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화이자 부작용' 심근염은 무엇인가?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1.07.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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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에 따르면 3분기에는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이 주로 접종될 계획이다. mRNA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심근염 및 심낭염이 보고되고 있다.

출처: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출처: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화이자 부작용 심근염 국내 첫 사망사례

7월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지난 7월23일 제23차 회의에서는 사망·중증사례 106건 및 아나필락시스 의심사례 11건을 평가했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중 사망 1건, 중증 2건 등 신규 3건에 대해서 백신과 인과성이 인정된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된 사망사례는 20대 육군 장병 A씨이다. A씨는 평소 기저질환은 없었다. A씨는 지난 6월 7일 화이자 백신을 1차 접종했고, 6일 뒤인 6월 13일 오전 1시쯤 가슴통증 및 컨디션저하가 나타났다. 이후 이날 8시쯤 생활관에서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의료기관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A씨는 숨지기 전 가슴 통증 등 심근염 의심 증상을 호소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권근용 방대본 이상반응조사팀장은 "A씨는 사망 당일 1시쯤 가슴통증과 컨디션 저하를 동료 병사에게 이야기한 정황이 있으나 당직자에게 전달을 하거나 진료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출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홈페이지
출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홈페이지

 

◈미국 2차접종 청소년 100만명당 12.6명 발생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6월25일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예방 접종 후 심근염(심장 근육 염증) 및 심낭염(심장 주변 조직 염증)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내용을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정보지(팩트시트)에 업데이트했다. FDA는 "심근염과 심낭염이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났다. 증상은 대부분 백신 2차 접종을 한 후 몇일 이내에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밝혔다.

이어 FDA는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맞은 후 가슴 통증, 호흡 곤란, 심장이 빨리 뛰거나 펄떡이거나 두근두근거리는 느낌 등의 증상이 있으면 치료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이런 권고는 백신 이상반응 감시 시스템을 통해 보고된 사례를 분석한 결과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톰 시마부쿠로 백신안전성평가팀 부팀장은 6월23일(현지시각) 미국의 백신 이상반응 감시 체계들에 보고된 심근염·심낭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백신 안전 데이터링크’(VSD)에 보고된 사례를 보면, 6월 5일을 기준으로 12~39세 mRNA 백신 1차 또는 2차 접종자 341만8443명 가운데 26명이 접종 3주 안에 심근염 또는 심낭염 증상을 보고했다. 100만명 가운데 8명 꼴이다. 26명 가운데 화이자 접종자는 10명, 모더나 접종자는 16명이었다.

2차 접종인 경우, 또 청소년 남성인 경우로 범위를 좁히면 심낭염, 심근염 발생률은 급격하게 높아졌다. 2차 접종자로만 좁혀 발생률을 따지면 100만명당 12.6명으로 증가했다. 또다른 미국 이상반응 감시 체계인 백신 부작용 보고 시스템(VARES)에 6월 11일까지 보고된 자료를 기준으로 하면, 12~17세 남성 2차 접종자의 경우 7일 안에 심근염·심낭염이 신고된 비율이 100만명당 66.6명, 18~24살은 56.3명이었다. 같은 연령 2차 접종 여성의 경우 발생률이 각각 100만명당 9.1명, 5.5명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국내 10~20대의 심근염·심낭염 자연발생률과 비교해 봤을 때도 크게 높은 것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이날 국내 10대 남성과 여성의 심근염 및 심낭염 발생은 연간 100만명당 각각 0.021건과 0.012건, 20대 남성과 여성은 각각 0.033건과 0.017건이라고 밝혔다.

출처: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출처: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심근염·심낭염 증상은?

7월5일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안전한 예방접종 특집 브리핑'을 실시했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3분기에는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이 주로 접종될 계획"이라며 "mRNA 백신접종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인 심근염, 심낭염에 대한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화이자, 모더나 백신접종 후 심근염이나 심낭염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가슴 통증, 압박감 그리고 호흡곤란이나 숨 가쁨, 호흡 시 통증 그리고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두근거림 그리고 실신 등의 증상이다.

추진단은 "이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신속하게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아주시고, 진료한 의료기관은 이상반응을 신고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젊은 층의 심근염, 심낭염의 발생이 좀 더 많이 보고되고 있기는 하지만 발생 확률 자체가 100만 건당 4건 정도로 굉장히 드물게 보고되는 상황이다.

김계훈 전남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브리핑에서 "심장을 둘러싸는 하얗게 보이는 얇은 막을 심낭이라고 한다"며 "심장은 흔히 아는 좌심실, 우심실, 좌심방, 우심방 4개로 돼있는데 주된 성분들이 근육"이라고 설명했다. 심낭에 염증이 생기면 심낭염, 심근에 염증이 생기면 심근염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심근염이 생기면 심장 근육이 부어오르고 빨갛게 염증이 생기는데 이럴 경우 혈액을 온 몸으로 공급하는 펌프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심낭염은 증상만 가지고도 거의 대부분 특징적으로 의심할 수가 있다고 한다. 심낭이 자극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통증이 생긴다. 심낭이 자극을 받으려면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폐가 커지면서 심낭을 자극한다. 그러면 통증이 생기고 숨을 내쉬면 자극이 줄어들면서 통증이 완화된다. 자세를 틀게 되면 심낭이 자극되면서 통증이 생긴다. 자세를 오른쪽, 왼쪽으로 바꿀 때 통증이 생기고 가만히 있으면 통증이 생기지 않는다.

기침을 크게 할 때 증상이 생기고 그렇지 않으면 통증이 없다거나, 몸을 앞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없는데 뒤로 젖히면 통증이 생기는 증상도 심낭염의 특징적 증상이다.

심장 근육에도 염증이 생기면 주된 증상은 가슴에 통증이 온다.  심장에 통증이 생기면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서 맥이 불규칙하게 뛰거나 빠르게 뛰는 부정맥이라는 맥박 이상이 생긴다. 이런 이상 증상은 두근거림이 생긴다거나 이상하게 뛰는 느낌으로 이어진다.

심장 근육의 염증 때문에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면 피가 폐에 고이게 된다. 이는 숨이 가쁜 증상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mRNA 백신 접종 후 흉통, 두근거림, 호흡곤란이 생긴다면 반드시 의심해봐야 할 증상이 심근염이다.

특히, 백신을 접종과 증상 발현의 시간 관계가 중요하다. 일반인의 경우에도 감기 뒤끝에 보통 1~2주 후에 심낭염이나 심근염이 올 수가 있는데, 백신을 맞고 오는 심낭염이나 심근염은 보통 4일 이내에 증상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김계훈 교수는 "백신을 맞고, 특히 젊은 층에서 2~3일, 4일 이내에 갑자기 없던 증상이 생긴다면 심낭염이나 심근염을 의심하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실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출처: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출처: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치료는 어떻게?

김계훈 교수에 따르면 심낭염은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1~2주면 저절로 좋아지는데, 문제는 통증이다. 환자의 불편을 줄여기 위해 진통제를 처방하고, 최근에는 염증을 줄여주는 치료를 하면 심낭염 경과가 더 빨리 좋아진다는 보고가 있어 소염진통제를 처방한다. 심낭염은 생명과 직결되는 합병증은 거의 안 생기기 때문에 호전 과정에 도움을 주는 치료에 집중한다.

심근염도 대부분의 경우 스스로 호전된다. 그러나 심장 근육의 기능이 약해져서 심장 기능의 저하가 있다면 심장 기능을 보존하는 약제를 처방한다. 그러나 매우 드물게 심근염이 굉장히 급격히 진행하는 전격성 심근염이 생기면 1~2일 안에 쇼크에 빠지기도 한다. 이 경우 체외심장 보조순환장치들을 사용해서 환자가 1주일, 2주일 정도만 견뎌 주면 심장이 스스로 회복을 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전격성 심근염과 같이 악화된 중증 상태에서도 사망률은 2% 이내로 대부분 굉장히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출처: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출처: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걸려도 죽지 않는데 왜 백신 맞아야?

브리핑에선 "젊은 연령층은 코로나19 감염 시에도 경증인 경우가 많은데, 예방접종을 꼭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28일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사망자 중 20대는 4명, 10대 이하는 전무한 상황이다. 코로나19에 걸려도 죽지 않는데 왜 굳이 심근염, 심낭염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젊은층이 백신을 맞아야 하느냐는 취지이다.

김계훈 교수는 "최근 미국 CDC 발표를 보면 미국에서 백신 접종 횟수가 3억회를 넘었다고 한다"며 "6월 21일 기준 1226명이 심낭염이나 심근염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이어 "100만명 당 4명 이내의 꼴로 굉장히 드문 것"이라며 "백신과 상관없이 일반인들이 겪게 되는 심근염이나 심낭염의 빈도를 살펴보면, 10만 명을 1년간 관찰하면 보통 10명 정도 발생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발생 빈도가 굉장히 낮기 때문에 일단은 조금 안심을 해도 되는 아주 드문 합병증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100만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백신을 맞게 되면 5700명 정도의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을 예방하고, 300명 정도의 병원 입원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근염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자체로도 꽤 생긴다"며 "(코로나19 확진자의) 2.3% 정도가 심근염이 생긴다고 보고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리하면 코로나 백신 접종 후유증으로 발생하는 심근염은 비록 젊은 연령층의 비중이 높지만 그 빈도가 매우 드물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렸을 때의 위험은 훨씬 크다. 이런 점에서 방역당국과 의학계는 백신 접종은 본인뿐만 아니라 이웃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정책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김계훈 교수는 "3분기 예방접종을 시작하게 되면서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지 않았던 고3 수험생들 때문에 학부모님들과 우리 학생들의 관심도 굉장히 많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밝혀진 심낭염이나 심근염과 같은 이런 합병증은 크게 세 가지 정도가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첫째는 젊은 층 16~24세, 그것도 젊은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잘 발생한다. 두번째는 백신 1차보다는 2차에서 주로 발생을 하는데, 대개 백신을 맞고 나서 수일 이내에 가슴 통증이라든가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세번째는 백신 접종 부작용인 심근염은 100만명 중 4명 정도로 굉장히 낮은 빈도로 발생한다.

김 교수는 이런 이유를 들며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며 "오히려 이렇게 백신을 맞고 이제 수능을 준비해야 되는 그런 입장에 있는 경우, 여기저기 움직여야 될 상황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좀 더 자신감 있게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걱정하지 말고 안전하게, 그리고 또 증상이 있고 병이 생기더라도 대부분 가볍게 지나가기 때문에 백신을 꼭 맞으실 것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김 교수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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