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김건희 논문 주제는 ‘운세’일까, ‘아바타’일까?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1.10.0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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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컷오프를 앞두고 어제(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마지막 방송토론이 진행됐습니다. 최근 ‘위장당원’, ‘무속인’, ‘고발사주’ 등 연이은 논란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윤석열 후보에게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세가 이어진 가운데,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논문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유승민 후보는 윤 후보에게 역술인 등의 이름과 함께 관계를 캐물으며, “윤석열 후보나 부인, 장모가 역술인이나 무속인을 굉장히 자주 만나는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부인도 운세와 관련해 (논문을) 썼지 않나”라고 묻자 윤 후보는 “제 처가 쓴 논문은 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고 디지털 아바타 이야기”라고 답했습니다.

김건희 씨 논문 주제는 이틀 전인 지난 3일 홍준표 후보도 언급했습니다.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손바닥에 쓴 왕(王)’자 논란과 관련해 “점으로 박사학위 받는 것도 처음 봤고 무속인 끼고 대통령 경선 나서는 것도 처음 봤습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정치의 격을 떨어트리는 유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럼 윤석열 후보가 주장한대로 김건희씨가 쓴 논문은 운세에 관한 것이 아니라 디지털 아바타에 관한 것일까요. 김건희씨 논문으로 공개된 것은 모두 4편입니다. 2007년 국민대에 제출한 박사논문(2008년 통과)과 2007년 8월과 11월에 발표한 세 편의 학술지 논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세 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해야 합니다.

김건희씨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입니다. 세 편의 학술 논문은 <온라인 쇼핑몰 소비자들의 구매 시 e-Satisfaction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대한 연구>(2007.08), <애니타를 이용한 Wibro용 콘텐츠 개발에 관한 연구–관상·궁합 아바타를 개발을 중심으로>(2007.08),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Use satisfaction of users of online fortune contents and member Yuji by dissatisfaction and a study for withdrawal)>>(2007.11)입니다. 마지막 논문은 유지(Yuji)라는 허술한 영문 표기가 문제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쓰면 이를 재구성해 한 개 혹은 그 이상의 연구논문을 학술지에 기고합니다. 김건희씨도 '애니타'라는 디지털 운세 어플리케이션의 아바타 기능을 활용해 박사논문을 쓰고 일부 내용을 발췌해 연구논문을 투고한 것입니다. 

4개의 논문 가운데, 박사학위 논문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와 학술논문인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는 논문 제목에서 드러난 것처럼 운세와 관련한 논문이 맞습니다. 유승민 의원의 “부인도 운세와 관련해 (논문을) 썼지 않나”라는 발언은 사실입니다.

김건희씨 박사학위 논문 국문초록에는

“이 연구는 다양한 디지털 문화콘텐츠 중에서 아바타를 활용한 운세 콘텐츠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 및 그 이론적 배경을 각종 문헌적 자료를 통해 규명함과 동시에, 운세 및 관상, 궁합 관련 사례들을 분석 하였다. 그리고 그에 따른 운세 콘텐츠 개발과 우월한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하여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운세 콘텐츠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향후 개발 방향과 시장 적용 방안을 현 시점에서 적절하게 제시하여 향후 운세 콘텐츠의 다양화, 상용화,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하고자 하였다.

‘결론 및 제언’에서는

“이 연구의 주요 목적은 인터넷 관상 및 궁합 콘텐츠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인식, 신뢰도, 만족과 불만족, 구매 시 비용 희망과 구매 경로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사례를 제시하고자함에 있다.”

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김건희씨 논문 목차 중 '주역과 음양오행에 대한 이해' 부분.
김건희씨 논문 목차 중 '주역과 음양오행에 대한 이해' 부분.

 

김건희씨 박사 논문의 그림 자료 일부.
김건희씨 박사 논문의 그림 자료 일부.

 

윤석열 후보는 “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고 디지털 아바타 이야기”라고 답했는데, 이에 해당하는 논문은 연구논문인 <애니타를 이용한 Wibro용 콘텐츠 개발에 관한 연구–관상·궁합 아바타를 개발을 중심으로>입니다.

김건희씨는 이 논문 국문초록에서 

“현재 국내에서의 모바일 운세 매출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정보통신의 기반으로 이러한 서비스내용과 운영은 디지털화의 가속화로 인해 새로운 캐릭터 개발과 이를 기초로 한 온라인 비즈니스 영역이 매우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러한 시대적 시장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WiBro의 이동성, 개인 식별성 등의 특수성을 이용하여 상대방의 얼굴만 알면 그 자리에서 즉시 상대방의 아바타를 만들어봄으로써, 그 사람의 성격과 나와의 궁합을 알 수 있게 해주는 Wibro 콘텐츠 개발에 관련된 연구이다.

본 연구는 얼굴만 알아도 성격을 알 수 있고, 성격을 알면 나와의 궁합을 알 수 있는 것과 나만의 캐릭터 탄생을 통해 기존시장과 차별화 전략을 펼칠 뿐 아니라 기존 아바타 제공업체들과의 새로운 콘텐츠 제공으로 수익창출 뿐 아니라 모바일시장의 진출이 가능한 모형을 제시하기 위함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 말처럼 ‘디지털 아바타’에 대한 것이지만, 연구의 목적은 운세콘텐츠 활성화입니다. 결국 이 논문은 유승민 후보 발언에도 부합합니다.


정리하면, 유승민 후보의 “부인도 운세와 관련해 (논문을) 썼지 않나”라는 질문에 윤석열 후보가 “제 처가 쓴 논문은 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고 디지털 아바타 이야기” 답했습니다.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논문은 모두 4편인데 주제 키워드가 여러 개인 것을 감안해, 운세 관련 논문은 3편, 아바타에 대한 논문은 2편입니다. “작년에 더운 날이 있지 않았냐”라고 물었더니, “겨울에 덥지 않았다”고 답한 셈입니다. 김건희씨 논문은 디지털 아바타를 다루기도 했지만 주 내용은 운세콘텐츠 활성화이기 때문에 윤석열 후보의 발언은 대체로 거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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