비 거는 사람들이 있다"며 "뭘 모르거든 가만히 계세요"라고 적었다. 그는 "방역의 최전선에서 수고를 하고 있는 대통령에게 간호사 선생님들 참 고생이 많다고 위로하고 격려한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시비를 거는가"라며 "간호사 선생들이 얼마나 고생들 하고 있는지 뭘 모르면 좀 살펴보고 찾아보고 말씀들 하라"고 꼬집었다.

여야 중 어느 쪽이 더 진실에 가까울까? 물론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분석은 있을 것이다. 뉴스톱이 문 대통령 페이스북 글을 분석해봤다. 아래 사진중 왼쪽은 문재인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오른쪽은 해당 글 중에서 의사와 관련된 부분을 삭제한 글이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글 전문(왼쪽). 오른쪽은 논란이 일고 있는 의사관련 내용을 지워본 글이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글 전문(왼쪽). 오른쪽은 논란이 일고 있는 의사관련 내용을 지워본 글이다.

 

의사 관련 부분을 삭제해서 봐도 간호사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흐려지거나 전달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힘들게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를 응원할 목적이라면 굳이 의사들의 진료거부를 끌어다 붙이지 않았어도 될 일이다. 문 대통령의 글 가운데 의사 관련된 부분만 모아봤다.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났다", "(간호사들이)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방호복을 벗지 못하고 쓰러진 의료진들이) 의료진이라고 표현됐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라는 문장들이다.

순수히 간호사를 응원하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집단 진료 거부를 펼치고 있는 의사들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의사집단과 정부의 힘겨루기가 감정 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감정 섞인 대응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모두의 절제와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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