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코로나19 확진자' 업체의 김치, 먹어도 안전할까?

  • 기자명 이나라 기자
  • 기사승인 2020.09.0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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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남 청양군의 한 김치 제조업체에서의 코로나19 집단발병 사태가 불거졌다. 9월 6일 현재 해당 공장에서는 2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됐다. 이와 관련, 해당 공장에서 제조된 김치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김치에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곳에서 제조된 음식물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있을지 <뉴스톱>이 확인했다.


◆업체 측, "생산라인 전 직원 근무 시 마스크 착용했다"

(출처=청양군 블로그 갈무리)
(출처=청양군 블로그 갈무리)

감기 증상을 보여 코로나 19 검사를 받았던 김치 공장 노동자 A씨는 지난 2일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후 청양군은 역학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밀접 접촉자들을 격리 조치한 후 코로나 19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현재까지 관련 확진자는 23명(9월 4일 오후 5시 기준). 청양군은 확진자들의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보도 이후 인터넷상에서는 ‘김치 공장 생산라인 노동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양은 상대적으로 확진자 비율이 낮은 지역이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의심에서다. 실제로 청양군에 따르면 김치 공장 집단 감염 이전 코로나19 확진자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뉴스톱>과의 전화 통화에서 의혹에 대해 “지침상 사무직과 생산라인을 포함한 직원 전체가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해야 한다”며 일축했다. 제조와 포장 과정에서의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방역을 위한 규정을 철저하게 지켰다”고 주장했다.

확진자 발생 이후 해당 공장은 지난 2일 폐쇄됐으며, 방역 당국은 현재 직원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용공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환경 검체를 채취해 검사하고 있다. 또한 해당 공장에서 생산·유통한 김치 50t을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

◆음식을 통한 바이러스 섭취 시 위에서 즉시 파괴

그러나 SNS, 커뮤니티 등 인터넷 상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한 공장에서 제조된 김치를 먹어도 안전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바이러스가 음식에 남아 있는 경우, 섭취 시 감염의 위험이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기사 댓글에는 “김치도 불안해서 못 시켜 먹겠다”는 의견이 이어졌고, 커뮤니티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한 업체명을 묻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이런 논란에 대해 방역 당국은 음식을 통한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치 공장 코로나19 집단 발병과 관련해 음식물을 통한 감염 사례가 보고된 적 있는지" 묻는 질문에 “현재까지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음식물을 통한 감염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미국의 질병관리센터, 세계보건기구의 전문가 등의 확인 결과, 음식물을 통한 감염 사례에 대해 근거가 없고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끔 중국 등을 중심으로 오염된 음식에서 코로나19 PCR 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기사가 있어 우려가 있는 것 같다”며 “양성이 나온다 하더라도 그것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나 전염력이 있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바이러스의 죽은 입자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런 음식은 만에 하나 섭취했을 경우 위의 산도 등으로 인해 바이러스의 파괴가 즉시 이뤄진다”며 “일부 김치 공장에서의 집단 감염 사례가 나왔지만, 음식을 통한 매개 감염위험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근무환경이나 개인 위생과 관련한 수칙을 얼마나 지켰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김치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초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됐을 때 중국산 김치로 인한 감염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자료를 내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식품을 통한 감염 사례는 없어

실제로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설명에 따르면, 음식, 식품 포장, 봉투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은 매우 낮다. 현재까지 해당 경로로 감염된 사례는 확인된 바 없다. 청양 김치 농장의 사례와 같이 식품 생산 및 가공 시설에서 일하는 일부 사람 중에 코로나 19 감염자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시설의 작업자가 처리한 식품 또는 포장재를 통해 소비자에게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바른 식품 안전 규범을 지켜 일반적인 식품 매개 질병의 위험을 줄이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음식은 항상 권장 요리 온도에서 조리되어야 하며, 육류, 가금류, 달걀, 해산물 및 기타 부패하기 쉬운 식품을 개봉하면 구매 후 2시간 이내에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야 한다. 유해 박테리아는 5℃와 60℃ 사이에서 가장 빠르게 자란다는 점을 고려하여, 육류, 가금류, 해산물을 픽업하는 경우, 운반하는 동안 음식을 5℃ 이하로 유지할 수 있게 냉각기와 얼음 팩을 지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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