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독감백신 접종 이후 사망, 중국 원액 때문?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0.10.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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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백신을 접종한 이후 사망 사례가 속속 보고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언론은 국내 독감 백신 제조사 절반이 백신 원액을 수입해 제조한다며 '중국산 원액'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한다.

출처:질병관리청
출처:질병관리청

 

아시아경제부산일보는 23일 각각 <[2020국감]"5년간 중국산 백신 수입, 수출의 14배">, <백신 접종 후 사망자 속출 '중국산 백신원료 수입 급증' 때문?>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낸 국정감사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기사이다.

구 의원은 중국으로 수출한 백신 물량보다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물량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독감 백신 제조사 상당수가 독감 백신 원액을 수입한다고 덧붙였다. 구 의원은 "중국으로부터 백신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며 “중국산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토대로 인터넷 사용자들은 중국산 독감 백신 원료를 수입하는 것에 대해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과연 사실일까?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이 팩트체크 했다.

①중국산 독감 백신 원액이 수입되나? - 거짓

뉴스톱이 질병관리청에 확인한 결과 독감 백신 원액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되지 않는다. 현재 국내에 시판되는 독감백신은 모두 10개 제약사에서 제조되고 있다. 국내 제조사 중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일양약품은 원액 제조부터 포장까지 자체 기술로 실시하고 있다.

GSK(독일)와 사노피파스퇴르(프랑스)는 각각 자국에서 원액제조부터 포장까지 마친 완제품을 국내로 들여와 시판한다. 나머지 5개사(동아ST, 보령바이오파마, 보령제약, LG화학, 한국백신)는 GC녹십자, 일양약품, 사노피파스퇴르로부터 원액을 공급받아 백신을 제조한다.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독감백신 가운데 중국산 원액을 사용하고 있는 제조사는 단 한 곳도 없다는 게 질병관리청의 설명이다.

②확인 없는 보도

두 기사 모두 "독감백신을 공급하는 회사는 국내 8개, 해외 2개다. 이들 10개 업체 중 5개가 백신 원액을 받아 생산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 문장을 바탕으로 두 기사는 <국내 독감백신 10개사 중 5개사 백신 원액 수입·생산…“중국산 백신 안전성 조사 필요”>(부산일보), <구자근 "국내 독감백신 절반이 백신 원액 수입해 생산", "백신 사망자 급증..중국산 백신원료 급증 검사 강화">(아시아경제) 라는 부제를 달았다.

누가 봐도 중국에서 독감 백신을 들여다 썼다고 읽히게 만든다. 기사 내용 중 상당량도 독감 백신 사망자에 관련된 이야기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국내 시판 중인 독감 백신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되지도 않고, 원액도 중국에서 들어오지 않는다.

따라서 독감 백신 접종 이후 사망 사고의 원인을 '중국산 백신 또는 원액'으로 지목하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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