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윤석열 인용한 <선택할 자유>엔 '부정식품' 내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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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윤석열 인용한 <선택할 자유>엔 '부정식품' 내용이 없다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1.08.0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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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매일경제 인터뷰 내용 검증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정식품' 발언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윤 전 총장은 3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의 '진의'에 대해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좀 어이없는 얘기"라며 "인터뷰에서 프리드먼의 책에 대해 물었기 때문에 제가 책에 나온 얘기를 언급하면서, 이를테면 각종 행정 사건에 대해서 상부에서 자꾸 수사하라고 지시가 내려오는 경우 검찰 수사권이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 당시 (프리드먼의) 책을 인용해서 논리를 제공받았다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은 "책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미국에서도 행정적으로 단속하는 부정식품을 정하는 기준, 이를테면 '대장균이 얼마나 있으면 부정식품'이라는 것을 정할 때, 그걸 너무 과도하게 정해 놓으면 국민들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도 햄버거 파는 기업에서 과도한 기준을 지키려(고 하다가) 단가가 올라가서 저소득층에서 훨씬 싸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제한한다, 그래서 만약 그런 기준을 가지고 행정단속을 하고 나아가서 형사처벌까지 하는 것은 좀 과도하다는 얘기를 제가 한 것"이라고 했다.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주장한 내용이 사실인지, <선택할 자유>에 그런 내용이 있는지 뉴스톱이 확인했다.

 

◈논란의 발언 전문

윤 전 총장은 지난달 19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아래 동영상 18:38부터)에서 '부정 식품' 발언을 했다. 당시엔 120시간 노동 발언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다. 게다가 지면 기사에선 해당 발언이 소개되지 않았고 기사에 함께 편집된 인터뷰 동영상에만 포함돼 있어 주목도가 낮았다.

뉴스톱은 논란의 '부정식품' 발언이 포함된 인터뷰 질문과 응답을 풀텍스트 형식으로 게재한다. 윤 전 총장의 진의가 무엇인지는 독자들이 판단하기 바란다. 

 

질문: ‘선택할 자유’ 저서를 통해 배운 자유 경쟁 시장의 철학이 지금 시대에도 맞는 것 같은지?

답변: 대학 다닐 때 종속이론 개발도상국 구조적 문제는 소위 제국주의 때문에 물론 군사적 제국주의는 많이 없어졌지만, 경제적 제국주의 때문에 생긴 문제다 그래서 대한민국이면 대한민국, 남미면 남미의 이런 문제를 외생적인 문제로 보는 경향이 많았잖습니까

그때 우리가 학교 다닐 때 그런데 좀 학교 나가면 친구들하고 뭐 서클하면서 보는 책들이 대부분 그런 거고. 또 그거 아니면 이제 대학에서 우리가 정식으로 배우는 거는 전부 케인즈 이론이나. 케인즈 이론도 결국은 국가주의죠. 국가가 거기에 많이 개입을 하고 세금도 많이 걷고

담세율이 뭐 미국도 1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한 1프로 밖에 안 되던 담세율이 2차 대전 끝나고는 한 40프로까지 올라갔고 미국에서 담세율이 30% 넘어가면 이건 사회주의라고 얘기할 정돈데. 아마 소련하고 또 전쟁도 하면서 또 전쟁에 투입된 사람들에 대해서 뭔가 케어를 해줘야 되고 또 전쟁 후에는 공산체제와 체제 경쟁을 해야되기 때문에 아이젠하워 시절에도 공화당이지만 담세율이 굉장히 올라갔다 이거에요. 다 케인즈 이론이 지배를 하던건데.

저희 부친이 그 밀턴 프리드만의 책을 권한 것은 소위 종속이론 개념. 그리고 케인지언 근데 원래 그 경제 시장경제 이론을 가장 기본적인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너무 한쪽으로 편중되지 말라고 그 책을 권해주신 거고 근데 제가 거기에 굉장히 감명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제 기억에는 2006년 중수부 연구관 할 때까지 검사 되고나서 그 책을 계속 갖고 다녔어요. 왜 그랬냐면 상부에서 뭐 이런 것 단속해라 저런 거 단속해라는 단속지시가 대검 각 부서를 통해가지고 일선청으로 막 내려오는데 프리드만의 책을 보면 거기 다 나와요. 이런 것 단속하면 안 된다. 왜냐면 단속이라는 것은 퀄러티를 여기를 기준으로 딱 잘라줘가지고 이거보다 떨어지는 것은 전부 형사적으로 전부 단속을 하라는 건데

프리드만은 아니 그거보다 더 아래도 완전히 정말 먹으면은 사람이 정말 막 병 걸리고 죽는 것이면 몰라도, 이걸 부정식품이라고 하면, 없는 사람들은 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선택해 줘야 한다는 거야, 이거 먹는다고 뭐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이렇게 올려놓으면 예를 들면 햄버거 50전짜리도 먹을 수 있어야 되는데 50전짜리를 팔면서 뭐 위생이라든가 이런 퀄러티는 5불짜리로 맞춰 놓으면 그거는 소비자한테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거다.

미국의 FDA의 의약 규제 같은 것도 너무 과도하다. 당장 암에 걸려서 죽을 사람은 신약이 나오면 3상 실험하기 전에도 내가 먼저 쓰겠다고 하면 쓸 수 있게 해줘야 되는데 그걸 왜 막냐 도대체. 그래서 제가 이제 다시 다시 읽어보고 요약해서 위에다가 이 단속은 별로 가벌성이 높지도 않고안 하는 게 맞습니다. 소위 공권력의 발동을 (기자: 제동을 거는…) 하는데 많이 써먹었습니다.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은 소련과 싸웠다? - 사실 아님

윤 전 총장은 인터뷰를 도중 세계 대전 전후 미국의 담세율 이야기를 꺼낸다. 그는 "아마 소련하고 또 전쟁도 하면서 또 전쟁에 투입된 사람들에 대해서 뭔가 케어를 해줘야 되고 또 전쟁 후에는 공산체제와 체제 경쟁을 해야되기 때문에 아이젠하워 시절에도 공화당이지만 담세율이 굉장히 올라갔다 이거에요"라고 말한다.

초등학교 수준의 세계사 상식이지만 1차 대전과 2차 대전 모두 미국은 소련과 싸우지 않았다. 미국은 1차 대전에서 전쟁 초기 중립국을 선언하다가 1917년 4월에야 참전했고, 소련 정권은 제정 러시아가 혁명에 의해 붕괴된 뒤 1917년 11월에야 성립했다. 2차 세계대전은 추축국(독일, 이탈리아, 일본)과 연합국(영국, 프랑스, 미국, 소련, 중국) 간의 전쟁이다. 2차 세계대전에서도 미국과 소련은 교전하지 않았다.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은 콜드워, 즉 냉전에 돌입했다. 냉전도 전쟁이라면 전쟁이지만 최소한 2차세계 대전까지 미국과 소련은 싸우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이 몰랐다고 보기엔 너무 초보적이다. 말 실수이거나 전하려고 하는 말이 굉장히 생략된 것으로 추정된다. 

선택할 자유, 밀턴 프리드먼
선택할 자유, 밀턴 프리드먼

 

◈프리드먼 책에 단속하면 안 된다고 나온다? - 사실 아님

'부정 식품' 발언이 나오게 된 인터뷰 질문은 "<선택할 자유> 저서를 통해 배운 자유경쟁시장의 철학이 지금 시대에도 맞는 것 같은지?"였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부친이 추천한 책이라며 <선택할 자유>에 대한 일화를 소개한다. 검사 재직 시절 이 책을 항상 지니고 다니면서 가벌성이 높지 않은 단속 지시가 내려오면 책 내용을 요약해 공권력의 발동을 제어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이 언급한 "프리드만의 책을 보면 거기 다 나와요. 이런 것 단속하면 안 된다"는 언급은 사실과 다르다. 뉴스톱이 <선택할 자유>의 국문본과 영문본 모두를 확인한 결과 부정식품 단속과 관련된 언급은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그런 취지의 발언을 다른 곳에서 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이 책에는 '부정식품'의 직접적 언급은 없다.

다만 프리드먼은 정부와 납세, 규제에 대해 극단적인 거부감을 드러낸다. 프리드먼은 "당분간은 자동차의 좌석 벨트를 맬 것인가 아닌가를 선택할 자유는 있을지라도 의자에 벨트가 없는 자동차를 살 수 있는 자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할 만큼 규제에 대해 알러지 반응을 나타낸다.

 

◈폴 크루그먼의 공박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2007년 5월 21일 뉴욕타임스에 '먹는 것의 공포(Fear of Eating)' 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당시 미국에선 식품 오염 사건이 빈발해 식재료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식품의약품 규제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시기였다. 크루그먼은 "먹는 것에 대한 새로운 두려움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중략) 나는 밀턴 프리드먼을 비판한다"고 적었다.

앞서 밀턴 프리드먼은 수 차례 기고와 인터뷰, 저서를 통해 미국식품의약국(FDA) 무용론을 제기했다. 크루그먼은 "이것이 FDA의 식품 및 의약품 측면 모두의 폐지를 요구한 밀턴 프리드먼을 비난하는 이유"라며 "위험하거나 비효과적인 약물로부터 대중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크루그먼은 프리드먼이 1999년 인터뷰에서 "이런 나쁜 것(FDA 규제)을 갖지 않는 것이 제약회사의 이익입니다"라고 주장한 것을 문제 삼았다. 

칼럼 마지막에서 크루그먼은 "OK, 나는 프리드먼이 오염된 상추와 독소를 지닌 땅콩버터를 직접 만들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장 정부의 규제가 필요한 심각한 상황마저 인정하지 않는 '대장균 보수집단'을 합법화함으로써 우리의 식품 안전을 저해했다"라고 강조했다.

2007년 5월 21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미국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의 칼럼 'Fear of Eating'
2007년 5월 21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미국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의 칼럼 'Fear of Eating'

 

◈ '부정식품 발언' 윤석열이 아니라 프리드먼이 책임져야 한다?

3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이영 국민의힘 의원은 "부정식품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검찰 재직 시절에 위에서 상부에서 단속과 관련한 지시가 내려왔을 때, 과도한 단속을 피해가기 위한 어떤 지략의 차원이었다"며 "윤기준 연세대 명예교수께서 주신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라는 책 속에 '미국에서 행정적으로 단속하는 부정식품을 정하는 기준을 너무 과도하게 정해놓으면 저소득층의 선택기준을 제한한다'라는 인용구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지금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켰는데, 손가락이 다섯 개인데 그중 멀쩡한 손가락 네 개 빼고 굉장히 예쁘지 않은 손가락으로 가리킨 건 맞다"라며 "왜냐하면 지금 검증에 있어서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대선 예비주자고 또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드는 예시 하나하나, 또 오해를 살 수 있는 문구 하나하나를 굉장히 신중했어야 한다"라고 윤 후보자의 발언이 문제적이라는 데는 동의했다.

그러나 "적절하지는 않았지만, 예시를 든 내용 안에 있는 것을, 윤 전 총장의 어떤 철학이나 기준점으로 가져가는 것은 이건 정치권에서 페어플레이 같지는 않다"라며 "그렇다면 밀턴 프리드먼이 책임져야 될 부분이다. 전 그렇게 정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톱이 확인한 결과 이 의원이 말한 '미국에서 행정적으로 단속하는 부정식품을 정하는 기준을 너무 과도하게 정해놓으면 저소득층의 선택기준을 제한한다'는 내용은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 책에는 들어있지 않다. 결론을 내려놓고 끼워 맞춘 '답정너식 옹호'인 것이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으로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꼽았다. 규제를 싫어하고 자유주의를 신봉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이번 '부정 식품' 논란에선 윤 전 총장은 '부정확한 인용'의 우를 범했다.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고 검사 시절 수 년 동안 끼고 다녔던 책이라면서도 책에 나와있지도 않은 내용을 인용한 것처럼 말했다.

오랜 세월 검사로, 검찰 간부로 재직하면서 정확히 말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정확하지 않은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자기가 한 말의 진의를 해명해야 할 일을 자꾸 만드는 것은 유권자들의 신뢰를 잃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아두기 바란다.

뉴스톱은 윤 전 총장 발언 중 '프리드먼의 책에 나오는 내용' 이라면서 인용한 부분을 '사실 아님'으로 판정한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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