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스가, 국제사회 첫 메시지로 "방사능 오염수 배출"

[뉴스의 행간]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한다는 스가 日총리

  • 기사입력 2020.09.22 11:58
  • 최종수정 2020.09.22 13:02
  • 기자명 김준일 기자

지난 16일 임기를 시작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국제사회 첫 메시지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을 준비중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왔습니다. 일본 정부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제64차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 원전 오염수 처리의 안정성을 강조한 이노우에 신지 내각부 특명장관의 영상 메시지를 방영할 예정입니다.

이번 IAEA 총회는 스가 신임 총리의 취임 엿새 만에 진행되는 국제행사로 스가 내각의 첫 외교 무대입니다. 취임 후 국제사회에 내놓는 공식 메시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이 되는 겁니다. 스가 총리는 자민당 총리 선거 과정에서 원전 오염수를 다음 정권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한다는 스가 일 총리,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오염수 처리로 임기 연장의 꿈

스가 내각에 최대 골칫거리중 하나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처리입니다. 20113월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뒤 1년여 뒤 취임한 아베 총리는 집권 기간 내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현재 122만㎡의 방사능 오염수가 저장돼 있으며 매일 하루 160㎡씩 오염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스가가 국제사회, 특히 주변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염수 방출을 강행하려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오염수를 더 이상 저장할 공간이 없다는 현실적 이유입니다. 2022137만㎡까지 오염수가 늘어나면 더 이상 저장할 여력이 사라집니다. 물론 저장 공간을 늘리면 해결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같은 증설 방식은 해답이 아니라는 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입니다.

두 번째는 방사능 오염수 문제를 처리함으로써 내년 9월 이후 총리 재선을 노리겠다는 겁니다. 현재 스가 내각은 74% 지지율을 기록해 역대 총리중 3번째로 지지율이 높습니다. 높은 인기를 기반으로 국내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 아베의 그림자를 넘어서 자기만의 정치를 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일본 내부에서는 방류에 신중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처리 불가피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2.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언급한 스가

스가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축하 서한에 대해 사흘만에 답신을 보냈습니다. 21일 청와대는 지난 19일 접수된 스가 총리의 답신 서한을 공개했습니다. 스가 총리는 한일 양국은 중요한 이웃나라다. 어려운 문제를 극복해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 구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취임한 스가 총리에게 재임 기간 중 한일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자는 뜻을 전한 바 있습니다. 청와대는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할 뿐 아니라 지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인 일본 정부와 언제든지 마주 앉아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돼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스가 총리가 언급한 어려운 문제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말합니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한일 관계는 역대 최악의 상황입니다. 스가 총리가 원칙적으로 이 문제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자고 말했지만 아베 외교를 계승한다는 스가 내각이 조속한 시일내에 해법을 제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까지 더해진다면 한일 관계는 더욱 꼬일 겁니다. 한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은 강하게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강행한다면 동아시아 국가 협력은 더욱 힘들어질 것입니다.

 

3. 외교는 아베 따라가지 말라는 일본 언론

일본 주요 언론매체들이 사설을 통해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리에 조언했습니다. 외교 문제만큼은 자신의 색깔이 필요하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한일관계 개선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일 불투명한 국제정세 속에서 균형을 잡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신문은 스가 총리가 취임 첫날 밝힌 미·일 동맹이 중심이라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중국과도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한국과의 외교 문제에 대해선 "얼어붙은 한일관계가 경제·안보 등 넓은 범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며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문제로 한미일 동맹에 문제가 생기면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스가 내각에게 자신만의 비전을 드러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쌓을 것을 주문했습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 의지를 먼저 보인 데 대해 "정권교체가 꽉 막힌 외교문제를 움직일 호기"라며 최악인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일본신문은 한국과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말과 행동에 배려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하며 일본인 납북 문제, 북한 미사일 문제는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일본 내부에서는 한일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대화의 복병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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