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만기 "내년 중반이후 국내 백신 수억회 물량 나온다"

  • 기자명 이나라 기자
  • 기사승인 2021.08.3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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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변이 이후 주요 선진국들은 추가접종, 일명 부스터샷 계획을 속속 밝히고 있다. 선진국들이 백신 물량 확보 전쟁에 나서면서 코로나19가 지속되는 한 백신 부족 현상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기업의 백신 생산이 절실한 이유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최근 코로나19 백신 3상에 들어갔다. 이 백신은 언제 나오고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세계 최고 백신 전문가 중 한명인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을 만났다. 송만기 사무차장은 "내년 중반쯤에 국내산 코로나 백신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며 "수억회에서 수십억회분까지 물량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오른쪽)이 김준일 뉴스톱 대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오른쪽)이 김준일 뉴스톱 대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준일(뉴스톱 대표):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차장님은 대한민국 최고 백신 전문가이자 세계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시는 분이시다. 단도직입적으로 백신과 관련해서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언제쯤 맞을 수 있을까.

송만기(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 임상 3상이 변수가 상당히 많다. 이러한 변수까지 고려해 약간의 지연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년 중반 즈음에는 최소 하나 이상의 백신이 승인되지 않을까 싶다.

 

김준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 백신이 3상 승인이 떨어졌다. 5~6개국을 대상으로 ‘비교 임상’ 방식을 사용했는데, 통상 3만 명 정도 대상으로 하는 기존 임상 방식보다 시간이 단축된다는 점 때문인가?

송만기: 시간 단축의 이유도 있지만, 이미 같은 방식의 백신 효능이 실제 증명이 된 상태에서 기존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하는 건 비윤리적인 측면도 있고,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백신 효과를 증명할 객관적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는 소위 ‘가짜 백신’이라고 하는 ‘플라세보 백신’과 진짜 백신을 맞게 해, 얼마나 감염예방 효과나 중증 예방 효과가 있는지를 보는 방식을 사용한다. 반면, 기존에 성능이 검증된 백신이 있으면 그것과 면역반응 등을 비교해 면역반응이 열등하지 않거나, 더 좋을 때 승인을 해주는 게 ‘비교 임상’ 방식이다.

‘비교 임상’ 방식은 원래도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하나라도 승인된 백신이 있을 경우 그 백신과 비교해 효능을 증명할 수 있어서, 많은 백신이 비교 임상으로 개발되고 있다.

김준일: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말고 어떤 종류의 국내 백신들이 개발되고 있는가.

송만기: 현재 5개가 진행 중이다.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 2개 사가 DNA 형태로 개발 중이다. 특히 제넥신은 인도네시아에서 2, 3상이 진행 중이다. 이 경우는 ‘비교 임상’이 아닌 실제 확진자 나오는 걸로 감염예방 효과 보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임상 진행 중이다.

그리고 ‘셀리드’가 개발 중인 백신이 아데노 바이러스 백터 방식인데,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얀센처럼 한 번 맞는 방식이다. 이 외에도 2개 더 있는데 ‘유바이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재조합 단백질 방식이다. 사실 단백질을 그대로 솔루블(soluble·용해성이 있는)한 상태로 하면, 면역반응이 낮다. 그런데 (재조합 단백질 방식인) 노바백스는 중화항체를 상당히 잘 유도하는데, 두 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는 좋은 면역증강제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파티클’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여러 가지 단백질 집합체다. 그런데 단백질 하나로 있는 경우보다는, 뭉쳐 있을 때, 즉 ‘파티클’로 될 때 우리 몸에서 면역반응을 훨씬 더 잘 유도한다. 그렇게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김준일: 백신도 단백질을 뭉쳐서 만들었다고 이해하면 되나?

송만기: 그렇다. 바이러스랑 비슷하게 만들거나, ‘나노 파티클’이라고 해서 바이러스보다 더 작게 만드는 것이 기술력이다. 노바백스는 그게 상당히 잘 돼서 임상 3상에서 결과가 좋았던 것이다.

 

김준일: 그런데 왜 노바백스는 승인이 안 나고 있나?

송만기: 아무래도 노바백스가 벤처기업이라 대량생산을 해본 적이 없다. 백신의 효능이나 안전성 때문이라기보다는, 생산 관련한 이유일 것이다.

 

김준일: 내년에는 국산 백신이 나온다는 걸 전제로 하면, 국산 백신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종식까진 아니더라도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인가?

송만기: 예상이 확실해지고 있지만, 코로나는 그치지 않고 지속될 것이다. 국산 백신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변종이 나왔을 때 새로운 백신을 맞춰야 하는데, 계속 수입을 할 수는 없으니 우리나라 백신으로 접종을 해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했고, 내년에 백신을 다시 접종해야 하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개발 백신은 당장은 바이러스는 물론, 앞으로 나오게 될 변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방식으로 가야 한다.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차장이 뉴스톱과 인터뷰 하고 있다.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차장이 뉴스톱과 인터뷰 하고 있다.

 

 

김준일: 현재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으로 계신다. 그런데 국제기구인데 서울대학교 안에 있다. 왜인가.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는 UN에서 만든 기구다. 감염병 중에 저소득 국가에서만 상황이 심각해서 선진국이 백신을 개발하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 질병이 심각한데도, 구매력 없는 저소득 국가라 돈이 안 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래서 UN에서 국제기구를 만들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목적으로 ‘국제백신연구소’를 만들게 된 것이다.

유치국가를 모집했는데, 최종적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태국이 후보에 올라 우리나라가 최종 선정됐다. 우리나라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했었다. 건물을 지어주고, 운영비 30%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그래서 1997년에 한국에 설립이 됐고, 지어지는 순간 UN으로부터 독립했다. 그래서 UN에서 만들었지만, 현재는 UN 기구는 아니다. 하지만 비엔나 협정에 공식 등록된 공인된 기구다. 현재 23개국 외국인 직원들을 포함해 약 190명 정도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일종의 치외법권 지역이기도 하다. 

 

김준일: ‘국제백신연구소’가 주로 하는 일이 무엇인가.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가 개발해서 지금 전 세계 90%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백신이 있다. 콜레라 백신이 그것이다. 기존에도 선진국 여행자 백신으로 콜레라 백신이 있긴 했다. 2번 먹어야 하는 백신인데, 한 번 먹을 때마다 20달러 정도 하는 상당히 비싼 백신이었다. 그 백신을 만드신 분의 자문을 통해 거의 비슷한 형태로 우리가 콜레라 백신을 개발했다.

연구개발비는 대부분 한국 정부와 게이츠 재단에서 지원을 해줬다. 개발한 이후 국내에 있는 ‘유바이오로직스’라는 회사에 기술 이전을 했다. 지금 공급되고 있는 가격은 1회에 1.3달러 정도다.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 가능해진 것이다.

‘비교 임상’을 진행한 결과, 효능과 안전성은 다 같았다. 그럼에도 이렇게 싼 가격이 될 수 있었던 건, 개발비용을 거의 다 지원받았고, 우리가 기술 이전에 대한 로열티를 거의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을 하는 곳이다.

김준일: 그렇다면 연구소에서 백신을 만들기도 하고, 자문도 하는가?

송만기: 그렇다. 국내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 해외국가에도 자문하고 있다. 임상 분석과 믹스앤매치(교차접종 효과분석)도 수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 중인 대부분 백신의 중화항체 분석을 우리가 하고 있다. 효능이 좋은지, 항체 형성이 충분히 되는지 등을 확인한다.

김준일: 국내 기업이어서 팔이 안으로 굽거나 그런 건 아닌가. 

송만기: 전혀 아니다. 분석할 때는 다 블라인드로 하기 때문에 실험 진행하는 사람은 어느 게 백신이고 어느 게 컨트롤인지 모른다. 

 

김준일: 코로나19 이전에는 사람들이 뭐 하는 곳인지 잘 몰랐을 것 같다.

송만기: 맞다. 백신 연구한다고 하면 안철수연구소 같은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연구하는 줄 아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최근에는 많이들 알아주신다.

 

김준일: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는 굉장히 비극이지만, 어떻게 보면 백신과 백신 연구소에 대한 인지도를 많이 올리게 된 계기는 된 것 같다.

송만기: 사실이다. 그런데 이전에도 게이츠 재단에서 우리를 평가할 때 기술 이전을 가장 많이 한 기관으로 평가하는 등 활약은 있었다. 원래는 백신 관련 기술이 굉장히 고가라 대부분 기술 이전은 거의 하지 않고, 대신 돈을 받고 라이선스를 주는 식으로 진행한다. 무료로 기술 이전을 해주는 곳은 거의 없다. 

‘국제백신연구소’는 콜레라 백신을 인도 기업, 방글라데시 기업, 우리나라 기업 등에 기술 이전 했고, 최근엔 장티푸스 백신도 SK바이오사이언스에 기술 이전을 한 바 있다. 게이츠 재단에서 임상 비용을 지원받아 임상 3상까지 잘 끝났다. 식약처 승인은 코로나 때문에 지연된 상태다.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오른쪽)이 김준일 뉴스톱 대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오른쪽)이 김준일 뉴스톱 대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준일: 언론에 가끔 나오는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세피(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라는 단어다. ‘세피의 지원을 받았다’고 많이 하던데, ‘세피’는 무엇인가?

송만기: 빌 게이츠를 비롯해 전 세계 많은 백신 전문가들이 2015년에 WHO에서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될 10개의 바이러스’를 담은 블루프린트 리스트를 발표하며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도 당시에는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포함돼 있었다. 

이 때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미지의 바이러스에 대응을 해야 한다고 계속 경고를 해왔다. 전염병이 등장할 때마다 계속 끌려다니거나, 심각해지고 나서야 백신을 만드는 식이 아니라, 사전에 백신을 만들어서 임상 2상까지 해놓고, 특정 전염병이 발생하면 이후 3상을 진행하는 체계를 만들자는 내용이었다.

이를 위해 2017년 G20에서 ‘세피’ 설립에 대한 동의가 있었고 1조 원 정도의 펀드로 구성이 됐다. 한국도 ‘세피’에 가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나도 세피에서 과제를 수행하였다

 

김준일: 한국은 ‘세피’에 언제 들어갔는가. 한국이 국제 사회에 기여하는 측면에선 인색하지 않았나.

송만기: 한국은 작년 초에 들어갔다. 코로나19가 터지고 나서 부랴부랴 들어간 셈이다. 그때 당시에는 100억 규모로 들어갔는데 세피의 역할을 볼 때 지금은 더 늘려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른 국가들은 대부분 1000억 이상씩 기여를 하고 들어간다.

최근 들어 관련 비용과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은 부족한 상황인 건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국방비 규모가 상당히 커서, 이런 지원에 있어서 부담된다고 하더라. 그럼에도 ODA 자금을 점점 늘려나가고 있다. 

 

김준일: 그런데 ‘세피’에서 웨이브2, 즉 차세대 코로나 백신을 지원하고 있는데,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이 들어가 있다.

송만기: 지금까지 ‘세피’가 지원한 백신 중 성공적이었던 게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이다. 물론 실패하거나 중단한 것도 있지만 타율이 높다. 웨이브2, 다시 말해 세컨드 제너레이션 백신을 위해 ‘세피’가 지원을 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중국의 제약사 ‘클로버제약’의 재조합단백질 백신이 하나 있고,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이다.

 

김준일: ‘세피’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건 가장 유망하고 효능도 좋다고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인가.

송만기: 그렇다. ‘세피’는 결과가 안 좋으면 언제든지 지원을 멈출 수 있다. ‘세피’의 지원을 계속 받는다는 건 상당히 유망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김준일: 코로나 백신은 mRNA, 바이러스 백터, 단백질 재조업, 사백신 등 4가지 제조 방법이 있다. 이 중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사용한 단백질 재조합 방식이 궁금하다. 이 방식이 부작용이 적다고 알고 있는데, 장단점이 있다면? 

송만기: 사백신도 단백질 백신의 일종이기 때문에 사실상 대부분의 백신이 단백질 백신이라고 볼 수 있다. 단백질 방식은 부작용 많이 검증된 건 사실이다. 다만 부작용 자체가 적은지 많은지는 백신을 만들어서 접종까지 해봐야 알 수 있다. 사람들이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가 상당히 심한데, 기존에 우리가 맞아온 거의 모든 백신이 단백질 백신이기 때문에 거부감이나 공포가 덜한 것은 사실이다. 

 

김준일: 사실 mRNA 백신이 처음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믿어? 한 번도 맞아본 적 없는데’라는 반응이었다. 물론 지금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됐지만, 우리 정부도 안전성을 강조하다 보니까 도입 시기가 늦춰진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노바백스나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은 전통적인 단백질 재조합 방식이기 때문에, 안정성에서도 상당히 신뢰가 있고 효과도 나쁘지 않다고 보면 되는건가.

송만기: 그렇다. 중화항체를 보면 효과도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다. 

 

김준일: 중화항체 형성률이 모더나, 화이자 백신이 가장 높은 걸로 알려져 있는데, SK 바이오 백신은 어느 정도인가?

송만기: 예측은 어렵다. 직접적인 비교가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더나나 화이자와 비슷하게 상당히 우수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김준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만든 백신이 상용화에 성공하면 생산능력은 어느 정도나 되는가. 국내용으로만 생산하는 게 아니라, ‘세피’의 지원도 받은 만큼 글로벌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은가.

송만기: 전통적인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경우 생산기술이 상당히 좋다. 따라서 생산 문제는 많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억에서 수십억 회분까지 생산 가능하다. 만약 그렇게 되면 방역 상황은 상당히 좋아질 것이다.

 

김준일: 그러면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사야 하는 게 아닌가. (웃음)

송만기: 같이 일하는 기업의 주식은 건들지 않는다.(웃음)

 

김준일: 농담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계적으로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송만기: 그렇다. SK바이오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생산도 하고 있다. 생산능력뿐만 아니라 퀄리티 컨트롤도 굉장히 잘 하고 있다.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이 뉴스톱과 인터뷰 하고 있다.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이 뉴스톱과 인터뷰 하고 있다.

 

김준일: ‘국제백신연구소’에 들어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송만기: 석사 때 생명공학과에서 백신을 공부했다. 지도교수님이 뭘 하고 싶냐고 물어보셔서, 개발이 필요한데 돈이 안 돼서 개발이 안 되는 백신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교수님이 좀 더 야망 있고 도전적인 일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시더라.

그런데 박사 때 똑같은 질문을 하시길래 똑같이 대답했더니, 그때는 IVI(국제백신연구소)로 가라고 하시며 추천서를 써주셨다. 이후 백신 일만 30년 정도 하고 있다. 

 

김준일: 후회하지는 않으셨나. 

송만기: 상당히 고된 일이라 솔직히 가끔 후회하기도 했다.

 

김준일: 학교 때 ‘교차 접종’으로 논문을 쓰셨다고 들었다.

송만기: 맞다. 박사 때 논문이 DNA 백신을 접종하고, 이후 단백질 백신을 접종하는 교차 접종 관련 연구였다. 원래 DNA 방식 백신은 단백질 방식 백신에 비해 항체반응 유도율이 높지 않다. 대신에 단백질 방식에 비해 ‘세포성 면역 반응’을 아주 강하게 유도한다
DNA 백신을 접종한 이후 단백질 백신을 접종하면 그 어떤 조합보다도 아주 강한 세포성 면역 반응이 일어나고 항체반응을 잘 유도하더라. 1+1이 2가 아니고 1+1이 10이 되는 셈이다.

 

김준일: 쉽게 얘기하면, 아스트라제네카를 먼저 맞고 화이자를 뒤에 맞으면 좋다고 이해하면 되는 것인가? 아스트라제네카가 티셀 반응을 잘 유도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송만기: 그렇다. 단, 중화항체는 좀 낮다. 그런데 1차로 AZ 접종 후 2차로 화이자가 들어오면 화이자 2번 정도의 중화항체가 나온다. 또한 T세포반응도 화이자 2번 맞은 것과 비교해 2배 정도로 잘 유도가 된다.

 

김준일: 현재 백신 수급도 굉장히 들쑥날쑥한 상황인데, 교차 접종을 확대해서 유연하게 대응하고 면역도 증강시키는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송만기: 맞다. 그래서 원래는 50세 이상만 접종 가능했던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연령을 30대로 낮춰서 교차 접종 선택권을 줬다. 그래서 이들이 2차를 화이자로 교차 접종 하게 된다면 상당한 이익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영향인지 최근 잔여 백신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맞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김준일: 코로나19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송만기: 나는 작년부터 이러한 질문에 “예측을 하지 말자”라고 답했다. 최악의 시나리오, 최상의 시나리오를 각각 만들어서 그 시나리오에 맞는 전략과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김준일: 최악의 시나리오는 코로나가 영원히 계속되는 것인가?

송만기: 지속되더라도 지금처럼 심한 상황은 아닐 것이다. 계절화 되거나 사망률이나 중증화율이 우리가 알고 있는 인플루엔자처럼 낮아질 수 있다. 이렇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김준일: 코로나19가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감염병이 나올 것이라고 보는가?

송만기: 당연히 나올 것이다. 인류는 전염병과 계속 같이 살아왔다. 2000년부터만 보더라도 사스, 신종플루, 에볼라, 메르스, 지카 바이러스 등 어느 정도 심각했느냐의 차이지 계속 전염병이 발생해왔다. 감염병은 코로나로 끝나는 게 아니고, 인류가 살아가면서 지속적으로 겪을 문제다. 미리 대비해놨다가 감염병 발생 시 좀 더 신속한 대응을 하는 게 경제적인 피해나 감염에 의한 사망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략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이런 필요성을 많이들 느끼면 좋겠다. 

 

김준일: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하신다면?

송만기: 얼마 전에 여주에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식당에 손님이 정말 없더라. 스스로 방역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해왔고, 우리나라가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현장을 가서 보니 눈물이 날 것 같더라. 방역은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이들에 대한 재정 지원 등의 해결방안도 있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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