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과도한 작업중지명령? 일본 대졸취업률 96%?

  • 기자명 뉴스톱
  • 기사승인 2021.05.31 01: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재사망 사고 후 작업중지명령 너무 많다”, “일본 대졸자 취업률 96%”, “마스크 쓰면 언어발달 지연”. 지난 주 화제와 논란의 주장입니다.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크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1. 인명사고 후 작업중지명령 남발?

사망사고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해당 작업장을 멈추고, 사고 원인 조사와 개선안 마련 뒤 다시 작업하게 하는 ‘작업중지명령’이 남발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정말 남발되고 있는지 JTBC에서 따져봤습니다.

JTBC 방송화면 갈무리
JTBC 방송화면 갈무리

정부가 작업중지명령권을 남발한다는 근거 중 하나는 너무 많이 발동된다는 것입니다. 법이 강화된 1년 4개월 동안 모두 597건, 한 달에 37건 꼴입니다.

그러나 이건 산업재해로 숨지는 노동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도 됩니다. 작업 중지 597건 가운데 589건, 대부분이 사망 사고로 내려졌습니다. 지난해에는 882명, 하루에 2명 넘게 산재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산재 인정을 못 받은 사람까지 더하면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부 명령으로 공장이 거의 올스톱된다는 주장도 항상 있는 일은 아닙니다. 작업중지명령을 내려도 사고와 관련 없는 작업은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달 현대중공업처럼 핵심 작업장에서 사고가 날 경우 전체 조업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중공업은 작년부터 6건의 사망사고를 냈습니다. 매번 작업 중단 후 개선안을 냈고, 정부가 작업 다시 하라고 허락했습니다. 이번까지 모두 6번, 111일 동안 공장이 멈췄는데도 제대로 된 대책은 없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사고 때 “또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회사 문을 닫는다는 각오로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지만 석 달 만에 또 사고가 났습니다.

 

2. 일본 취업률 96%, 사실은?

일본의 올해 4월 ‘대학졸업자’ 취업률이 ‘역대 두 번째’로 하락했는데, 그 결과 취업률이 ‘96%’를 기록했다는 일본 현지 보도가 있었습니다. 국내 언론들은 해당 보도를 전하면서 한국대졸자 취업률은 67.7%에 불과하다며 일본이 무려 30%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MBC에서 확인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대졸자 취업률 산정방식이 다릅니다. ‘졸업(예정)자 수’ 대비 취업자 수로 취업률을 계산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 대비 취업자 수로 취업률을 계산합니다.

일본 역대 최고 취업률이었던 지난해 98%의 경우, 취업에 도전한 학생 비율은 75.3%였습니다. 이 가운데 98%가 일자리를 찾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나마 전수조사가 아닙니다. 매년 4천명에서 6천명 선의 전국 대학생들을 표본으로 뽑아 조사 합니다.

취업을 할지 안할지 물어본 다음, 당장은 안하겠다는 사람을 빼고 조사를 하다 보니 위와 같은 수치가 가능합니다. 일본의 장기 경제 침체를 일컫는 ‘잃어버린 20년’이 포함됐음에도 97년부터 한번도 90%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던 리먼 쇼크 때도 취업률은 95%를 훌쩍 넘었고, 동일본 대지진 때도 90%를 웃돌았습니다.

‘일본 대졸자 취업률 통계’는 일본 내에서도 그다지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합니다. 하지만 국내 일부 언론들은 전혀 다른 두 통계 지표를 이어 붙여 혼선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올해 4월 기준 일본의 실업률은 2.6%, 한국은 3.9%였습니다.

 

3. 마스크 쓰고 생활한 아이 언어 발달 지연?

학교뿐 아니라 어린이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지내는 일상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아이들의 언어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SBS에서 확인했습니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SBS 방송화면 갈무리

서울과 경기의 어린이집 원장, 교사, 학부모 등 1천45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의 발달 상황이 바뀌었냐는 질문에 원장 및 교사의 71.6%, 학부모의 61.8%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원장 및 교사의 74.9%, 학부모의 52.7%는 마스크 사용으로 인해 언어 노출, 언어 발달 기회가 감소했다고 답했습니다.

교수와 전문의 등 12명의 아동발달 전문가에게 물었더니, ▲언어는 물론 사회성 발달에도 영향을 끼쳐 꽤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가 5명 ▲언어를 넘어 지능 발달 지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가 1명 ▲부정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한두 해로 마무리된다면 큰 문제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5명 ▲거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었습니다.

해외 연구 결과에서도 마스크 때문에 표정을 읽지 못하게 되면서 사회적 상호 작용, 즉 공감 능력이나 언어 발달, 얼굴 인식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이 여럿 확인됐습니다.

다만 가정에서 마스크를 벗고 가족들과 시간을 충분히 보내면 해결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이 방법은 맞벌이 부부의 경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국내 전문가들의 반론도 있었습니다.

결국 어린이집 교사들은 백신을 조기 접종하고, 자가검사키트 등을 활용해 마스크를 벗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백신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그때까지는 각 가정에서 가족 중심으로 아이들의 발달을 도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