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오세훈, 전광훈 행사에서 각각 무슨 얘기했나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1.03.28 22: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연설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현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이 민주당 박영선 후보도 전광훈 목사와 같이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뉴스톱>에서 확인했습니다.

 

CBS, 한겨레 영상 갈무리
CBS, 한겨레 영상 갈무리
오세훈 후보 태극기집회 수차례 참석하며 강경발언 이어가

민주당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은 지난 24일 선대위 회의에서 “오세훈 후보는 2019년 10월 전광훈이 주도하는 태극기부대 집회에 참석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 ‘중증 치매환자’, ‘정신 나간 대통령’ 등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광기어린 막말 선동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오 후보는 2019년 10월 3일 전광훈 목사가 총괄대표로 있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의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당시 집회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외에 홍준표 무소속 의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진태 전 의원, 이재오 전 의원, 송영선 전 의원,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조갑제 대표 등이 참석했습니다.

오 후보의 당시 주요 발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침인사는 미사일 발사로 받고 저녁인사는 각종 욕설과 독설로 받으면서도 평화가 왔다고 혼잣말로 정신승리하면서 김정은과 악수하지 못해 목을 매는 저 정신나간 문재인 대통령을 보면서, 점잖게 참으면서 성질을 기다리겠다고 하는 점잖은 민주시민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국민을 우롱하고 헌법을 짓밟는데도 점잖게 참을 필요는 이제 없습니다. 집권자가 불의로 정의를 뒤덮는다면 국민들은 저항할 당연한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외칩니다. 최악의 대통령 문재인은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한다! 헌정유린의 죄목으로 파면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한민국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두 동강내서 분열시킨 죄를 묻는다. 문재인 헌정유린죄로 당신을 파면한다! 헌정유린 대통령 국민무시 대통령 적자 대통령 반청년 대통령 반미래 대통령 분열의 대통령 대한민국 사상 최악의 대통령 문재인을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한다 물러가라 물러가라 물러가라!"

이 같은 내용은 전광훈 목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너알아TV’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강경발언은 10월 25일 열린 광화문집회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오 후보는 범투본 출범 당시 준비위원회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9년 9월 20일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범투본 결성식 및 10월3월 범국민 투쟁대회 출정식’에서도 '문 대통령은 하야하라'는 강경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오 후보는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당내경선에서 경쟁자였던 나경원 후보를 향해 ‘강경보수’라며 공격했지만, 광화문집회에서의 모습은 나 후보보다 더 강경한 모습이었습니다.

 

박영선 후보 국회 기도회 참석해 차별금지법 등 반대 발언

박영선 후보가 전광훈 목사와 함께 했다는 행사는 2016년 2월 29일 국내 최대 교회인 여의도 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대한민국살리기나라사랑운동본부가 주최하고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가 주관해 국회에서 열린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3당 대표 초청 국회 기도회’였습니다.

주최 측은 당시 행사를 ‘4.13 총선을 앞두고 범 한국교회가 반 기독교 법인 동성연애, 이슬람, 차별금지법, 인권법 등에 관하여 여야 3당의 견해를 듣고 여야 3당 정책에 따라 기독교계는 투표할 것을 결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주요 3당 대표를 초청해 각 당의 입장을 듣는 자리였는데 당시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대표를 대신해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이 참석했고 국민의당은 불참했습니다.

박 후보는 당시 행사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여러분께 다시 한번 동성애법, 차별금지법, 인권 관련법, 그리고 이슬람 문제, 저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강하게 말씀드린다”며, “동성애법은 자연과 하나님의 섭리를 어긋나게 한다”발언했습니다.

이 같은 내용도 당시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 의원의 발언은 민주당의 과거 입법 활동과 반대였습니다. 박 의원은 2013년 김한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차별금지법안에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오세훈 "지금도 그렇게 생각", 박영선 "지금은 생각 바뀌어"

두 후보 측은 각각 전 목사 집회에 참석한 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 후보 측은 “당시 우리 당 주최의 광화문 집회에 갔었고 여러 집회에서 두 세 차례 연설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인 문 대통령이 민의를 존중하는 대통령인가, 독재자 아닌가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정부의 실정 중 하나가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갈라치기, 반통합 분열 정치하는 거라고 지금도 굳게 생각한다”면서 “그게 독재자가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박 후보 측은 “극우 집회와 국회 기도회는 행사 성격, 참석자 면면, 발언 내용 등이 완전히 다르다”며 “오 후보가 ‘문 대통령을 파면하라’고 말한 것과 종교인이 의례적으로 덕담한 것을 같은 맥락에서 비교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동성애법에 대해서는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